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 특집 4 - 발보리심의 롤모델, 아기붓다
연등 공양의 마음 가짐은 곧 보리심이라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그럼 궁금증이 다시 생깁니다. 보리심의 마음은 어떻게 일으키는 것인가요? 한국 불교에서는 보리심을 '상구보리 하화중생'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내 안의 중생을 구하는 상구보리와 세상의 일체 중생을 구하는 하화중생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보리심이란 곧 중생을 구하는 것입니다.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호하여 잘 발전시키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중생을 사랑하게 됩니다. 중생을 외아들처럼 아끼게 됩니다. 이 마음이 매우 중요하기에 경전 속에는 다양한 비유가 있습니다. <묘법연화경>에는 화택의 비유가 있는데 요약하여 소개해보겠습니다.
자식들을 아끼는 부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사업차 외국을 다녀왔는데, 그의 대저택 외부에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커서 안에서는 불이 났는지 꿈에도 모르고 있는 위급한 상황입니다. 그는 세 명의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집에 불이 났다! 빨리 나와라!"
아이들은 믿지 않고, 귓등으로 들으며 그저 놀기 바빴습니다. 부자는 꾀를 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 가지고 싶어하던 좋은 자동차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유혹한 것입니다. 포르쉐, 벤츠, BMW... 아이들은 정신 없이 놀다가 차 이름을 듣자 마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너무 기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팽겨치고 부자에게 달려갔습니다.
"아빠~ 땡큐~"
무사히 집 밖으로 나온 부자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약속했던 자동차 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장난감을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아빠가 거짓말을 했다고 탓할까요? 아니면 더 좋은 장난감에 기뻐했을까요?
이 비유 속 부자는 바로 부처님입니다. 자식들은 중생이죠. 불타는 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인 사바세계입니다. 아무리 위험하다고 말을 해도 중생들은 집착의 대상에 사로잡혀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데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말을 안 듣죠? 그래서 부처님은 중생들을 방편으로 유혹했습니다. 중생이 원하는 다양한 행복을 교육한 것입니다.
소원성취를 원한다면 그 방법을, 이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원한다면 그 길을 알려줬습니다. 성문에게는 성문의 길, 연각과 보살에게는 각각의 길도 알려줬습니다. 그들은 모두 각자 원하는 것을 얻으며 조금씩 불타는 집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사바세계의 문을 완전히 열고 탈출한 그들에게 붓다가 선물하는 최상의 진리가 바로 보리심입니다.
중생이 원하는 모든 성취를 넘어선 궁극의 성취, 일대사인연인 성불의 길이 곧 보리심 수행법입니다. 보리심이야말로 존재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개인의 완성을 넘어 세상을 완성으로 이끄는 길이기도 합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궁극의 행복입니다.
마야부인이 산통을 느낀 뒤 룸비니 동산 아기붓다가 오셨습니다. 아기 붓다는 매우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셨다고 합니다. 그 발걸음에서 연꽃이 피어났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마치 디스코를 추는 댄서와 같은 자세로 한 손가락은 하늘, 한 손가락은 땅을 가르키며 이렇게 외쳤다고 하죠.
"천상천하 유아독존!"
무협지인가요? 많이 들어본 대사입니다. 이 일화의 아기 붓다의 행태가 실제이든 비유이든 상관 없이 우리가 주목해봐야 하는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아기 붓다가 외친 말씀입니다. 몇 년 전 초파일에는 제가 이 말씀을 바탕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숨겨진 두 가지 직업'을 주제로 설법을 했었습니다. 부처님의 아들인 불자들은 부처님의 직업, 정답을 알고 계시죠?
"디스코 추는 댄서이자 소방관입니다."
댄서는 언뜻 이해가 되는데, 소방관은 왜 그럴까요? 숨겨진 문장이 있습니다. 이해를 위해 문장 전체를 다시 소개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화택 아당안지"
차례로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에 대한 아기 붓다의 서원입니다. 천상천하에 비할 바 없이 홀로 존귀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분별과 비교에서 벗어난 무분별의 보리를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완성된 의식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불타고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아들 중생을 구해야 합니다. 마땅히 세상을 편안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입니다.
중생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습은 '업생'이라고 합니다. 업에 묶여서 선택의 여지 없이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불보살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원생'이라고 합니다. 생사의 고리를 끊었지만 서원을 실천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나시는 것입니다. 아기 붓다의 저 외침은 바로 본인의 서원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곧 보리심이죠.
이제 곧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법당 가는 길, 부처님들을 맞이할 연등 공양이 장엄을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미래의 부처님들을 모시는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법당에 도달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보살행을 찬탄하는 법회가 열릴 것입니다. 연등 공양을 올리고, 육법 공양을 올리며, 엄중하고 즐거운 의식을 이루어질 것입니다. 설법을 들으며 마음 속 불성을 깨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시금 내면의 보리심을 확고하게 되새기겠죠?
그럼 이제 법당 밖으로 나가 장엄하게 꽃으로 장식된 아기 부처님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디스코 추고 있는 예쁜 아기 부처님, 바로 당신 마음 속 보리심입니다. 내면의 중생을 구하고, 불타는 세상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이 보리심을 되새기며 불 끄는 의식을 해야 합니다. 소방관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바로 관불의식이죠. 중생의 번뇌를 깨끗하게 씻어 내는 목욕이요, 중생의 불타는 번뇌를 끄는 소화 의식이기도 합니다.
깨끗하게 불이 식었다면 이제 청정해진 감각으로 세상을 기쁘게 바라보세요. 안심과 안락이 함께 하는 극락이 펼쳐질 것입니다. 기쁘겠죠? 그럼 이제 비빔밥도 먹고, 염주도 만들고, 연등 앞에서 기념으로 인증샷도 찍고, 노래도 부르고, 커피도 마시며 즐겁게 하루를 즐기는 것입니다. 극락처럼. 이런 나날이 반복되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정토장엄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하는 의미를 정리하면 두 가지인 것입니다. 첫째는 위대한 소방관 석가모니 부처님의 보살행을 찬탄하는 것입니다. 그의 보살행으로 고난이 가득한 사바세계에서 내가 그리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사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아버지 붓다의 보리심을 나도 따라 일으키겠다고 다짐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내가 미래의 붓다가 될 것임을 세상에 천명하는 것입니다. 이 발심의 순간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기뻐하며 아기 붓다의 디스코를 따라 추는 것입니다. 이 마음을 지키며 매일 매일 1년간 극락처럼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다짐하는 것, 이를 위해 봉축행사를 기쁘게 봉행하는 것입니다. 붓다스쿨 송덕사 봉축행사에 동참하시는 모든 분들도 이런 마음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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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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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스님. 정진하겠습니다. 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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