'관중태풍 주의보.' 이제 이종범이 출전하는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장에는 이런 '기상특보'가 내려질 것 같다.
기아 타이거즈의 출범 첫날인 1일 전국은 온통 '이종범 열풍'에 휩싸였다. 기아-SK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인천구장에는 오전에 한때 비가 내린 뒤 오후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지만 경기가 열릴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팬들은 스탠드를 계속 채웠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우산을 받쳐든 채 "이종범, 이종범!"을 연호하며 그의 복귀를 반겼다.
이날 오전부터 각 언론사에는 3년10개월만에 국내무대에 복귀하는 이종범을 보기 위해 인천구장을 찾아 가는 길과 입장 티켓 구입 방법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고, 오후들어 비가 내리자 팬들은 경기취소 여부를 묻는 쪽으로 바뀌었다. 수도권 팬들과 달리 경기장을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지방팬들의 TV중계 문의 전화도 폭주했다.
1일 인천경기의 예매표는 7천여장. 여기에 현장판매분을 합하면 '올시즌 첫 인천구장 만원(1만2000명)'은 기정사실이었으나 팬들은 비때문에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종범은 오후 4시30분쯤 먹구름이 밀려오자 룸메이트 후배 김종국에게 "비가 오기 전에 방망이라도 한번 휘두르자"고 하는 등 일찍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배려하는 모습.
이종범은 비가 그칠 기미를 안보이자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지만 첫 경기의 부담감에서 벗어난 듯 바로 환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한편 이날 일본에서도 열성팬이 찾아오는가 하면, 3루측의 한 팬은 "이종범 파이팅! 호시노가 한국에 오면 내가 가만 안둬"라고 여러차례 외치는 등 이종범에 대한 절대인기를 실감케하는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1일 인천구장을 찾은 팬들은 '상처받은 영웅' 이종범의 자존심을 한껏 세워줬고 한국프로야구는 '메가톤급 호재'를 얻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