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바둑리그]
▲ 이창호 선수의 얘기를 듣고 있는 이정우(왼쪽). |
<11라운드 2경기> 서울 신성건설(6승4패) vs 광주 Kixx(3승7패) <제1국> 윤찬희 2단(흑) vs 조훈현 9단 -
140수 끝, 백불계승 <제2국> 이정우 6단(백) vs 이창호 9단 -
222수 끝, 백불계승 신성건설 이정우가 거목 이창호를 낚고 팀을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플레이오프에 자력 진출은 어려워도 일말의 희망이 남아있는 Kixx와 아슬아슬하게 4강의 문턱에 걸쳐있는 신성건설의 11라운드 대결은 첫날 1승씩 주고받고 무승부로 일단락지었다.
먼저 웃은 팀은 광주 Kixx. 9월20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저녁7시에 벌어진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 1국에서 Kixx 조훈현 선수가 신성건설 윤찬희 선수를 맞아 불과 140수만에 시원하게 첫승을 낚았다. 지난해 바둑리그에서 졌던 빚을 1년만에 갚은 셈이다.
그러나 스승의 뒤를 이어 이창호 선수가 승전보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 Kixx는 아쉽게도 뜻을 못 이루었다. 통산전적에서 2 : 0으로 앞서있는 데다가 랭킹이나 최근 승률 등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이창호는 신성건설에서 4지명으로 뽑은 이정우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를 기록하면서 승률1위로 최상의 컨디션에 보이고 있는 이창호가 유독 바둑리그에서만큼은 부진해 팬과 팀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이창호는 바둑리그에서 5승6패, 반타작 언저리를 왔다갔다 하는 정도다. 개인전이 아니고 팀전이다보니 심리적인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선수가 국후 윤찬희와 검토하는 모습 .
국후 이정우도 인터뷰를 통해 "저보다 이창호 선수가 부담을 크게 가졌을 겁니다."며 상대 선수의 아픔을 달래주었다. 이어 "이창호 선수와 두는 만큼 최대한 좋은 내용으로 두고 싶었습니다."며 솔직하게 심정을 털어놓았다.
리그 초반 2연승으로 신명나게 출발하던 이정우는 그 뒤로 좀처럼 판맛을 보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다. 리그2승6패에서 이정우는 천하의 이창호를 상대로 '홈런' 한방을 날려 그동안의 부진을 다소 만회했다.
내용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정우는 동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특히 끝내기의 달인 이창호를 상대로 끝내기에서 확실한 승리를 얻어냈다. 바둑TV 해설자 김성룡 9단은 "장고바둑에서는 거의 실수가 없는 이창호 선수이지만, 속기전에서는 끝내기에서 종종 실수를 합니다. 오늘도 그런 케이스죠."고 말한 뒤 "거기에 이정우 선수의 끝내기 솜씨도 일품이었어요."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마터면 위기에 빠질 뻔 했던 신성건설은 이정우의 맹활약으로 오히려 유리해진 느낌이다. 비록 첫날 1 : 1 무승부로 출발했어도 남은 오더를 살펴보면 약간이나마 신성건설쪽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이변과 파란이 도사리고 있는 바둑리그는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 이창호를 상대로 첫승에 성공한 이정우가 인터뷰하는 모습.
▲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씩 2층 검토실로 모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