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프로인 척하는 제 놀이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쉬는 날에는 쉬어주어야지....
오늘 출근을 하니 왠지 정신이 흩어져 있습니다.
60평생을 그리 살아와서 금방 변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은 몸부리는 자체를 즐거워하는 습성부터 고쳐나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증막에 히트펌프 보일러를 들이는 준비작업을 마치고 싶었습니다.
오후 5시가 되어 가도록 일의 순서와 모양이 정리가 안되어
작업장을 빙빙돌다,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 눈을 감고 리듬을 잡다
어둑해 지는 시간에야 일머리를 잡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일단은 히트펌프 보일러 실내기를 설치할 공간을 여유롭게 잡기 위해서
필요없다던 연수기를 치우기로 작심을 하고 작업하기 편한 위치를 잡아 동파이프를 커터기로 자릅니다.
먼저 연수기를 손으로 밀어봅니다.
발로 밀어 봅니다.
온몸으로 밀어 봅니다.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이 덩치, 이 무게를 어찌 밖으로 꺼내나 싶어서 쪼그려 앉아 그저 연수기를 바라보며 시간을 죽이는데
앞집 영감님이 보일러실로 들어 섭니다.
'어? 이 연수기 사용한 지 얼마 안되어서 새거나 진배없어~
그리고 나중에 검사받을 때에 필히 있어야 할 장치야.
치우면 안돼!!'
..
.
아....나....저만 프로인 척놀이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연수기가 필요없으니 치워버리라던 아줌씨도 프로인 척 했던 겁니다.
하마터면 큰~~돈 날릴 뻔 했습니다.
역시나 무식이 무기입니다.
오른 편 심야전기 보일러축열조 상의 전기장치를 모두 제거한 후
왼편 저수조 자리에 히트펌프 실내기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프로인 척하는 놀이는 가급적 여러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고수는 언제나 의외의 자리에서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결국 어제도 아~~무 일도 이뤄내지 못하고 밤늦게 광주로 귀가했습니다.
연수기는 일단 내용물을 모두 비워낸 후에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려고 합니다.
모두 비워내도 2톤 정도의 중량이 된다는데 요거요거를 어찌 이동시켜야 할른지 머리에서 쥐가 날라고 합니다.
동네 고수의 조언으로는
연수기에 부착된 각종 밸브, 파이프는 모두 pvc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볼트 하나 풀어 보려고 파이프 렌치를 들이대봐도 꿈쩍을 하지 않습니다.
고생문이 화~~~~알짝 열렸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불금입니다.
모두 기쁨으로 불타는 날이 되십셔!!
첫댓글 혼자 놀줄 아는 사람은 행복감을 느낄 확율이 훨 높답니다.~ 혼자서도 사브작 사브작 일거리를 만들 능력(?)이 있으신 샤인님은 세상살이에 많이 유리한듯요. ㅎㅎㅎ
혼자 놀줄 아는 사람은. 사고 당할 확율이 높은 것같아요~
어제 사다리에서 떨어져 이빨 깨졌습니다~
@샤인(신재현) 어이쿠...조심하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