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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의 유래
◇ 양잿물
'빨래에 쓰는 수산화나트륨'을 가리키는 말이다.
양잿물이란 서양에서 넘어 온 잿물이란 말이다. 잿물은 콩깍지, 짚 등을 완전히 태운 뒤 그 재를 시루에 안치고 물을 부어 우려 낸 물로 '재의 물'이 줄어서 잿물이 된 것이다. 이 물이 기름기와 때를 잘 빨아 내서, 이불잇, 욧잇 따위 무명 빨래에 쓰였다. 양잿물은 수산화나트륨으로 하얀 고체로 되어 있다.
◇ 양치질
여러분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양치질`을 하시지요? 이`양치질`의 어원을 아시나요? 언뜻 보아서 한자어인 줄은 짐작하시겠지요? 그러나 혹시 `양치질`의 `양치`를 `양치`(養齒)나 `양치`(良齒)로 알고 계시지는 않은지요?(간혹 `양치질`의 `치`를 `齒`로 써 놓은 사전도 보입니다만, 이 사전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양치질`의 `양치`는 엉뚱하게도 `양지질` 즉 `양지`(버드나무 가지)에 접미사인 `질`이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라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그렇습니다. 고려 시대의 문헌(예컨대 {계림유사})에도 `양지`(楊枝)로 나타나고 그 이후의 한글 문헌에서도 `양지질`로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양지` 즉 `버드나무 가지`로 `이`를 청소하는 것이 옛날에 `이`를 청소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오늘날 `이쑤시개`를 쓰듯이, 소독이 된다고 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잘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청소하는 것을 `양지질`이라고 했던 것인데, 이에 대한 어원의식이 점차로 희박해져 가면서 이것을 `이`의 한자인 `치`에 연결시켜 서 `양치`로 해석하여 `양치질`로 변한 것입니다. 19세기에 와서 이러 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양지`는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음인 `요지`로 변했습니다. `이 쑤시개`를 일본어로 `요지`라고 하지 않던가요?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들 중 `이쑤시개`를 `요지`라고 하는 분들이 있지 않던가요? `양지질`이 비록 `이쑤시개`와 같은 의미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양 지질`과 `이쑤시개`는 원래 다른 뜻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두 단어 모두가 오늘날의 뜻과 동일한 것이지요. `양지질`에 쓰는 치약으로 는 보통 `소금`이나 `초`를 사용하여 왔습니다. 이렇게 `양지질`이 `양치질`로 변화하는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보통 `민간어원설`이라고 합니다. 즉 민간에서 어원을 마음대로 해석해서 원래의 단어를 해석하거나, 그 해석된 대로 그 단어를 고쳐 나가곤 합니다. 이렇게 민간에서 잘못 해석한 단어는 무척 많습니다. 여러 분들이 잘 아시는 `행주치마`가 그렇지요. 원래 `행주`는 `삼` 등으로 된 것으로서 물기를 잘 빨아 들이는 천을 일컫는 단어인데, 이것을 권율 장군의 `행주산성` 대첩과 연관시켜서, 부녀자들이 `치마`로 돌 을 날랐기 때문에 그 치마를 `행주치마`라고 한다는 설이 있지만, 그것은 민간에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날 부엌에서 그릇 을 닦는 데 사용하는 걸레인 `행주`는 어떻게 해석할까요? 걸레의 하나인 `행주`와 `행주치마`의 `행주`는 같은 단어입니다.
◇ 어깃장을 놓다
'어떤 일을 할 때 끼어 들어서 참견을 하거나 훼방을 놓다'는 뜻이다.
부엌이나 광의 문처럼 비교적 곱상하게 다루기 힘든 곳은 판자를 연결해서 널쪽문을 해 단다. 그 중에서도 튼튼하게 문짝에 가로 홈을 파고 띠를 끼워서 띠와 널을 못 박아 붙이는데 자칫 일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각선으로 붙이는 띠목을 어깃장이라고 한다.
어깃장을 대각선으로 붙이는 모양에 빗대어 어떤 일을 어긋나게 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 어른
`어른`, `어린이`라고 해서 `어른`을 `성인`으로 이해하고 있지요? 그런데, 본디 `어른`은 `얼운`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얼우다`의 어간 `얼우-`에 명사형 접미사가 붙은 말로 `얼우다`는 `성교하다`라는 뜻을 지닌 말입니다. 따라서 `얼운`은 `혼인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현대국어의 `어른`은 `혼인한 사람`만을 뜻하는 것입니다.
◇ 어리굴젓
'간한 굴에 고춧가루를 섞어 얼간으로 삭힌 굴젓'을 가리킨다.
충남 서산군 부석면 간월도에서 채취되는 굴은 지형적으로 간만의 차가 심해서 늘 바닷속에만 잠겨 있지 않고 하루 4~7시간은 개펄 속에 묻혀 햇볕을 받고 자란다. 이 때문에 양식한 굴은 1년이면 엄지손가락만하게 크지만 간월도 굴은 3년 정도 큰 뒤 캘 때에도 2~3cm밖에 안 되고 거무스름한 빛깔을 띤다.
굴은 햇볕을 쬐면 생장이 중단되기 때문이며, 이런 굴을 두고 보통 '강굴'이라고 한다. 이러한 간월도 강굴은 적당한 기온과 염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자란 다른 지방의 굴보다 훨씬 고소하며, 물날개(굴에 나 있는 명털)가 잔잔하고 그 수가 많아 고춧가루 등 양념 배합률을 높여주기 때문에 독특한 맛을 낸다.
어리굴젓은 이렇게 자란 굴을 이물질이나 땟국물을 빼내기 위해 깨끗한 바닷물로 씻은 뒤 7% 정도의 소금으로 희석시켜 섭씨 15~20도 정도의 발효실에 보름간 넣어둔다.
고춧가루로 주로 양념을 해서 '얼얼하다', '얼큰하다'는 맛의 표현이 어형 변화를 가져와 '어리굴젓'이 되었으며, 조선조 때 무학대사가 이태조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오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600년 이상 된 식품으로 추정된다.
*출처:<우리말 유래 사전>
◇ 어린이
'어린이'라는 말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처음 만든 말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이미 옛 문헌에 '어린이와 늙은이'라고 많이 등장합니다. 단지 '어린이'라는 잡지를 처음 만들어 널리 알렸을 뿐이지요. '어린이'는 '어린 사람' 즉, '어리석은 사람'이란 뜻이었습니다. 훈민정음에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 - -'라고 쓰이고 있지요.
*출처:홍윤표
◇ 얼
오늘날 '얼'을 '넋'이나 '정신의 줏대'라는 뜻의 명사로 쓰고 있으나, 중세국어에서는 '얼'이 단독으로 쓰인 적이 없다. '얼'은 의미상으로 중세국어의 '어리석다(愚)'라는 뜻의 '어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대국어의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이다'라는 뜻의 '얼뜨다'나 '사람됨이 좀 모자라다'라는 뜻의 북한어 '얼되다'도 현대국어의 '얼'이 중세국어의 '어리-'와 관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이 밖에도 '얼겁', '얼김에', '얼결에'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중세국어에서 '愚, 迷, 痴'의 의미를 가지던 '어리(>얼)'가 현대국어에서 '넋'이나 '정신의 줏대'란 의미로 바뀌게 된 것은 아마도 '얼빠지다'를 '넋빠지다'에 유추하여 잘못 해석한 데 연유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해석은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에 처음 보인다. 요컨대 '얼'은 단독으로 쓰이지 못하고 '얼빠지다'와 같은 한정된 문맥에 쓰이면서 '얼'의 의미를 '넋'으로 잘못 추출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본다.
◇ 얼간이
'됨됨이가 똑똑지 못하고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금에 조금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고 한다. 제대로 절이지 못하고 대충 간을 맞춘 것처럼 다소 모자란 듯하다는 뜻으로 만든 말이다.
◇ 얼버무리다
'이 말 저 말을 뒤섞어서 어름어름 분명하지 않게 하다'는 뜻이다.
'얼'은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서 '덜 된', '여러 가지가 뒤섞여'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원래 '얼버무리다'고 하면 여러 가지를 대충 섞어 버무린다는 뜻이었다가, 사람이 말을 흐리멍덩하게 한다는 뜻으로 쓰게 되었다.
◇ 여리꾼
'상점 앞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끌어 들여 물건을 사게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조선 시대에 육주비전의 상인들은 아들에게 문서를 다룰 줄 아는 정도의 글자와 상인들끼리만 통용되는 변말을 배우게 한 다음 15세 무렵에 다른 가게의 심부름꾼으로 내보냈다. 일종의 상인 수업을 받게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스무 살 남짓되어 장사에 대한 요령을 터득하고 훌륭한 상인이 될 재질이 보이면 따로 가게를 내어 독립시켰다. 그러나 나이가 들도록 독립을 하지 못하면 '열립(列立)'으로 나서야 했다.
열립은 상가 앞에 늘어서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가게로 불러 들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리꾼은 열립이 '여리'로 변하고 거기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꾼'이 덧붙은 것이다. 그리고 여리꾼이 가게 안으로 손님을 끌어 들이는 것을 '여립켜다'라고 한다.
요즘 샌드위치 맨이라고 하여 상가나 술집 앞에서 요란한 복장을 하고 앞뒤로 점포 이름을 알리는 글을 써 붙이고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들이는 사람을 볼 수가 있다. 이들이 바로 현대판 여리꾼인 것이다.
◇ 여보
'여보'의 어원은 '여기(此處)'의 '여'에 '보다(視)'의 어간 '보-'가 합해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여보세요'는 이 '여보'에 '-세요(해요체)'가 덧붙여진 말입니다.
◇ 염병할
'일이 뜻대로 안 풀려 혼자 투덜대거나 남을 심하게 나무랄 때 쓰는 욕'이다.
염병은 장티푸스와 같이 높은 열이 나는 전염병을 가리키는 말이다. 염병, 즉 장티푸스에나 걸리라는 뜻을 담은 욕설로 쓰인다. 지금은 장티푸스 같은 병이 큰 위협이 되지 못하지만 옛날에는 고치기 힘든 전염병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염병에 걸리면 서로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 전염을 막는 유일한 길이었다. 상대가 염병에 걸려서 가까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엿 먹어라
'상대방에게 모욕적으로 이르는 상스러운 말'이다.
엿은 남사당패의 은어로, 여성의 성기(性器)를 가리킨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쓰는 욕설 중에 성기와 관련된 말이 많듯이, 이 말도 남사당패의 은어를 빌려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말로 쓰이게 된 것이다.
◇ 영감
'늙은 남자'를 이르는 말이다.
옛날에는 정3품과 종2품의 벼슬아치를 영감이라고 일컬었으며, 그 이상의 벼슬아치를 대감이라고 했다.
해마다 정월에 80세 이상의 관원 및 90세 이상의 백성에게 나랏님이 은전으로 베풀어 준 벼슬인 수직이라는 것이 있다. 실제 맡은 일이 있던 직책은 아니고, 그냥 노인을 우대해서 이름만 내려 준 ㅂ ㅕ슬에 불과했다.
수직이라는 벼슬을 받은 노인들도 영감이라고 부르다가 차차 나이 든 어른을 높여서 모두 영감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지금도 군수 영감, 판사 영감 하듯이 관료사회에서는 자신들끼리 서로 높여 부르는 말로 쓰고 있기도 하다.
◇ 옛날 옛적 고리짝에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쉽게 책과 접할 수 있어서 많은 동화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연세가 좀 드신 분들은 어린 시절에 그런 동화책 대신 우리의 전래 동화나 신화 전설 민담을 할아버지 할머니께 듣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 할머니나 할어버지의 옛날 이야기는 으례 이렇게 시작되곤 하였지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 '옛날 옛적 고리짝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도 아마 `옛날 옛적 고리짝에`의 `고리짝`의 뜻을 알고 말씀하신 분은 거의 없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입에서 귀로 전래되어 와서 그냥 말씀하신 것일 뿐이지요.
`고리짝`이 `고려 적`(고려 때)이 오랜 동안 구전되어 오면서 그 뜻을 잃어버린 단어임을 아셨더라면, `옛날 옛적 고려 적에`로 말씀하셨겠지요. 옛날 이야기는 먼저, 지난 시기에 일어난 이야기임을 듣는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조선 시대에는 그 이전의 시대, 즉 `고려 시대`를 언급해야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오늘날 남아 있는 많은 고소설의 대부분이 `조선 숙종대왕 즉위 초에` 등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옛날 옛적 고려 적에`로 시작된 것인데, 이것이 오늘날 `옛날 옛적 고리짝에`로 변화된 것이지요.
◇ 오라질
미워하는 대상이나 못마땅한 일에 대해 불평하여 내뱉는 욕. '넨장칠(난장을 칠)'과 '육시랄' 등과 함께 형벌에서 온 우리 고유의 욕 중 하나다. '오라'는 옛날 죄인들을 묶던 붉은 줄을 말하고, '질'은 '지다(負)'의 관형형이므로 '오라질'은 '오라로 묶일','오라에 묶여 잡혀갈'이란 뜻이다. '우라질'로 쓰기도 한다.
◇ 오랑캐
원래는 두만강 이북에 살던 여진족 가운데 한 부족인 '올량합(兀良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이 점차 어의가 확대되어 여진족 전체를 얕잡아 부르는 말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야만스런 종족' 또는 '침략자'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말로 정착되었다. '되놈'은 이들에게 하는 욕설이다. '오랑캐'란 말은 올량합의 시조가 개와 사람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다음과 같은 설화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재상이 얇은 껍질로 된 북을 만들고 그 북을 찢지 않고 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 딸을 주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성공하는 이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북소리가 나서 가 보았더니 개가 꼬리로 북을 치고 있었다. 재상은 하는 수 없이 약속대로 딸을 개에게 주었다. 그런데 이 개는 밤마다 딸을 할퀴고 물어 뜯었다. 참지 못한 딸은 개의 네 발과 입에 주머니를 씌우고 살다 후손을 퍼뜨린 것이 올량합이고, '오랑캐'란 다섯 개의 주머니란 뜻의 '오낭(五囊)을 낀 개'가 변해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 오지그릇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잿물을 입히어 다시 구운 질그릇'이다.
오지그릇은 원래 '오+질그릇'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오질그릇'에서 'ㄹ'이 탈락된 말이다. 여기서 '오'는 '까마귀(烏)'를 나타낸다. 즉 진흙으로 빚어서 구어낸 질그릇의 빛깔이 마치 까마귀처럼 검붉은 윤이 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한자로 '오자기'라고도 한다.
*출처:<우리말 유래 사전>
◇ 옴니암니
'이래저래 드는 비용, 사소한 것까지 캐거나 따지고 드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옴니는 어금니가 변해서 된 말이고, 암니는 앞니가 변해서 된 말이다. 그리고 옴니의 '옴'은 어미를 뜻하는 '엄'이 변한 말이다. 이(齒)는 다 같은 이인데 구태여 어금니니 앞니니 하며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뜻으로 만든 말이다.
처음에는 미주알고주알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이것저것 캐고 드는 모양을 일컫던 것이 지금은 어떤 일을 할 때 이래저래 드는 비용까지도 뜻하게 되었다.
◇ 외동딸
'하나밖에 없는 딸을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윷놀이에서 한 동만으로 가는 말을 외동무니라고 하며, 줄여서 그냥 외동이라고도 한다. 외동무니처럼 하나만 있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며, 같은 이치로 외동아들이라는 표현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