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골같은 교회
요즘에 나오는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노라면 신통한 기능 하나가 목적지를 말로 알려주면 기계가 알아서 찾아줍니다.
물론 이 기능의 약점중 하나는 사투리 억양으로 말하면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알려준다는데 있습니다.
근래에 읍내 중국집을 갔다가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주는 모습을 보며 시대 변화 속도가 빠름을 체감하였습니다.
하기야 2000년도에 여름성경학교 당시 서울역 인근에 있던 대우주택전시관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을 때, 미래 사회 주택에 설치될 전자 제품의 기능 중 가장 신기했던 것이 현관에 건강 검진 장치가 구비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확실히 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삶의 많은 영역에서 삶이 편리해 졌습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한 시대 앞서 살았던 어른들은 성인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는 거의 없다 합니다.
그분들은 성인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골병이 들어서 대체로 단명했지만, 몸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 현대인들은 골병은 사라졌지만 성인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몸은 편리해졌지만, 몸이 편리해지려면 치루어야 할 댓가가 너무나 큰 세상살이여서 사방에서 아우성인 시대입니다.
삶의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은 피폐해짐으로,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힘든 현실과 마음을 알아주는 곳을 찾아 헤메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선호하는 tv프로그램이 낚시와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조사 결과가 말해 주듯이,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만큼 현대인들이 지쳐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이례적으로 6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던 개천절 오후, 간만에 세 식구가 양구 수목원에서 전시되고 있는 국화꽃을 보기 위하여 집을 나섰습니다.
딸 아이가 사춘기로 몸살을 앓았던 근래에는 세 식구가 의기투합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회복되어져 가는 시기여서 간혹 나들이를 하게 됩니다.
딸 아이로서는 중학생이었을 때 가 보고 수년만에 수목원을 가는 것이라며 조금은 들뜬 기분을 표시합니다.
토끼집을 시작으로 국화꽃 조형물을 거쳐 구절초가 담장을 수 놓은 골짜기 산책길을 걷던 중 흥미로운 안내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숨골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자리한 골짜기에 얽힌 구전이야기를 소개하는 안내문입니다.
양구 수목원이 자리한 양구군 동면 숨골로 310번길은 람사르 협약 국내 1호 습지이자 국내 유일 고층습원인 용늪이 자리한 대암산 기슭에 터를 잡고 있는 수목원입니다.
수목원이 자리한 곳을 숨골이라고 부르는데, 숲의 기운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곳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합니다.
예로부터 산짐슴들이 병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이 계곡에서 물을 마시며 기운을 회복했다 하여 숨골이라는 지명이 전해져 온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숨골 골짜기 바로 옆은 저고리 골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옛날 호랑이가 살았던 곳으로 사람을 헤치고 나무에 저고리를 걸어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고 합니다.
숲의 기운의 청정함과 맑은 물로 인하여 병들고 상처입은 짐승들이 몸과 기운을 회복한 숨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접하며 연상했던 것은, 히브리어 루아흐(רוח)였습니다.
<호흡", "바람", "생기“>로 설명되는 루아흐는 보통 <하나님의 영>을 의미합니다.
동물이나 사람이 병들고 피폐해졌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은 어쩌면 피조물로서는 당연한 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숨골이라는 지명을 보며 동시에 연상했던 것은 현대교회가 지향해야 할 지향점이 바로 숨골 같은 교회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서 찌들고 상처입은 영혼들이 구원의 방주인 교회에 왔을 때, 지친 영혼을 보듬어 줄 수 있고 아픈 마음을 싸매어 주는 교회야 말로 하나님의 영이 임재하는 진정한 숨골로서의 교회 모습일 것입니다.
지상에 현존하는 교회들이 하나님의 영과 기운에 사로잡히므로 지치고 병든 세상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영적 에너지가 충만할 수 있게 되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상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의 숨골의 역사를 드러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 역도 선수 동규를 위하여 관심 가져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3일까지 세 분이 40만원을 모아주셔서 3일 밤에 송금했습니다.
<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기도 드리며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규의 감사 인사입니다.
지속적으로 동규가 건실하게 자라나 운동선수로 그리고 한 인격체로
성숙한 모습으로 자라갈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십시요.
여러분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