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 특집 2 - 왜 연꽃 모양 등을 공양할까?
가난한 여인의 등 공양의 일화를 공부했습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한국에서는 왜 등 공양을 꼭 연등 모양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이것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 '부처님 오신 날? 그럼 연등!' 이런 문화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최근 부활시킨 연등 축제와 연등 행렬은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페스티벌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왜 연등일까요?
불교를 상징하는 꽃은 바로 연꽃입니다. 연꽃은 처염상정處染常淨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붓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단언하셨습니다. 세계의 흐름을 살펴보건대, 그 속에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정상인 것이 바로 이 세계입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족이 당연해지고, 이 번뇌가 번져서 참고 견뎌야 할 일들이 수도 없이 생깁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입니다.
사바세계는 무엇을 원동력으로 형성되었을까요? 중생의 탐진치를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왜 이 사바세계에 태어났을까요? 내면의 탐진치가 이 세계와 상응한 것입니다. 자석처럼 끌려서 이곳에 태어난 것이죠. 그렇기에 사바세계와 중생의 마음은 모두 탐진치라는 번뇌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이를 드러내는 표현이 바로 예토穢土입니다. 극락이라는 정토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중생과 중생을 담는 그릇이 세계 모두가 번뇌에 물들어 있는 세계입니다.
석존은 수 많은 불보살님들에게 찬탄을 받습니다. 정토가 아닌 사바세계에서 수행을 했고, 그 속에서 깨침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물에서 자라난 꽃이 아니라 더러운 진흙 속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석존 그리고 석존의 가르침입니다. 심지어 예토에서 피어났지만 그 꽃에는 먼지 한 톨도 묻지 않는 청정함을 유지합니다. 이것이 바로 치염상정의 연꽃입니다. 붓다와 가르침이 연꽃으로 상징되는 이유입니다. 연꽃은 아름답습니다. 불교의 상징으로 바라보지 않더라도 대부분 연꽃을 좋아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연꽃이 지닌 장점을 연화10덕이라는 문장으로 표현하는데 이를 소개합니다.
연화10덕
1.이제염오(離諸染汚),연꽃은 진흙탕속에서 자라지만 잎과 꽃 이 더러움에 물들지 안는다.
2.불여악구(不與惡俱), 연잎위에는 한방울에 오물도 머물지 안는다.
3.계향충만(戒香充滿),연꽃이 피면 오염된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4.본체청정(本體淸淨),어떤곳에 있어도 맑고 깨끗하다.
5.면상희이(面相熹怡), 둥글고 원만하다.
6.유연불삽(柔軟不澁), 부드럽고 유연하여 부러지지 않는다.
7.구자개길(具者皆吉), 연꽃을 보거나 생각하면 좋은일이 생긴다.
8.개부구족(開敷具足),연꽃이 피면 열매를 맺는다.
9.성숙청정(成熟淸淨),만개하면 깨끗하고 맑아진다.
10.생기유상(生己有想), 있는그대로 연꽃임을 안다.
'보리심'
가난한 여인의 이야기 속에서 붓다에게 등 공양을 올리는 태도에 대해서 단 하나의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마땅히 등 공양을 올리는 순간에는 발보리심 해야 합니다. 매일 작보리심을 하는 존재를 보살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보살의 수행이고 정체성입니다. 만약 이를 게을리하고 있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부처님 오신 날에는 보리심을 일으키자는 권유가 바로 1년의 등 공양입니다. 공양을 올리는 재가불자는 1년간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공덕이요, 공양을 받는 한국의 사찰은 이를 바탕으로 1년 예산을 마련하여 수행자가 보살행에 전념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련합니다.
보리심을 일으키는 등 공양에 연꽃의 상징이 더해진 것은 발심이 곧 치염상정의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생을 연민히 여기고, 중생을 구하겠다는 마음가짐은 정토가 아닌 예토에서 일어납니다. 아파보지 않은 이는 아픈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데 연민심이 일어날까요? 이 사바세계의 불만족과 고통을 충분히 겪고 있는 중생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기적이 바로 발보리심입니다. <입보살행론>에서는 보리심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맹인이 쓰레기더미 속에서 귀한 보배를 발견한 것처럼 그와 같이 희귀한 행운으로 이 귀중한 보리심이 제게 생겼나이다."
쓰레기 더미와 같은 예토에서 보리심이 일어나는 것은 기적입니다. 또한 이 쓰레기 더미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역설적 마음이 바로 보리심입니다. 보리심은 진흙탕에서 피어나는 연꽃입니다. 연꽃만큼 보리심을 잘 보여주는 상징이 없는 것입니다. 비록 번뇌의 진흙탕에 심어졌고 피어나지만, 만약 꽃이 피어난다면 뿌리부터 열매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작용을 합니다. 어리석은 중생이 붓다의 빛나는 금색 지혜를 얻게 되는 것처럼 희유하고 극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이 보리심이고, 이것이 바로 연꽃인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처한 삶이 진흙탕에 가깝더라도, 스스로의 마음이 교양 없고 번뇌로 가득하더라도 계속 그렇게 포기하고 살건가요? 불자의 태도는 그게 아닙니다. 중생 중에서도 용기 있는 중생이 보살은 그런 겁쟁이의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진흙탕을 뒹굴며 발버둥을 치더라도 상황을 변화시킵니다. 진흙탕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진흙탕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성불의 꽃을 피워냅니다.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지극히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이 바로 보리심이고 연꽃입니다. 수 많은 불보살이 석존을 찬탄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성불하는 것이 당연한 정토가 아니라 파멸하는 것이 당연한 예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다는 것을 수희찬탄하는 것입니다.
연등 공양을 올릴 때는 불자들도 이 수희찬탄의 마음을 가이드로 삼아 따라야 합니다. 석존의 보리심을 찬탄해야 합니다. 석존의 보리심을 기뻐해야 합니다. 그리고 석존의 보리심을 따라 발보리심 해야 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연꽃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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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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