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때도 잘 때도 해요. 안하면 찝찝해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운암고
2학년 아름·다정)
"시작도 끝도 세월호다. 세월호 아니었다면 박근혜가 내려가지도 않았을 것이다"(신천동 오석호.44)
"잊지말자.
기억하자. 그렇게 3년 전에 아이들 앞에 약속했다. 아직 멀었다(황금동 혜진이 엄마.41)
"내 반성이고 성찰이다. 오직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바란다(달서구 신당동서 온 89세 한모 할머니)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3년. 그 사이에
배는 목포항에 정박해 있지만, 여전히 세월호로 인한 아품은 여전히 바닷속에 있고, 304명의 죽음은 버려져 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는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기획, 제작한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이하 <망각과 기억>)이 상영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간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려고 하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세월호
관련 첫 다큐멘터리였던 <다이빙벨>은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지난해에는 참사 이후부터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기까지를 기록한 <나쁜 나라>가 개봉했다. 오는 14일에는 참사의 진실 규명에 필요한 정보들을 말해줄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업사이드 다운>이 개봉 예정이다. 지금까지 세월호를 다룬 다큐는 현실의 단면을 갱신해나가며 현실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억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기억의 이유는 명확하다. 다큐 속 세월호
유가족이 말하듯, ‘진실을 알기 위해서,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참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 세월호 3주기...'노란 리본'
'노란 리본'으로 물든 대구 동성로. 3년 전 바다로 가라앉은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리기 위한 애틋함이 광장을 덮었다. 고교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리본을 달고 다닌지 벌써 3년이 됐다.
4.16 세월호참사 3주기 하루 전인 15일. 대구 동성로 일대가 추모 열기로
물들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차려졌다. 304명의 희생자들의 영전 앞에 시민들은 국화꽃을 바치고 넋을 기렸다.
교복 입은 학생들과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았다. 참사의 최대 희생자 단원고 학생들의 또래로 지금은 20대 초반이 된 이들도 추모 대열에 섰다.
진상규명 서명운동을 포함한 각종 부스들도 오후 3시부터 광장에서 이어졌다. 또 세월호를 상징하는 대형 고래 풍선과 '끝까지 밝혀줄게'라는 글귀가
적힌 노란 풍선들도 광장 곳곳을 수놓았다. 대구 시민들은 세 번째 돌아온 4.16도 잊지 않았다.
86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은 15일 오후
6시30분부터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2시간 동안 제19차 대구 촛불시국대회를 열었다. 시민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발생 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박 대통령 파면까지 18번의 촛불을 들었고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다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시국대회를
마지막으로 해산한다.
▲ 동성로에 설치된 세월호 3주기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2017.4.15)
부스행사부터 집회까지 장장 5시간 동안 세월호 3주기 추모 열기로 물든 광장에는 시민
5백여명이 참석했다. 불의에 맞섰던 촛불은 다시 추모의 촛불이 되어 타올랐다. '천개의 바람', '화인', '민중의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등의 추모곡이 합창으로 광장에 울려 퍼졌다. 시민들의 요구는 인양된 세월호에 대한 온전한 보존과 진상규명, 미수습자 9명 수습,
장미대선에서의 적폐청산 등으로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