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다은투어｀] 아직 어려서 안되.

[다은투어｀]

"언제나 정말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어, 넌 아직 어려서 안되..그런데..오늘 또 듣네?"



아무말이 없는 내 상대편 남자를 보며 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걸까?

웃어야되는걸까? 행복하다는것처럼,

아니면....언제나 처럼 무표정으로.

아니면, 정말로 울어야하는건가?


"주리야..그치만..그렇지만..난..난"

"알아.안다고..하지만..하..하지만.."

"정말이야. 정말로, 넌..어려서 안된단 말이야..그리고 우리 나이차이는.."

"겨우 8살이야!근데, 그게 뭐 어때서?!요즘에는 15살이상 차이나도..."

"...그건 다른 사람얘기고,나는...아니야."


울먹였다고. 나 김주리, 평생 어리버리한 짓도 해본적 없고,

깡세고 폼행폼사로 뻑가고 절대로 남의 눈에

병신 같이 보이는 꼴 없었단 말이야.

그런데 나 지금 울먹인다고. 응? 알고 있어?!


"그리고..이제 우리도 그만 만나면 좋겠다."

"....뭐..뭐?"

"더이상 만나다간 너도 생활에 지장있고, 나도 생활에 지장..."

"제발!!응?제발..제발 그만 만나자는 소리는 하지말아줘..응?!..제발..제발!!강인아..응?

 아니..아니!!오빠..응?제발.."


난생처음,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었다. 아무리 지각해서 학주한테 걸려서

죽도록 맞을때까지 무릎꿇지 않았는데..

반미친듯..지금 그러지말라고...지금 부탁하는거잖아..


"주리야.난 여전히 널 사랑하지만..이게 다인것 같다."

"...개새끼.."


짧게 욕을 읆주리며 탁자에 놓인 냉커피를 부어버리자, 익숙하다는 듯이

가슴에서 손수건을 꺼내 닦더니 가볍게 안아주며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리는 강인이.

하아..답답해.답답해.

놀란듯 나를 쳐다보는 종업원에게 돈을 내던진후 밖으로 나왔을때는 이미 어둑해져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한참을 곰곰히 생각해봐도,정말 사랑하던 우리둘이였는데

비록 나와 강인이..아니 이제 오빠라고 불러야하는건가..

아무튼, 그 사람. 죽어도 잊지 못할 그 사람은...나랑 8살차이나는 28살.

처음만났을때부터 이사람 정말 마음에 든다고 꼭 갖고 싶다고,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꺼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다짐했는데 오늘부로 이제 그사람은 내께..내께 아니라니..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누어버렸다. 몇일만에 만나는거라서 가장이쁜 옷을입고

나갔었는데..커피가 묻었는지 얼룩이 져버렸다.

상관없어.지금 내 마음은 이것보다 더 얼룩졌다고.



"이제 조강인..그 사람이랑 헤어진거니?"


뒤를 돌아보니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만큼 섹시한 여자가 문에 기대어 서있었다.

나와는 다르게 요염하고 여성스러운...내 엄마.

죽여버릴만큼 사랑스러운 내 엄마.


"..좀..참지 그랬어요..."

"와우.왠 존댓말이야?이제 정신이 든거.."

"좀 참지 그랬냐구!!!!!!"


오버하는 듯한 행동이 그대로 정지되어버리고, 다시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웃어보인다. 


"좀 참지 그랬냐구?..김주리.김주리!!정신차려라...지금 엄마친구들중에 너처럼

 실업계나온 얘들 한명도 없다~?거의 다 서울대지...심지어 미국대학3군데나 합격한 얘있어.

 그것도 명문대로!!..그런데 내가 막상 엄마나 된 사람이 딸이 8살 연상인 남자랑

 사귀는걸 가만이 보고 있겠어?!"

"가만이 보면 어때서..응...응?"

"처음부터 싫었는걸?조강인이란 얘. 멋도 모르는걸? 싫다구~싫으면 난 가만이 못나둬"


저 습성 또 나와버렸어.몸을 배배꼬면서 다시 싸늘해져버리는 표정.

이게 대한민국 최고의 중년여자배우란 말이야..이 이중인격자가?


"8살 연상이면 뭐 어때서 그래. 엄마 나 싫어하잖아? 그러면 나 그냥 그 사람이랑

 도망치도록 냅두면 되잖아? 8살 연상이여도 오손도손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생각까지 했니?가족들 놔두고 도망갈 생각?이래서 어린얘들은 안되,어려서 뭘 몰라!!"

"..어리다는 소리 이제 지겹거든?!!어리긴 뭐가 어려!!벌써 20살이라고!!!"

"멍청하구나?그런 사고방식 갖는 자체가 어려."


그말을 끝으로 방문을 거칠게 닫으며 나가버렸다. 잘 됬어.보기 싫은 얼굴이였으니깐.

다시금 방안은 어두컴컴해져버렸고, 그 가운데서 난....

5살 이후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내가 5살...가을쯤이였나? 엄마를 그 빌어먹을 여자를

대스타로 만들어주게 한 그 영화를 찍고 나서, 절대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엄마는

무슨 일이 되었던간에, 제발 엄마를 만나고 싶으니깐 만나게 해주라고 3m떨어진 곳에서

엄마를 부르며 소리쳐도 나를 보며 그저 싸늘하게 바라볼 뿐이였다. 이제와서 엄마타령

하는것자체가 우스워. 엄마와 난 그저 형식적인 관계일뿐이라고.

보고싶어..

...
..
조강인이 보고싶어. 이런생각을 하고나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서,

언제나 수다를 떨며 즐거워했는데..보고싶으면, 봐야하는 성격에 엄마가 있던 없던

집을 나와버렸다.

아무리 시내를 떠돌아도 보이지 않았다. 집까지 찾아가는건 무리라서 그냥..그냥

시내에서 찾고 싶단말이야.응..?어딨어..도대체.


"아.이새끼봐라!?왜이렇게 우울해!!"

"아아!너 설마 제수씨랑 그렇게 그런사이로 끝난거야?"

"몰라.나 술 사줘.....지금 술안먹게되면 미칠것 같아."

"얼씨구."


내 옆으로 한무리가 지나갔고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살펴보자..조강인!!조강인!!그였다.

나를 바라보지도 않은채, 아니 못본거겠지? 인근 술집으로 들어가버리는 그를보자

나 역시 심장이 빨라지면서 그를 따라들어갔고, 술집안은

여느때같으면 버글거릴 자리들도 얼마 되지 않았다.

구석진곳에 자리를 잡은 그를 보면서..나는 뭐라 말해야되는거지.

어떻게..그저 무조건 보고싶다는 생각에 , 이렇게 득달같이 달려나와버렸는데..


"어.......제수씨다!!!!"

"무슨 제수..?어?!주리구나!!여긴 왠일이야..강인이랑 깨졌다고...하지 않았나?"


나를 봐버린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한꺼번에 나를 쳐다보는데도 강인이는..오빠는..

날 보지 않았다. 옆에있던 경후오빠가...아무리 흔들어도 날 볼려고 하지도 않아.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수록 심장이 떨려서..어떻게 할수가 없잖아.정말


".....왜 왔냐."


차가운 목소리로 나를 올려다보는 오빠.보고싶었다고 정말로.

헤어진지 겨우 2시간밖에 안됬는데, 그런건데..


"오빠..난..나는..정말 오빠 없으면 안되.."

"오~분위기..야릇..."

"우린..잠깐 옆 테이블로 옮길께 둘이 잘 얘기해봐."


경후오빠를 꼬집으며 오빠 친구들이 다른 곳으로 향하자마자, 난 또다시 울먹였다.


"오빠..응?"

"넌 나 없으면 어쩔지 모르겠지만, 난 너없어도 괜찮은걸?"

"어..어?"

"미안하다만 정말이야. 난 너 없어도 되. 그리고 니 징징거리는듯한 그 목소리도 싫고

 언제나 비음섞여서 말하는 콧소리도, 그리고 애교도 싫어.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갈껀데? 너 어리다는 소리 듣기 싫다고 했지? 그러면 어른답게

 행동해. 야!!너네들 일로와. 분위기 다 깨졌어.씨발.."


지랄맞도록 정말 지랄맞도록 가슴을 후벼파는 말들을 뱉어내는 강인오빠.

머리속은 하얘진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여전히 강인오빠는 다른오빠들에게

떠들어대며 이리로 오라고..하지만..난..


"나...어른이야.."

"그래 어른이야.야 너네들......."

"나 어른이니깐.....어른이니깐...어른답게 행동해야지.딱 보기에도 어린얘들은

 못하는, 무서워서 못하는짓 나 해볼까?"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런다고 해서 내가 돌아올것...."


나 역시, 엄마를 피를 섞었는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막 지나가는 웨이터의 맥주병을

들어 가볍게 깨트렸다. 차가운 맥주가 발에 촉촉히 젖어졌고

강인오빠는 날 보면서 아무런 표정을 짓지 못했다. 울지도,웃지도 못한채 그저 멍하니-


"김주리라는 이름의 나는 어른입니다.알겠습니까?"

"김..김주리!!"

"제..제수씨!!!!!!!"




.........
...

........


.........
......
........
......


......


....



"일어났니?"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듣기는 싫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기에, 눈조차 뜨지 않았고 그 순간에

내가 무슨짓을 했는지 생각이나버렸다.


"너의 사랑인 조강인한테 어른짓거리 한다고 했다며?풋-웃겨정말."

"...조용히...나가주세요.."

"후.정말 창피해서 원.보호자서명할때 얼마나 창피했는지 아니? 자살시도 한 얘 부모중

 한쪽이 나라니!!...6인실에 묵을려다 특실에 묵었으니깐,너나 조용히 있으면 되."


자살시도.

그래..나 자실시도 했구나.근데 그건 자살시도가 아니였다고요.

난 어른이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흐우..


"왜 우는건데?넌 슬플께 하나도 없어, 죽지 못해서 우는거야?"

"난.....나는....몰르겠어요."

"넌 여전히 어릴뿐이야.아가야-아직도 내 품에서 자라나야한다고"


또다시 똑같은 소리가 번복되었고 난 그 지겨운소리를 곱씹으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끄집어올려 조용히..정말 조용히..흐느꼈다.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발자국이 내쪽으로 다가오는게 느꼈고, 곧이어 엄마 역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난 이불을 내리지는 않았다.


"....주리는..어떻..습니까?"


그였다. 조강인.어느때보다 떨리는목소리로 내 안부를 묻는 그의 품에

당장이라도 안겨 큰소리로 울고싶었다. 하지만..더이상 그럴 용기를 가질수 있을까? 내가.


"모르겠네요.저도 자나봐요.잠깐 일좀 보고오니깐"

"아..예.."


고맙게도 거짓말을 해주는 엄마의 말에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을 한후

내 쪽을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그는 알고있을것이다. 내가 자고있지 않는걸-.


"...주리일에 대해서는,저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제가 다 잘못이죠."

"솔직히 말해서 1주일전에 강인씨 만났을때, 우리 딸이 솔직히 염려되긴했죠.

 8살연상의 남자랑 사귄다는걸 아니깐 솔직히 기도 막히구요."

"네..저도 주리어머님 말 듣고,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내린결과 헤어지는게 좋다고 판단해서

 오늘..아니 어제 헤어지자고 그랬는데..몇시간도 안되서 또 얼굴을 마주쳤더니..이런.."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그 역시 울먹였다.

사랑한걸까? 아니면 미안한걸까? 아무렇지도 않게 이불을 내리며 '사랑해'라고 말해 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도 주리 정신과 상담 좀 받아보도록 할려고요."

"네,저도 동의해요.너무 사랑에 얽매이는것도 옳지 않다고 보니깐요.."

"그렇군요.."

"아직 어리니깐 그렇다고 생각할뿐이죠."


.....
..
또다시 졌구나.

그렇게 어리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위해 아무리 발버둥쳐보고

목숨을 담보로 내기를 걸었어도 또다시 그 소리를 듣고 말았어.

그것도 미치도록 사랑한 남자한테-.

..
병실안에는 내 흐느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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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 정말 오랜만에 뵙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솔직히 한동안 계속 쓰다가 취소하다가 이러다가 오늘 갑자기 딱 fell이 와서

이렇게 올려버렸네요.흐흐흐.

처음의도와는 약간 틀려졌어도 의도한바 나타난것 같아서 기분은 좋네요^ㅇ^*

제헌절까지 좋은하루보내세요~♡



	 					
	

[악마정령사]

까아아아아 ,연상남... -_-; 저는 연상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사랑은 잘 모를껀데요 , 그래두 불쌍해요오~ 흐흑~ 힘내세요오 ㅜ

[어붕이-_-v]

흑.. 이야기가 넘 슬퍼요~~ 번외편을 원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