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칼럼] 이재명현상과 국가위기
우리 정치사에서 이재명현상은 매우 특이하고도 위험한 현상이다. 우리국민이 정부를 선택하는 민주정치 체제를 시작한 이래, 국내 지도급 인사가운데 이런 정치인은 없었다.
한번 생각해보자. 역대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될뻔 하기도 했던 정치리더들... 이승만/김구/신익희/조병옥/장면/윤보선/박정희/김영삼/김대중/김종필/노무현/이회창/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등...누구를 보든지 간에 이재명처럼 범죄의혹이 많은 사람이 있었나? 독재나 부정부패로 비난을 받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은 없었다.
현재 수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그의 범법 의혹사건은 7개다. 이중에 수천억원의 초과이득을 안겨준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은 지난번 대선에서 그가 떨어진 원인중 하나였다. 또 거액의 변호사비용 대납의혹,성남축구단 기부금 유용의혹도 큰 사건이다. 이와는 별도로 전과가 4범이다. 그리고 수사대상에서 빠진 사건이나 구설수도 한두개가 아니다. 형수에 대한 무지막지한 욕설,정신병원 강제입원사건, 여배우 농락폭언의혹, 조폭과의 유착설 등등....한마디로 '말썽과 의혹의 백화점'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지금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정당의 8월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김대중같은 사람도 대통령 떨어지고 1년은 물러가 있었는데 그는 두달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나와 금배지를 움켜잡더니 다음달에는 민주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 똑똑한 척 하던 586운동권 세력들은 다 어디가고 대통령 선거실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갔던 사람의 독무대가 되었나. 586세력은 조국수호/검수완박을 비롯하여 말도 안되는 위선과 무리를 거듭하다가 국민적 불신을 자초해 힘을 잃었다. 그런데 이제 또다시 '조국수호'의 복사판인 '이재명수호'를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니 도무지 이해할수 없다. 말재주의 힘인가 아니면 거역할수 없는 다른 힘의 작용인가.
그러나 조금 길게 보면, 한여름 밤에 나방이가 불을 보고 달려드는 격이요 당랑거철(螳螂車轍),즉 사마귀가 마차에 달려드는 것과 다를바 없을 것이다.
이런 행태는 권력만능 사고와 권력중독을 빼고는 해석하기 어렵다. 즉 무조건 이재명을 따라가면 권력과 떡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이는 지극히 이기적이며 위험한 발상이다.
이것은 우리 국민 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상식의 파괴다.
이렇게 상식이 무력해진다면 우리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 사회를 확실히 지킬수 있는 것은 오직 '法'의 힘 밖에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法治는 지켜야 한다. 만약 어떤 협박이나 두려움 때문에, 또는 일시적 편의주의에 휩쓸려 法治가 무너진다면 그때는 다 무너지는 것이다. 더구나 反자유민주 세력이 '조국수호'와 다름없는 '이재명수호'를 위해서 法治까지 깨겠다고 나오고 있으니 실로 국가적 위기라고 아니할수 없다.
(전 런던특파원.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