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2016년 3월 27일(일), 맑음, 바람
지난주 어느 날 SBS 아침 뉴스시간에 앵커가 봉은사에 홍매화가 피었다며, 그 절에서 뉴스
를 잠시 진행하면서 언뜻언뜻 홍매화를 비춰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 짬을 내어 가보았습니다. 중형 사진기 둘러매고 절집 여기저기 꽃 사진을 찍는 사람들
이 꽤 많았습니다.
1. 산수유

2. 산수유

산수유 꽃이 장관이었습니다.
산수유 꽃이 절집 곳곳을 환히 밝혔습니다.
3. 산수유

4. 산수유

예로부터 우리나라 양반집에는 뜰에 산수유를 즐겨 심었다고 합니다.
이 나무의 붉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볼만한 산수유는 의성군 사곡면과 구례군 산동면의 것을 들고 있습니다.
5. 산수유

6. 산수유

우리나라에서 산수유는 『삼국유사』에 등장할 만큼 재배역사가 길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는 신라 제48대 경문왕과 산수유와 관련한 설화가 나옵니다.
“경문왕은 왕위에 오르자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 왕비를 비롯한 궁궐사람들은
이 사실을 몰랐지만 오직 모자를 만드는 장인만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평생 이 사실을
남하게 말하지 못하다가 죽을 즈음에 도림사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를 향해 ‘임금님 귀는 당
나귀 귀’ 라고 외쳤다. 그 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
리가 났다.
왕은 그 소리가 듣기 싫어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대신 그 자리에 산수유를 심었다. 그랬
더니 그 뒤에는 다만 ‘임금님 귀는 길다’는 소리만 났다."(강판권,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
사전』에서)
7. 산수유

8. 산수유

9. 소나무

봉은사 소나무들은 여느 곳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수형으로 이 또한 아름답습니다.
10. 백목련

11. 백목련

낙엽교목인 백목련은 꽃잎이 희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국에서는 향이 난초 같아 목란
(木蘭)이라 부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뮬란(Mulan』(미국, 1998)은 중국 남북조 시대 작자 미상의 고
악부(古樂府)인 『목란사(木蘭辭)』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목란(木
蘭)입니다. ‘뮬란’은 목란의 중국 발음 무란의 오역이라고 합니다.
喞喞復喞喞 덜그럭 덜그럭
木蘭當戶織 목란이 방에서 베를 짠다
不聞機杼聲 베틀 소리 멈추고
唯聞女嘆息 긴 한숨 소리 들리네
問女何所思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가
問女何所憶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女亦無所思 저에게는 그리는 사람도 없고,
女亦無所憶 다른 생각도 없습니다
昨夜見軍帖 어젯밤 군첩을 보았는데
可汗大点兵 가한께서 군사를 모은답니다
軍書十二卷 군첩 열두 권 안에
卷卷有爺名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阿爺無大兒 아버지에게는 장성한 아들 없고
木蘭無長兄 목란에게는 오라비 없으니
願爲市鞍馬 장에 가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 늙은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려고요.
12. 백목련

13. 백목련

東市買駿馬 동쪽 장에서 준마를 사고
西市買鞍韉 서쪽 장에서 안장 사고
南市買轡頭 남쪽 장에서 고삐 사고
北市買長鞭 북쪽 장에서 채찍을 사네
旦辭爺娘去 아침에 부모님께 하직인사 하고
暮宿黃河邊 저녁이 되어 황하 가에 머무네
不聞爺娘喚女聲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黃河流水鳴濺濺 단지 들리는 건 황하의 물소리 철철
旦辭黃河去 아침에 황하를 떠나
暮宿黑山頭 저물어 흑산두에 묵네
不聞爺娘喚女聲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燕山胡騎聲啾啾 단지 연산의 오랑캐 말굽 소리 터벅터벅
萬里赴戎機 만리 길 변방 싸움에 나서고
關山度若飛 날듯이 관산을 넘었네
朔氣傳金柝 삭풍은 쇠종소리 울리고
寒光照鐵衣 찬 달빛은 철갑옷을 비추네
將軍百戰死 수많은 전투에 장군도 죽고
壯士十年歸 장사는 십 년 만에 돌아오네
歸來見天子 돌아와 천자를 뵈오니
天子坐明堂 천자는 명당에 앉아
策勛十二轉 논공행상을 하여
賞賜百千强 백 가지 천 가지 상을 내리네
可汗問所欲 가한은 소망이 무어냐 물으니
木蘭不用尙書郞 목란은 상서랑의 벼슬도 마다하고
願借明駝千里足 천리 길 내달릴 말을 빌려주어
送兒還故鄕 고향으로 보내주길 청하네
14. 백목련

15. 백목련

爺娘聞女來 부모는 딸이 돌아온단 소식에
出郭相扶將 울 밖으로 마중 나오고
阿姊聞妹來 언니는 여동생이 온다고 하니
當戶理紅粧 방에서 새로이 화장을 하네
小弟聞姊來 남동생은 누나가 온다고 하니
磨刀霍霍向豬羊 칼 갈아 돼지와 양을 잡네
開我東閣門 동쪽 채에 있는 방문 열고
坐我西閣床 서쪽 채에 있는 침상에 앉아보며
脫我戰時袍 싸움 옷 벗어 놓고
著我舊時裳 옛 치마 입었네
當窗理雲鬢 창 앞에서 곱게 머리 빗고
對鏡帖花黃 거울 보면서 화장을 한 후에
出門看火伴 문을 나서 전우들을 보니
火伴皆驚惶 전우들 하나같이 크게 놀라네
同行十二年 십이 년을 같이 다녔건만
不知木蘭是女娘 목란이 여자인 줄 정말 몰랐네
雄兎脚撲朔 수토끼 뜀박질 늦을 때가 있고
雌兎眼迷離 암토끼 눈이 어릿할 때 있거늘
雙兎傍地走 두 마리 같이 뛰어 달릴 때
安能辨我是雄雌 어찌 자웅을 가릴 수 있으랴.
16. 홍매화

17. 홍매화

홍매화의 향기도 백매화와 똑같이 진합니다.
백매화는 선비 같은 느낌이 드는데 홍매화는 요염한 여인 같습니다.
18. 홍매화

19. 홍매화

금계 황준량(錦溪 黃俊良, 1517∼1563, 조선 중기의 문신)의 「임화정의 ‘팔매화’ 시에 차
운하다(次林和靖八梅花韻)」라는 시의 일부입니다.
잎 떨어져 성긴 가지 세월 따라 쇠잔해가고 冷落疏枝向歲殘
동산 숲에 바람 차니 맑은 한기가 더하네 園林風洌倍淸寒
달빛 창에 비낀 그림자 밤새도록 감상하고 月窓橫影終宵玩
눈길에 풍기는 향기를 진종일 보았었네 雪逕香葩盡日看
솥 안의 국 간 맞출 때 신맛 변하지 않고 鼎裏和羹酸未改 주1)
농산 머리로 소식 전할 때 이슬 막 말랐으리 隴頭傳信露初乾 주2)
우뚝한 학슬이 티끌 세상에 드러났지만 崢嶸鶴膝塵埃表 주3)
계절이 다하여 옥처럼 부서질까 시름겹네 玉碎還愁節序闌
주1) 매실이 음식물의 조미료로 쓰이는 것을 말한 것이다.
주2) 후위(後魏)의 육개(陸凱)가 강남(江南)의 매화가지 하나를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보
내면서 “매화가지 꺾다가 역마 탄 사자 만나, 농산(隴山) 끝의 벗에게 부쳐 주노라. 강남이라
내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 겨우 한 가지〔枝〕의 봄을 드릴 뿐이네.〔折梅逢驛使 寄與隴頭
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라고 읊은 시가 전한다.
주3) 매화나무 가지를 형용하는 말로, 매화나무 가지가 앙상하여 마치 학의 다리 같으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황정견(黃庭堅)의 〈급설기왕입지문매화(急雪寄王立之問梅花)〉 시
에 “눈 속에 핀 홍매화에 도롱이를 입혀 주어, 추위가 학슬 가지 침범치 못하게 하라.〔紅梅
雪裏與蓑衣 莫遣寒侵鶴膝枝〕”라고 하였다.
ⓒ 안동대학교 퇴계학연구소 ┃ 강성위 (역) ┃ 2014
20. 홍매화

20-1. 백매화

21. 살구나무 꽃

두목(杜牧, 803~852)의 「淸明(청명)」 이란 시입니다.
이 시로 인하여 행화촌(杏花村)은 주막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시절에 봄비 부슬부슬
路上行人欲斷魂 길 가는 나그네 (고향과 가족 생각에) 애간장 끊기려 하네
借問酒家何處在 물어보자 주막이 어디 있는지?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22. 살구나무 꽃

23. 살구나무 꽃

25. 추사의 봉은사 판전 글씨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 선생이 별세하기 사흘 전에 썼다고 합니다. 말미에
‘칠십일과병중작(七十一果病中作, 71살 과천 늙은이가 병중에 쓰다)’이라고 낙관하였습니
다. ‘果’ 자는 추사 선생이 과천에 머물던 때의 별호인 과로(果老), 과옹(果翁)을 의미합니다.
26. 추사의 봉은사 대웅전 글씨

27. 진달래

28. 진달래

첫댓글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장관입니다.
산수유꽃이 무더기로 모여있는 모습은 또다른 멋입니다!
봉은사에 이렇게 많은 꽃이 있는 줄 미쳐 몰랐네요,,,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