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박대결' 결론은 박정환!
2월17일 오후 1시,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32강 첫 대국에서 박정환 9단이 박지훈 4단에게 149수 흑 불계승을 거두며 16강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초반은 간명한 정석으로 단조로운 흐름이었지만 중반전투는 치열했다. 접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박정환 9단이지만 박지훈 4단의 전투능력이 만만치 않아 한 때 고전의 기미마저 보였다. 하지만 대마를 둘러싼 전투에서 박정환 9단은 과감하게 패를 걸어 모양을 정비해 흑우세의 흐름을 이끌어 냈다.
64강에서는 김세동 2단을 이기고 32강에 올라온 박지훈 4단은 박정환 9단을 맞아 중반까지 좋은 내용을 보여주었지만 끝내기시점에 형세가 흑으로 굳어지자 바로 패배를 인정했다. 박지훈 4단은 84년생으로 2002년 입단해 이번이 세계대회 첫 본선진출이었다.
▲32강 첫 대국 - 박지훈 4단(왼쪽) vs 박정환 9단(오른쪽) 박정환 9단은 64강에서 황진형 초단을 꺾었고, 32강에서 박지훈 4단을 이겨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도 C조 이영구-온소진 대국의 승자이기 때문에 한국선수와의 본선대국은 계속될 예정이다.
박정환 9단은 전기대회에서는 4강에서 창하오 9단에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었다. 작년 대회의 아쉬움때문인지 이번 64강전 인터뷰에서는 이세돌 9단과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만약 이세돌 9단과 박정환 9단이 계속 이겨나간다고 하더라도 대진표상으로 준결승전에서 만날 수밖에 없어 이세돌-박정환의 결승 5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정환 9단과 박지훈 4단간의 대결로 첫 테이프를 끊은 BC카드배 32강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한 대국씩 1차전이 이어진다. 비씨카드배는 컷오프 상금제로 32강 패자에게는 6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64강 패자는 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컷오프 상금금액은 4강 3천만원, 8강 1천7백만원, 16강 천만원이다.)
▲국후 인터뷰 준비 중인 박정환 9단 승자 인터뷰/ 박정환 9단
본인의 기풍은? -특별히 기풍이 없기 때문에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초반진행이 빨랐는데 연구된 수순이었나? -연구된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이렇게 둔 대국이 있어 손이 빠르게 나갔다.
언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나? -일단 초반은 흐름이 좋았는데 중반에 느슨하게 둬서 나중에는 무리수도 있었던 것 같다. 중앙에 백 두점을 따내며 흑대마가 완생했을 때 이겼다고 느꼈다.
한중 신예들 중 라이벌이라고 생각되는 기사가 있는가? -아직 특별히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기사는 없다.
혹시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있는가? -미스에이의 수지를 좋아한다.
●이하 속보뉴스 모음○
82수 진행 - 평이한 흐름 속에 흑의 미세한 리드 박정환 9단의 흑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첫 수는 소목. 이후 진행은 평이한 흐름이다. 4귀를 결정지은 후 중앙의 힘싸움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우중앙의 백을 끊으며 먼저 싸움을 걸어간 것은 박정환 9단이다. 초반의 단조로운 진행이었지만 중반들어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운 중앙전투에 불이 붙었다. 흑돌이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형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미세하나마 흑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 검토실의 의견.
93수 진행 - 중앙전투 진행 중 바둑TV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흑이 타개에는 성공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좌변 백집을 굳힌 백이 오히려 유망해 보인다"는 평이다. 흑은 하변 백대마의 약점을 노려보며 먼저 찔러 응수를 물어보고 있다. 박정환 9단은 40분, 박지훈 4단은 1시간가량의 시간을 썼다.
118수 진행 - 이제부터의 승부 박지훈 4단의 전투실력이 만만치가 않다. 중앙의 흑대마는 단순히 두 집내고 사는 것으로는 불만족이다. 박정환 9단은 하변 백대마를 추궁하고 싶지만 흑대마의 사활도 같이 엮여있어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일단 백대마의 급소에 치중해서 응수를 물어봤다. 백의 응수에 어떻게든 이쪽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판단이다.
치중의 수를 본 목진석 9단은 "만약 끝내기 정도만으로 정리가 된다면 전체적인 전투결과는 흑이 실패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은 패를 내는 수를 본 것 같다. 이렇게 되면 흑은 대마에 보험을 하나 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수로 다른 곳을 둔 다면 거의 한수 차이가 난 셈이다. 좁은 곳에서 수를 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평했다.
139수 진행 - 박정환의 결단! 박정환 9단은 바로 패를 들어가는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흑백대마가 각생했고 백이 선수를 잡고 상변을 두었다. 박지훈 4단의 정확한 대응이 돋보였지만 형세는 흑이 앞섰다는 것이 검토실의 진단이다.
박정환 9단, 149수 흑불계승!
세계 최초의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한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3억원(총 상금 약 8억 3천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가 주어진다. 대망의 결승전은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5번기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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