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읽는 시)
사람살림
임영봉
그러니깨 사람이 산다는 게 말이야
공연한 헛꿈을 꾸는 일이 아니고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어우렁 밥이라도 한 그릇 사고
더우렁 술이라도 한 잔 사고 하며 살아야
그래도 덕이라는 것이 쌓여서
귀하디 귀한 벗도 생기고
참하디 참한 짝도 생겨 장가도 가는 것이니
사람 사는 세상 어디 한군데
엄하고 조심스럽지 않은 곳이 없나니
*** 시 해설
임영봉의 '사람살림'은 사람의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시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그 과정에서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시의 형식은 자유로운 운율로 진행되며, 대화체의 어조가 독자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마치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야기처럼 느껴져, 독자가 시의 메시지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그러니깨 사람이 산다는 게 말이야"로 시작하는 첫 구절은 시적 화자가 독자에게 말을 걸며 대화의 장을 연다. 여기서 '사람이 산다는 것'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임을 시사한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공연한 헛꿈'을 언급함으로써, 허상에 빠지지 않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의 중심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자리 잡고 있다. '어우렁 밥이라도 한 그릇 사고'와 '더우렁 술이라도 한 잔 사고'는 사소한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결국 '덕'을 쌓아간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여기서 '덕'은 사람 간의 신뢰와 우정을 의미하며, 우리는 이러한 덕을 통해 '귀하디 귀한 벗'과 '참하디 참한 짝'을 만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마지막 구절에서 '사람 사는 세상 어디 한군데 엄하고 조심스럽지 않은 곳이 없나니'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나타낸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이는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하는 동시에, 관계 속에서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결국, 임영봉은 '사람살림'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삶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임을 일깨운다. 이 시는 인간 존재의 가치와 관계의 소중함을 재조명하며,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삶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첫댓글 티끌같은 덕이 쌓여 산을 이루는 날
내가 입은 공덕 한줌 갚는 날
ㅎㅎ 저말 그럴 걸세, 사는 을을 닦고 또 닦고, 절차탁마, 대기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