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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음식도 만드는 것보다 얼마나 먹고 어떻게 버리느냐가 중요해졌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는 가정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실천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달인들이 들려주는 비법과 환경을 생각하는 식당 에티켓을 소개한다.
“될 수 있으면 다듬어진 채소를 구입하세요.” 토정
상가 4층에 위치한 ‘토정’은 한정식이 주요 메뉴다. 주 고객은 주변의 회사원들. 회사 부근에 있는 식당이 대개 그렇듯 이곳도 다양한 밑반찬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 이미화 사장의 인심 또한 후하고 손도 커서 이곳의 인기 비결이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이미화 씨의 관심은 버려지는 음식물로 향했다. 그동안 무조건 손님이 만족하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았던 것. 더구나 쌀이나 채소에서 고춧가루, 된장, 간장까지 식재료의 대부분이 고향에서 올라오다 보니 하나하나가 부모의 땀이었고, 눈물이었다. 당연히 작은 자투리 재료 하나도 함부로 버릴 수 없었다.
그때부터 이미화 씨의 연구는 시작됐다.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음식을 줄일 수 있을까? 음식물 쓰레기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을까? 일단 밥그릇을 작은 것으로 바꿨다. 환경부에서 권한 밥그릇보다 작은 밥그릇은 이곳에서 사용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릇마다 듬뿍 담던 반찬도 이전보다 적게 담았고, 반찬의 가짓수도 줄였다. 그러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드니 설거지할 때도 편했고, 쓰레기를 버리기도 쉬웠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받아들이는 손님들이었다. 주인을 가장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은 “돈 벌었나보다”, “야박해졌다” 였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열 번이라도 리필해드리겠다”고 했지만 화를 내는 손님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또한 재료를 구입할 때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생각한다. 조리 시 음식물 쓰레기의 주범은 채소다.
일단 잘 다듬어진 채소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다듬어지지 않더라도 뿌리가 적게 달리거나 신선한 채소를 구입하면 쓰레기는 그만큼 줄어든다. 그리고 웬만하면 재료를 최소한으로 다듬어 뿌리부터 잎까지 사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식재료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이것이 바로 일본에서 유행한다는‘마크로 비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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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정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밥그릇을 작은 것으로 바꿨다. 이곳 밥그릇은 환경부에서 권한 밥그릇보다 작다. 그릇마다 듬뿍 담던 반찬도 이전보다 적게 담았고, 반찬의 가짓수도 줄였다.
달인이 들려주는 팁
● 식재료를 대할 때 농부들의 땀방울을 생각하자.
● 미리 다듬어진 채소를 구입하자. 채소는 손실이 최소한이 되도록 다듬는다.
“밥그릇과 냄비, 그릇의 양을 줄이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요.” 내 고향 가마솥
38년 전통을 자랑하는 ‘내 고향 가마솥’. 이곳의 주요 메뉴는 순대국이다. 대부분의 손님이 10년을 넘은 단골이다 보니 손님들은 메뉴판도 보지 않고 음식을 시킨다. 순대국에 딸려 나가는 반찬은 많지 않다. 깍두기, 김치, 고추에 새우젓이 전부다. 탕은 거의 다 비워내는 편이고,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는 밥이었다. 이를 줄이기 위해 공의선 사장은 원래 사이즈에 비해 30% 정도 작은 밥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밥그릇을 바꾼 이후 버려지는 밥의 양이 대폭 줄었다. 식사 주문을 받을 때도 손님의 수보다 밥이 적게 나가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반찬의 양도 줄였다. 네 조각 나가던 깍두기는 두 조각으로 바뀌었다. 서운해할 손님에게는 대신 “리필은 해드리는데, 남기면 벌금을 받습니다”라고 정중히 이야기한다. “적게 준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손님에게는 보상도 있다. 전부 비워낼 경우 쿠폰에 도장을 하나씩 찍어주는데, 여덟 번을 모두 채우고 나면 5천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증정한다. 손님상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도 문제지만 다듬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채소는 직접 가꾸는 밭에서 공수해오는 편이다.
식당으로 채소를 가져올 때 미리 다듬어서 가져오는 것이 키포인트.
이때 발생하는 쓰레기는 모두 거름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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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전보다 30% 정도 작아진 밥그릇. ‘내 고향 가마솥’에서는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손님에게는 쿠폰을 찍어준다. 여덟 번을 모두 채우고 나면 5천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증정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식당 에티켓
먹을 만큼만 주문하자
● 과도한 주문은 과식과 낭비의 원인이다.
● 먹지 않을 음식은 미리 반납하고 양은 줄이도록 요청한다.
● 먹고 남은 음식이 30%를 차지한다.
● 공동으로 이용하는 반찬은 적당량만 덜어 먹는다.
● 자신의 식사량에 맞추면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살린다.
추가 주문은 먹을 만큼만 한다
● 음식을 더 주문할 때는 남은 음식과 먹을 양을 생각해보고 한다.
● 먹고 남은 음식은 가져간다.
● 남은 음식을 가져가면 절약도 되고 환경도 살린다.
“‘적게 푸자’, ‘남기지 말자’, 세뇌교육밖에 없어요.” 청학동
한우 전문식당 ‘청학동’은 쓰레기를 4분의 1이나 줄인 대표적인 모범업소다.
이곳의 주요 메뉴는 점심과 저녁이 다르다. 점심에는 삼계탕 등 탕류, 저녁이면 고기 메뉴다.
탕류보다 고기 메뉴는 소위 ‘깔리는 반찬’이 많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식물 쓰레기도 많아진다. 이를 위해 맹명호 사장은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반찬의 가짓수를 과감히 줄이고, 내보내는 양도 줄였다. 대신 나가는 반찬에 정성을 더 들여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단체 손님의 경우에는 반찬을 큰 냉면 대접에 놓고 뷔페식으로 덜어 먹도록 했다.
이곳의 직원들은 음식을 서빙을 할 때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덧붙이는 멘트가 있다. “얼마든지 더 갖다 드릴게요.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말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손님들이 “이 식당은 남기면 안 되는 식당이다”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곳 사장은 “남기면 5백 원이에요”라고 반 농담으로 말을 건넨다.
종업원들에게도 조리할 때 버리는 양을 최소한으로 하도록 주문한다. 잔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여러 번 말해 그야말로 ‘세뇌교육’을 시킨다. 음식물 쓰레기는 텃밭의 거름으로 사용한다.
배추를 다듬을 때 나오는 우거지는 탕을 끓일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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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학동의 직원들은 음식을 서빙을 할 때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얼마든지 더 갖다드릴게요.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이 말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손님들이 “이 식당은 남기면 안 되는 식당이다”라는 인식이 됐다고 한다.
달인이 들려주는 팁
● 반찬의 가짓수를 줄인다. 먹을 만큼만 조리한다.
● 채소를 다듬을 때 나오는 쓰레기는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화초의 거름으로 쓴다.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여성조선>이 함께하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실천 사례 공모전
에너지를 절약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활 속 녹색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여성조선>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실천사례’를 공모한다.
공모분야 가정, 학교, 군부대, 음식점, 병원(장례식장), 호텔(뷔페), 유통(기타 집단급식소)
시상 내역
최우수상(부문별 각 1EA) | 상금 300만 원 +환경부장관상
우수상(부문별 각 2EA) | 상금 100만 원 +환경부장관상
장려상(부문별 각 5~30EA) | 상금 20만 원
※ 시상내역은 심사 결과 및 응모작품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음
제출 자료 및 응모 방법
공모신청서(www.keco.or.kr에서 다운로드), 객관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실적자료나 데이터 등을 포함한 자료를 이메일(ecokec @n aver.com)이나 우편(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2-22 신보빌딩 2층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실천사례 공모전 사무국)으로 접수한다.
공모 일정
응모기간 | 2010. 11. 1~12까지(우편접수는 마감일 도착분에 한함)
수상자 발표 및 시상 | 2010. 11월 말 개별 통지 및 공단 홈페이지에 게재, 2010. 12월 초 시상 예정
문의
한국환경공단 폐기물관리처(032-590-4251) 및 공모전 사무국(02-334-9044)
/ 여성조선 취재 두경아 기자ㅣ사진 안호성 취재협조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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