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8일
남덕유산 산행기
양백산악회
남덕유산 산행은...
이번이 처음인 줄 알았더니...
갔다가 온 적이 있었다.
이 건망증...
우리는 여섯시에 출발.
동명휴게소에서 한번.
함양휴게소에서 한번.
함양휴게소에는 동서화합의 동산(탑?)이 있다.
세시간 여를 달려 영각사 아래에 도착했다.
늘씬한 침엽수 한 그루가 의기양양하다.
올해도 즐거운 산행이 되게 해 주세요.
멀리 보이는 산등성에는 상고대가 어렴픗 보이고요.
사리탑을 지나가며 ...
탐방로에 들어서려고 합니다.
순조로운 출발이 될 것인가...
3.1키로 남았네요.
멀어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등산로만 있으면 편하겠지만,
어느덧 불편한 돌계단 길로 들어섭니다.
이제 1키로 왔군요.
오늘따라 몸이 무거운 느낌.
선두를 따라가다가 조금 뒤로 물러섭니다.
상당히 숨이 찹니다.
스틱을 꺼내어 짚습니다.
벌거벗은 나무들이 내려보고 있네요.
긴 계단을 올라서면...
드디어 능선에 도착하였네요.
아...
상고대. 코로나 이후 처음 보는 눈꽃 같습니다.
반대 방향 쪽에 봉이 하나 있어...
GPS로 확인해 보니 1021미터 봉이었던가
남덕유산 800미터 남음.
나무들은 옅은 상고대를 입고 바람에 떨고 있다.
긴 계단을 올라서면...
끝이 아니고 또다시 이어지는 계단.
계단 마지막 지점에서 뒤돌아 본다.
아까 그 봉은 저 아래로 보인다.
허...
하늘을 올라가는 계단인가...
그 앞 봉우리 끝에도 계단이 보이고 있다.
산호처럼. 하얀 산호가 붙어 있는 듯하다.
계단은 봉우리 능선들을 따라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소공포증을 느낀다.
서쪽에서 바람이 시리게 넘어온다.
하이고야...
전에 왔던 길이었지만,
전혀 새로운 길인 것 같다.
아름다와라.
좌우로는 낭떠러지이다.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가는 방향에 늘어서 있는 봉들
뒤돌아 보니 계단을 타고 넘던 봉들이 저 멀리...
드디어 남덕유산 도착.
해발 1507미터.
그런데 오늘은 수요일이다.
평일 등산은 처음이다.
너무 조용하다.
하늘은 어둡고... 바람만 휑하니 불어오고...
산우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좀 고독한 기분이다.
정상을 뒤로 하고 출발....
이제는 눈꽃들이 왕성하게 피어있다.
서봉과의 갈림길. 이전 산행 때는 서봉으로 하산했었다.(원점산행)
오늘은 삿갓재 대피소 방향으로...
눈꽃을 보라.
이런 재미로 겨울 산행을 즐기겠지.
봉우리도 하얗게 물들었다.
황점마을 내려가는 길이다.
목적지가 황점마을이지만, 삿갓재를 경유하여 하산하는 것이 오늘의 코스.
많이 걷고 싶지 않지만, 줄여서 걷고 싶지도 않다.
삿갓재 방향으로 직진한다.
오늘 내가 가는 길에는 마주치는 산행객을 보기 힘들다.
한번 마주쳤던가...?
외로우니?
홀로 선 바위야.
햇살이 구름을 젖히려고 하지만
오늘은 역부족일 것 같다.
눈발도 보이고 있다. 좌측에서 바람은 계속 넘어온다.
늘씬하게 내려뻗은 산세.
한시 반이 넘었네...
민생고는 해결하고 갈까...
바위가 서쪽을 막아주는 곳에서 상을 차린다.
오늘은 모처럼 컵라면을 가지고 왔다.
고독한 주정뱅이는 쇄주 한잔을 넘긴다.
카... 싸한 짜릿함.
다시 전진하자.
서쪽에서 바람이 오는데
길은 동쪽으로 형성되지 않았을까? Why?
오오!! 우측으로 가면 삿갓봉이 나온덴다.
그렇지. 오늘 산행코스에 있었으니 삿갓봉은 가야하는 의무감.
삿갓봉엔 철제구조물이 우뚝 서 있다.
다시 또 걷자.
한걸음이라도 걸어야 목적지에 더 가까와질 것이니...
드디어 삿갓재대피소에 도착한다.
내려온 길을 바라보며..
이제 황점마을로 내려가자.
계속 반복되는 내리막.
황강 발원지
음용불가라고 하더라도...
이런 것은 생수. 이다. 자연. 그대로의...
한 컵 받아 마시고 출발한다.
황정마을 4.1키로 남음.
내려가면서 깊은 계곡도 느끼고...
쏟아지는 물줄기도 감상하며...
황점마을 1.7키로 남은 지점에서 한편의 피날레를 ...
아....
휴대폰 베터리가 오링이라니...
아침에 보조베터리를 준비해 나왔는데...
케이블선을 잊어먹었다.
처음 겪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의 산행기는 여기서 멈추어야 할 것 같다.
오늘 산행의 특이점은 평일 산행이라서
산행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황점마을 주차장 화장실은 정말 이상했다.
화장실을 2층에 설치한 것도 이상했지만(그렇다고 공간 절약했다는 느낌은 없음),
남자화장실은 다시 약간 내려가야 했는데...(뭐 훈련시키나...)
더 웃기는 건 바닥이 철판으로 되어 있어서 조금의 눈발에도 미끄러웠다.(실제 넘어졌었음)
덕유산국립공원 초기 기획자가 설계한 것이라면,
참 대단한 잔머리로 사람을 피로하게 만드는 사람인 것 같다.
덕유산 31경(33경인가?)을 만든 사람도 동일인일 것 같다.
10경만 있어도 다 기억할 수 있으려나 몰따.
그냥 평범한 웅덩이에도 이름을 붙여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지를 않나.
하산로를 모두 차단해서 곤돌라를 타지 않으면 하산을 못하게 하지를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