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정이 넘실대는
영해관광시장
영덕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영해관광시장 앞으로는 바다가, 뒤로는 푸르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또한 괴시리전통마을, 명품 트레킹 코스
영덕블루로드, 명사 20리 고래불해수욕장 등 주변 관광지와도 인접해 있는 영해관광시장은 영덕의 명당 중 명당이다.
위치 뿐 아니라 시장은
대게, 물가자미, 문어 등 싱싱한 수산물은 물론 시금치, 복숭아, 송이 등 특산품으로 가득하여 눈과 입이 즐거울 뿐 아니라, 파도처럼 넘실대는
시골 장터의 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바다가 키워낸 수산물과 농산물이 풍성하다
영덕 최대 전통시장
“아이고 아지매, 오랜만에 나왔네요.”
“잘 지냈능교?”
“그 집에 손자 봤다 카데요.”
“저거 아버지를 쏙
뺐니더.”
“그라마 인물이 훤~할시더.”
구수한 정이 듬뿍 담긴 사투리가 오가는 장터에는 물건보다 사람이 먼저다. 보따리를 이고 온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물건 사러 온 이웃에게 웃음을 한보따리 건넨다. 직접 딴 호박잎도, 텃밭에서 기른 오이도 투박하면서 살가운 이들을
닮은 듯 풋풋하고 향긋하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만큼 싱싱한 정이 넘친다
영해관광시장의 최고 자랑거리는 동해다. 시장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대진항을 기점으로 축산항, 강구항까지 청정 동해가 펼쳐진다. 푸르디푸른
영덕 바다에서 나는 물가자미, 물곰, 대게, 문어, 미역, 과메기, 각종 활어 등 수산물이 시장을 활기차게 만든다. 해풍 맞고 자란 영해
시금치를 비롯해 부추, 송이, 복숭아 등 농산물도 수산물 못지않게 유명하다.
영해관광시장의 최고 특산물은 물가자미! 영덕 인근에서 많이
잡히는 물가자미는 칼슘과 비타민, 콜라겐, 단백질 등이 풍부해 예부터 건강식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 “물가자미는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허약함을 보충해 기력을 세게 해준다”고 기록되었을 정도다. 특히 비타민 D가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피를 맑게 해서 혈액순환이
잘되며, 피부 미용에도 그만이다.
[왼쪽/가운데/오른쪽]택배로 전국에 팔리는 물가자미회/고소하고 새콤달콤한 물가자미무침/물가자미회를 파는
물가자미 골목
양식이 되지 않는 물가자미는 영덕 사람들에게 ‘미주구리’로 통한다. 부드럽고 담백한 회에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미주구리무침은 남녀노소 모두 반하는 맛이다. 한입 먹어보면 사라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식탐이 폭발한다. 시장에 있는 물가자미 골목으로 들어서면
물가자미를 써는 손길이 분주하다. 곱게 썬 물가자미회가 빨간 바구니에 담겨 손님을 유혹한다. 물가자미회를 들고 가까운 식당으로 가서
5000원짜리 비빔밥을 주문하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차려준다.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가도 괜찮다. 냉장 보관하면 3~4일 뒤에 먹어도 물이
생기지 않고 맛을 유지해, 전국에서 택배 주문이 쇄도한다.
[왼쪽/오른쪽]문어, 물곰, 대게 등 수산물이 눈을 즐겁게 한다
물가자미 외에도 동해의 참문어, 물곰 등 싱싱한 수산물이 눈을 즐겁게 한다. 영덕 하면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겨울이면 싱싱한 대게를
착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영해관광시장의 매력이다. 바닷바람이 키운 영해 시금치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특산품이다. 세찬 해풍을 이겨내 향이
진하고 식감이 좋고 당도가 높아 이곳의 베스트셀러다. 칠보산을 비롯해 금강송 아래 자라는 자연산 송이, 오십천을 중심으로 맑은 물과 넉넉한
햇살이 키워낸 복숭아 등 영덕 특산품을 계절마다 만날 수 있다.
직접 반죽하고 면을 뽑아내는 국수 공장 앞에는 하얀 국수를 말리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깨 볶는 냄새가 진동하는 기름집이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갓 튀겨낸 도넛과 매콤한 닭강정, 순대, 옛날 과자 등
시장에 와야 맛볼 수 있는 먹거리는 장날에 누리는 최고의 기쁨이다.
아침마다 국수를 말리는 아담한 국수 공장
[왼쪽/오른쪽]갓 튀겨낸 도넛/골 정취를 더하는 옛날 과자
민족정기의 불씨가 된 역사의 현장
매월 5일, 10일, 15일, 20일, 25일 30일에 열리는 영해관광시장은 영덕에서 가장 큰 오일장이다. 안동, 예천, 영양, 청송 등
경북 내륙에 수산물을 공급하며 동해안에서 거래량이 제일 많은 시장으로 손꼽힌 시절도 있었다. 2007년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 깨끗하고 편리한
시장으로 거듭나며 현재 약 3만 ㎡ 규모에 150여 개 점포가 손님을 맞이한다.
영해관광시장의 전통은 일제강점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9년 3월, 만세 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번지는 도화선이 된 장소가 영해장이다. 1919년 3월 18일, 영해면과 축산면,
창수면, 병곡면 등 영덕 민중이 이곳에 모여 죽음을 무릅쓰고 독립 만세를 외쳤다. 영덕군 만세 운동의 발화점이 된 영해장은 당시 모인 이들이
3000여 명으로, 한강 이남에서 일어난 만세 운동 중 가장 큰 규모다. 영해3·18독립만세운동기념탑이 그날의 함성을 들려주듯 태극기를
휘날린다.
[왼쪽/오른쪽]바다와 내륙을 연결하는 영덕 최대 오일장/3·18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역사적인
장소
영덕 관광의 중심지
먹거리와 쇼핑에 빠져 시장에 머물다 돌아가면 영해관광시장의 매력을 절반만 즐기는 셈이다. 이 시장에 ‘관광’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은
영덕의 관광지가 주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괴시리전통마을이 시장에서 1k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어난
괴시리전통마을에는 300년 된 전통 가옥이 옹기종기 모였다. 기와지붕이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목은기념관이 나온다.
기념관 마당에 서면 마을의 고가 지붕 너머로 노랗게 물들어가는 영해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동해의 낭만을 간직한 고래불해수욕장 역시
지척이다. 명사 20리 고래불해수욕장과 해송 숲의 한가로운 풍경을 누려도 좋고, 명품 트레킹 코스 영덕블루로드를 걸으며 동해의 푸른 기운을
마음껏 끌어안아도 좋다.
[왼쪽/가운데/오른쪽]영해관광시장에서 1km 거리에 있는 괴시리전통마을/가을이 익어가는
괴시리전통마을/괴시리전통마을의 대남댁
여행정보
영해관광시장
주소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예주시장5길 20-27
1.주변 음식점
원당골보리밥집 : 보리밥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예주시장2길 6
/ 054-733-8559
현이네집보리밥 : 회정식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영덕로 1686-8 /
054-732-0607
고모네순대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318만세1길 27 / 054-732-3557
2.숙소
칠보산자연휴양림 : 경상북도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길 587 / 054-732-1607
바다숲향기마을 :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읍 해맞이길 254-55 / 054-730-6611
펜션1월 : 경상북도 영덕군 병곡면 동해대로 7400 / 010-3382-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