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여성에게 내려준 약초 ‘당귀(當歸)’
[강신근 교수의 약초이야기]
당귀(當歸)는 ‘당연히 돌아온다’는 뜻
9,10월 열매 어린순은 나물로먹기도
전체 먹을경우 혈액순환 활발하게해
상기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남편이 돌아오지 않아 재가한 아내
당귀(當歸)는 ‘당연히 돌아온다’는 뜻을 가진 약초다.
당귀라는 명칭에 관련해 순박한 전설이 있다.
옛날 중국 땅에 한왕복이라는 착하고 근면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매일 산에 가 약재를 캐어 팔아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날 한왕복은 그들 집과 수 백리나 떨어진 곳에 높은 산이 있었는데
그 산에 신기한 약재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그 산은 너무 높고 길이 험하며
맹수나 독사가 우글거려 많은 사람들이 약초는 욕심나지만 위험해서 갈 엄두를 못 내고,
실제 약초 캐러 갔던 사람은 돌아온 적이 없었다.
왕복은 약초 캐러 간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자기는 체력도 좋고 힘도 있어 무서운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말해 의견을 들으려 하니 모친은 깜짝 놀라며 아들을 극구 말렸다.
그래도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아들에게 ‘그럼 결혼을 한 후에 가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왕복이 결혼을 하면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왕복은 어머니 뜻대로 날을 잡아 결혼을 했지만 어머니 생각과는 정반대로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은 결혼 후 더 굳어져갔다. 이 사실을 아내에게 말하고 허락을 받으려
했지만 아내는 허락해 주지 않았다.
결국 눈물로 애원하는 아내에게 왕복은 “내가 가서 3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시오”라고 말한 뒤 홀연히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어머니와 아내는 밤낮으로 왕복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눈 깜짝할 사이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다. 그러나 왕복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왕복이 죽은 것이 분명하다 여기고 아들 뜻대로 며느리를 다른 집에 시집 보냈다.
며느리가 시집간 지 보름쯤 되었을까.
오매불망 기다려온 아들 왕복이 귀한 약재를 가득 메고 돌아왔다.
돌아와 전후 사정을 들은 왕복은 아내가 시집간 사실을 알고 통곡을 하며 후회했다.
수소문하여 만난 아내에게 자기가 가져온 약재를 가리키며
“원래 나는 약재를 팔아 당신에게 비단 옷과 패물을 사주려고 했는데
당신이 시집을 갔으니 이 약재를 당신에게 드리겠소.” 이 말을 하고 왕복과 아내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 부인은 남편이 떠난 뒤 속상하고 우울하여
월경도 정상적이지 않았으며 뼈만 앙상한 상태였다.
그녀는 왕복이 가져다 준 약재를 날로 먹어 중독이 되었다.
그래서 정말 죽을 마음으로 많이도 먹었다. 그런데 약을 먹자 끊겼던 생리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날이 갈수록 몸이 좋아져 옛날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에 당귀라는 이름은 아래 시구에서 유래되었다.
‘장부당귀이불래귀(丈夫當歸而不歸) 폐득노파개가인(閉得老婆改家人)’
‘돌아오겠다던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시어머니 등쌀에 재가를 하였다’는 뜻이다.
하얀 꽃을 피우는 일당귀는 왜당귀라고도 부른다. 왜당귀의 입과 줄기는 전국 시장과
마트에서 쌈 채소로 유통되고 있다. 사진=강신근제공
무독에 맵고 달고 쓴 당귀
또 다른 이야기로는 중국의 옛 풍습에 부인들이 싸움터에 나가는 남편 품속에
당귀를 넣어 준 것에서 유래하는데, 전쟁터에서 기력이 다 했을 때 당귀를 먹으면
다시 기운이 회복돼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설에는 이 약을 먹으면 기혈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당귀의 꽃말에는 다시 만남, 굳은 의지, 기약, 모정 등 여러 뜻이 있다.
당귀는 미나리과에 속한 다년생 식물인 승검초의 뿌리다.
이 식물은 2∼3년생 초본으로 1∼2m정도 곧게 자라며,
전체가 자줏빛이 나고 뿌리는 굵고 향기가 강하다. 8∼9월에 줄기에 꽃을 피우고
9∼10월에 열매가 열리는데,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맵고 달고 또한 쓰다.
그리고 약 처방(사물탕, 팔물탕, 십전대보탕, 소요산, 억간산 등)에 많이 쓰이는
약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귀에는 참당귀와 일당귀 두 가지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참당귀는 경상남북도, 강원도, 경기 지역 산속 습한
계곡에서 자생하는 2∼3년생 초본으로, 줄기 전체에 자줏빛이 돌고 뿌리는 굵으면서
강한 향기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당귀는 많은 곳에서 재배하고 있는데
하얀 꽃을 피우며 잎사귀와 줄기가 전국의 시장과 마트에서 쌈 채소로 유통되고 있다.
부인병에 좋은 당귀
당귀 뿌리에는 데쿠신, 데쿠시놀, 노다케인 등
콤마린 유도체와 정유 성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 정유 성분이 여성의 자궁기능 조절작용과 진정작용, 진통작용, 항균작용, 설사작용 등
비타민 E 결핍 치료 작용을 하고, 빈혈 등에도 효과가 있다.
이처럼 많은 작용을 하는 당귀는 ‘하늘이 여성에게 내린 약재’라 할 수 있다.
특히 혈액 순환이 되지 않는 여성에게 좋은데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수족냉증에
당귀를 차로 만들어 꾸준히 마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피를 맑게 해줘 혈액순환을 도우면 자궁이 튼튼하게 될 것이다.
당귀는 생리주기에 작용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건망증, 불면증, 정신불안 증상을 완화 시킨다.
또 당귀를 사용할 때 부위를 구별해 사용하는 데 윗부분인 머리는 피를 보하고,
몸통 부분은 피를 조절하며 꼬리 즉, 실뿌리는 어혈을 제거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당귀를 전체로 쓸 경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방에서 당귀는 잔뿌리와 몸통을 분류하지 않고 함께 사용하고 있다.
뿌리를 가공한 참당귀. 당귀는 장과 위가 약한 사람이나 소화기 계통이 약한 사람들이
양을 적게 해 먹는 것이 좋다. 사진=강신근제공
당귀는 대상포진에도 도움 돼
중국의 ‘중약대사전’에는 대상포진에 당귀 가루를 1회 0.5g이나
1g을 4∼6시간에 한 번씩 복용하라고 나와 있다.
대개 복용 후 3일 안에 부분적으로 시들어 마르고 포진이 생기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다.
당귀는 장과 위가 약한 사람들, 소화기 계통이 약한 이들이 양을 적게 해 먹는 것이 좋다.
단, 출산을 앞둔 임산부는 자궁 수축력이 강하므로 절대 피하는 게 좋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과하게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강 신 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강사
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자격반 강사
한국치매예방협회 치매예방전문강사
글로벌코딩연구소 자문이사
곤명농협사외이사
학교법인 한가람학원(진주보건대학교) 감사
민간약초관리사
민간약초해설사
출처 : 경남연합신문(http://www.knyhnews.co.kr)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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