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의사가 진단한 40대 남녀의 몸 (2003.02.27)
40대는 신체적으로도 변화가 오는 시기다. 40세가 넘으면 눈의 수정체는 탄력을 잃고
안(眼)근육도 약해진다. 노안(老眼)의 시작이다. 눈 뿐만 아니다. 포동포동한 피부의
진피층은 얇아지고,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크기와 무게가 줄어들어 피로가 쉽게 오고
젊은 시절과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살이 금방 찌고 잘 빠지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 40세를 전후해 골밀도(骨密度)가 감소해 허리와 무릎이 쑤시는 등 한창 나이엔 없었던
증상들도 체험하게 된다. 갱년기는 남성에게도 찾아온다.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성욕과 성기능이 떨어지고 기억력, 집중력 감소와 함께 우울증, 자신감 결여 등의 심리적
증상도 나타난다. 남자 의사가 40대 남자의 몸을, 여의사가 40대 여성의 몸에 대해 진단하고, 건강 어드바이스를 해본다.
------------------------------------------ 남의사가 진단한 40대 남성의 몸
사망률 높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규칙적인 운동-채식이 ‘노화 시계’늦춘다 ------------------------------------------
남성의 몸은 40대를 넘어서면서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각종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테스토스테론, DHEA, 성장호르몬 등 젊음과 연관된 호르몬들은 30세 초반에
정점에 달했다가 40세로 들어서면 정상치보다 낮아지게 된다. 얼굴이 쉬 달아오르고
여성처럼 가슴이 나오기도 하는 등의 증상은 바로 호르몬 부족을 알리는 신호이다. 또
남성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발기부전 역시 호르몬 수치의 감소 탓이다.
지난해 서울대 연구 결과, 40대 이상 남성 10명 가운데 1명은 성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과 분당, 일산에 거주하는
40~79세의 기혼 남성 1356명을 방문 조사한 결과, 84.4% 가 크고 작은 발기장애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성생활 뿐만 아니라, ‘체내 지방질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도 중년에 발생되는 신체 변화이다. 30대와 40대의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비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상치가 40~220mg/dl일 때, 30대(160)에 비해 40대(216)가 2배 이상 높았다. 또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의 경우는 3배나 차이를 보였다. 내장에 축적된 지방량 역시 30대(111㎠)와 40대(139㎠)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40대의 사망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곧 고지혈증, 동백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을 유발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지방량이 늘어나는 것과는 달리 근육량이 감소된다는 것도 중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징후이다. 대퇴부를 기준으로 30대가 171㎠의 근육량을 갖고 있는 것이 비해 40대는 161㎠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SOD 항산화 효소가 30대(18unit/혈청알부민mg)에 비해 40대는 40% 가량 떨어져 급속히 노화가 진행되게 된다.
그러나 중년에 접어들었더라도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신체의 기능을 젊게 유지시킬 수
있다. 가장 먼저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혈중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음주와 흡연을 절대 피해야 한다. 또 몸에 축적된 고약한 배기가스를 청소해주는 비타민
B6 및 B12, 엽산 등을 40대부터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또 노화의 시계를 더디게 만들어주는 카로티노이드, 비타민 B군 및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가 듬뿍 함유된 과일과 야채를 자주 먹어야 한다.
중년에는 운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생선, 살코기, 콩류 등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근육량을 늘려주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준다면 확연히 신체 기능이 향상되게 된다. 더욱이 규칙적인 운동은 각종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줘 신체를
젊게 유지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평생 30대처럼 살고 싶다면 “아랫배 살은 줄이고 허벅지는 우람하게”라는 슬로건을 잊지 말자.
(남재현·프렌닥터 내과 원장)
--------------------------------------------- 여의사가 말하는 40대 여성의
신체
팔 다리 가늘어지고 골밀도 급격히 감소 근육 키우고 유방-자궁 등 정기검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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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나이 마흔은 무엇을 의미할까.
현재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이 80세임을 감안하면, 마흔 살이란 꼭 인생의 절반을 뜻한다. 이제까진 오르막길이었지만 마흔을 넘기면서 내리막길에 접어드는 셈이다.
실제로 40대는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우선 그런 변화는 생식 기능의 감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은 13세 무렵 초경부터 49세 무렵 폐경까지 매달 한 개씩
400여 개의 난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중 300여 개가 40세 이전에 만들어지며 40세를 넘기면 난자 생산능력이 100여 개로 줄어든다. 그나마 40세 이후 난자는 유전적으로 불안정해 다운증후군 등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30세 산모보다 9배나 높다.
피부와 체형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감소로 얼굴에는 주름살이
잡히고 탄력이 떨어진다. 얼굴의 피하지방이 감소하여 실핏줄이 보이고 심한 경우에는 혈관확장으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또한 40년간 축적된 자외선의 영향으로 기미와 잡티도 늘어난다.
이른바 ‘아줌마 몸매’의 시작도 바로 이 시기다. 예전과 같이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여도 팔다리는 가늘어지면서 유독 아랫배에만 살이 붙기 시작한다. 한 사람에게서 복부비만(여성의 경우 허리둘레 90㎝ 이상)과 더불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그 위험성은 흔히 남성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위험요인을 3개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에서 대사증후군의 빈도는 30대에서 10.9% 이지만, 40대에서는 23.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40대 여성의 또 다른 특징은 근육량의 감소다. 근육은 힘의 원천이며 신체 활력을 유지해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쓰고 남은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난로 역할을 함으로써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이런 근육량이 40대에 들어서면서 감소하기 시작하면 피로감과 우울증이 생기고, 반대로 체지방은 늘어 그것을
줄이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
아름다운 여성의 유방을 지지해주던 근육과 섬유조직도 줄어들어 여성의 미를 상실하고, 자궁과 방광을 지지하던 골반근육 역시 늘어져 요실금을 호소하는 이가 늘어나는
것도 이때다.
뚜렷한 증상은 없어도 눈에 띠는 변화는 골밀도의 감소다. 성장기를 거쳐 25세에서
30세 사이에 형성된 최대 골밀도는 30대에는 어느 정도 유지되다가 40세를 넘으면서
감소하기 시작, 폐경이 오면 급속히 줄어든다. 그 외에도 조금만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가 하면 속이 쓰리고 허리와 무릎이 쑤시는 등 한창 나이엔 없었던 증상들도
경험할 시기가 여자 나이 40이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함께 적절한 운동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신체의 변화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
(여에스더·가정의학과 전문의·에스더클리닉 원장)
자료제공: http://www.kai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