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팥빙수와 비슷한데 잘게 부순 얼음에 여러 가지 맛있는 것을 더한 필리핀식 빙수이다. 팥이 들어간 빙수는 보지 못했다. 없을 듯하다.
필리핀 사람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후식을 뽑으라하면 아마도 할로할로가 맨 위를 차지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필리핀에 머물 때 웬만한 거리라면 주로 튼튼한 두 다리에 의지하여 이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기 저기 걸어 다니다가 가끔 더위에 지치거나 단맛이 당기면 할로할로는 어김없이 나를 유혹했는데, 이 녀석은 아주 작은 식당에서부터 고급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졸리비, 챠우킹 등 필리핀 대표 패스트 푸드점의 광고판을 자주 점령했다. 그만큼 인기가 있는 대중 디저트인셈이다.
할로(Halo)는 타갈로그로 ‘섞다(mix)’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할로할로는 ‘섞어 섞어’ 이다. 곱게 간 얼음 위에 여러 가지 토핑을 올려 만드는데, 달콤한 음식 재료는 모두 토핑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필리핀어(타갈로그어) L 발음을 보면 이중 역할을 하는 것 같다. lalaky(boy, 소년)의 발음이 랄라키이다. 앞글자의 종성(받침)과 뒷글자의 초성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 같다. 따라서 halo는 하로라고 하지 않고 할로라고 부른다. gilr을 뜻하는 babae의 경우 밥바애라고 하지 않고 바바애라고 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음 필리핀 방문시에는 필리핀어를 좀 더 알아봐야겠다.
토핑 재료로 주로 잭 푸르트, 캔 옥수수, 고구마, 피니피그, 타피오카 펄, 굴라만, 필리핀 요리에 즐겨 사용 되는 중요한 식재료 우베(사진에 나오는 보라색) - 우베 아이스크림, 우베 할라바, 우베 잼, 바나나, 코코넛, 사고, 연유, 레체플란 등이 사용되는데 뭐 정해진 규칙은 없다고 한다. 간단히 레체플란과 연유만으로 할로할로를 만들기도 하고 시장 통에 가면 아래 사진처럼 저렴한 할로할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해서(20페소) 내가 자주 애용하는 간식이었다.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