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별곡 Ⅲ-74]오수개 실화를 검인정교과서에…
자칫하면 술에 취해 불에 타죽을 뻔한 주인을 살리고 죽은 <오수개> 이야기를, 50대 이상이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초등시절 국어 교과서에 충견, 의견의 실례로 실렸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현 검인정 교과서)에서 그 이야기가 어느 해부터 무슨 이유로 누락되었지는 정확히 모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여타 ‘개 보전회’ 등에서 문제를 삼아 논란이 된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올해 6월말 유엔 FAO 가축다양성 정보시스템(DAD-IS)에서 생물학적으로 완벽하게 복원된 <오수개OSUGAE>를 대한민국의 고유 개품종으로 등재한 기념비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오수개 연구소> 심재석 운영위원장을 위시한 부위원장, 이사 등 임원들이 검인정 교과서에 재수록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알아보자며 임실교육지원청 남궁세창 교육장을 만나 엊그제(8일) 협의를 했다. 여기에서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지역화 교과서사업’이었다. 임실군내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 <임실의 생활>이 있는데, 지역내 학생들에게 고향 임실의 13개 읍면 특기할 만한 사실들을 수록한 것이다. 남궁 교육장은 이미 오수면의 의견이야기가 몇 쪽에 걸쳐 실려 있는 <임실의 생활> 교과서를 보여주면서 해마다 내용이 수정 보완될 수 있으므로 텍스트를 보내주면 ‘교과서위원회’에서 협의해 채택하겠다고 선선히 얘기해줘 기뻤다. 예를 들면, 그 책에는 임실치즈 얘기도 실려 있고, 강진면의 경우는 필봉농악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시군별로 <전주의 생활> <익산의 생활> <정읍의 생활>등 이런 교과서가 별도로 있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전북특별자치도내 초등학생들이 자기의 고향 군郡을 넘어 다른 군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전북의 일상>이라는 교과서가 있어야 하는데, 방대한 분량 때문에 한 권의 책으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국 단위로 <오수개> 이야기가 초등교과서에 실리려면 더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5년마다 검인정 교과서를 수정하거나 보완을 주관하는 교육부를 비롯해 입법기관인 국회의 적극적인 성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전북도 차원의 정책로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심 운영위원장이 반려동물 인구(1500만명 추산)한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인성교육 차원으로라도 이 이야기가 설화가 아니고 실화이므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야 할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역설하자, 교육장 역시 크게 공감했다. 왜 아니겠는가. 실례로 오수 원동산 내에 현존하는 오수의견비 건립연대가 지난해 금석문학자에 의해 밝혀졌는데, 임술년을 1022년으로 추정하면 1002년 전에 임실군민들이 세운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일무이한 의견비일 터. 다시 또 1천년 후에 군민들이 오수개를 5t이나 되는 오석에 복원된 오수개를 양각으로 새겨 기념비를 세운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지 않은가. 일단은 수정 보완한(유엔에서 한국의 개품종으로 등재한 것을 포함) 오수개 이야기가 내년도 <임실의 생활>에 수록되는 것이 중요하기에, 10월내에 그 텍스트를 제출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오는 길, 검인정 교과서에 실릴 때까지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임실의 생활> 교과서에는 <오수의 개>로 돼 있는데, 이를 <오수개>라고 수정해야 한다. ‘오수의 개’와 ‘오수개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이제 오수개는 진돗개나 경주의 동경, 풍산개처럼 대한민국 개의 고유명사가 되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도 <조선어 독본>에 실렸고, 1973년부터 전국단위로 4차, 5차, 6차 교육과정 3학년과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건 명백한 팩트. 당시 수록된 <오수개> 내용을 일부를 옮기는 까닭이다.
"개는 영리하고 충성스럽습니다. 주인의 생각을 알아차리는가 하면, 발소리만 듣고도 주인을 알아봅니다. 또 집을 지키고 심부름을 하기도 합니다. 사냥을 돕는 개도 있고,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돕는 개도 있습니다. 게다가 주인이 위험한 일을 당하면 재빨리 뛰어들어 주인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주인을 살리고 대신 죽었다는 오수의 개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개는 의리를 지킵니다. '프란더스의 개'라는 동화도 이러한 성질을 그린 동화입니다"
이런 내용의 글을 검인정 교과서에 재수록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 그러므로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그 가치를 알면 의외로 쉽게 빠른 시일내에 재수록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정기관을 비롯한 각계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세상은 이미 반려견을 위한 호텔과 요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있을 정도로, 반려견伴侶犬 반려묘伴侶猫 반려돼지 등 반려동물의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지 않은가.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별곡 Ⅲ-48]다시, 천년의 내일을 향한 행진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