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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l+ 철도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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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정보,여행기 스크랩 여행기 [060831] 철인유람(20) - 대장정의 마무리
츠칵스 추천 0 조회 782 06.09.19 19: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장면 303] 이윽고 광주를 떠나 용산까지 가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열차 #1458가 익산역 구내로 들어옵니다. 이제껏 한국철도의 과거와 현재상을 보았다면, EL이 견인하는 #1458를 타므로서 미래상까지 한번에 체험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1458는 특유의 옥타브음을 내면서 발진합니다. 이제 2일전부터 서울을 떠나 사상으로 가면서 시작된 모든 여행은 추억 속으로 간직할 때가 왔습니다. 사상도, 부전도, 마산도, 진해도, 광주도, 서광주도, 순천도, 전주도, 군산도...
* 작별 BGM - ♪ Sayonara (최종병기그녀 ED)

 

[장면 304] 함열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복선화되어 시원하게 뚫린 호남선을 경쾌하게 질주하고 있습니다.

 

[장면 305~6] 철길을 따라가며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은 파노라마처럼 흘러갑니다. 드넓은 평야는 군산에서의 추억을 잊지 말라는 듯 신신당부하고 있습니다.

 

대자연의 당당한 풍채는 작고작은, 그리고 나약한 인간을 향하여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겸손할 줄 알아라...'

 

이 세상은 아직 모르는게,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미지의 세계가 아직도 남아있고, 또 그것을 모르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제일 잘난양 큰소리로 떠들고, 남들 앞에서 거만하게 굴며, 그들이 가진 역량을 자랑하려하고만 있습니다.

 

철도를 위해 헌신적으로 관련된 자료를 많이 모으고 정보를 얻으려 하고, 철도를 위해 쏟아내는 온갖 좋은 제안들, 그리고 그동안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인터넷에서 알게 된 여행 초인들을 보며, 나 자신은 잘난 것 아무것도 없고 잘난 사람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철도를 도보로 답사하는 등의 열정, 전문가를 뺨치는 풍부한 지식과 생각, 많은 아이디어들은 츠칵스로 하여금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약한 것을 발견하고 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언젠가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하면 결국 자만에 빠져 언젠가는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자만에 빠져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얼굴을 쳐들고 다니다가는 길에 파인 흙탕물에 빠지거나 구멍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겸손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를 낮추고 남을 높여주는 때 자신은 그들 앞에서 더욱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이 세상의 그 누구와도 어울리며 남들에게서 무엇인가 하나를 더 배우려 하는 자세, 남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지는 순간 이 세상에서 함께 화목하고 어우러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적절한 자긍심은 좋지만 넘치면 도히려 해가 됩니다. 이에 대한 완급조절이 필요합니다. '나잘났다, 나잘났다, 그리고 너 못났다'라고 외치고 생각하지만 말고 남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며 양보와 배려심을 가지고 겸손해 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장면 307] 펜을 꺼내들고 여행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되살리고,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충전하는 휴대전화기도 끝까지 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_-;;

 

[장면 308] 강경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다음역은 논산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절대 잊지 않을 또다른 역이 그 사이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면 309] 채운역을 실수로 흘려보낸 뒤(-_-) 직후에 갈라지는 연무대선입니다. 육군훈련소에서 자대배치를 받고 나온 갓 작대기 하나를 받은 이등병들이 하나같이 나오게 되는 공포의, 그리고 추억의 선로입니다. 츠칵스의 경우는 후반기 교육을 위해 대전행 열차를 타면서 DEL이 무려 스위치백을 통과하듯 연무대역으로 퇴행운전으로 들어와 신병들을 태운 뒤 채운에서 서울행 무궁화호를 올려보낸 뒤 강경까지 와서 기관차 위치를 바꾸면서 옆으로 보낸 여수행 구특전 무궁화호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어인일로 연무대선도 전철화되어있더군요-_-)

 

[장면 310~1] 스낵카가 연결된 #1458는 그러나 스낵카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장면 312~3] 무려 놀이방+스낵카 차량이었습니다. 이 두가지 목적이 혼재되어있는 객차에서 두가지 목적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그제 우선순위에 대한 상념에서 풀 수 있었습니다.

 

[장면 314] 논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입영통지를 받고 육군훈련소로 가기 위해서는 철도를 이용할 때 꼭 거치는 곳입니다. 다시금 군생활의 기억, 특히 악몽들만 되살아는 듯 싶어 이내 고개를 돌려버립니다(-_-)

 

[장면 315] 연산역에 도착합니다. 비교적 깔끔하고 아담한 역사가 역시 멋집니다.

 

창밖으로는 8200호대가 견인하는 열차들이 수시로 교행하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디젤기관차가 굉음을 내며 통과하지만 지금은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벌써 통과한 것을 인식 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장면 316] 차내에 붙어있는 노선도로 여정을 곱씹어봅니다. 그동안 다닌 루트를 노선도상에서 재확인 해볼 때마다 그때있던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장면 317] 호남선을 질주하는 열차가 코너를 돌고 있습니다. 지금의 형상은 마치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앞으로도 더 갈 길이 있고, 또한 멀기에 결코 앞을 어두운 눈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미래에는 만드시 무엇인가가 있다는 희망과 확신, 그것이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고 앞 길을 비추고 인도할 것입니다.

 

열차는 곡선구간을 돌면서 경적을 울립니다. 열차의 뒷쪽에 있기에 경적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지는 않지만 오히려 생각해보는 시간에서는 더없이 정겹고 우렁차게 들릴 뿐입니다. 평내역에 다녀오면서 느낀 말로 대체해봅니다.
"여행의 시작에 타는 열차와, 돌아가는 열차의 마음가짐은 틀립니다. 전자는 기대감, 후자는 아쉬움을 남기며 기적소리를 냅니다."
* 나즈막히 울리는 경적 BGM - ♪ 希望の鐘音~Love Goes On~ (피치피치핏치퓨어 삽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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