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허물
24.08.13
단순무식 했던
간밤을 돌아보며
불밝혀 옷을 입고
아침되길 기다린다
달맞이꽃 홀로피어
새벽을 여는데
개울물은 흘러갔어도
물소리는 그대로 남는 이유는
같은 장소에
같은량의 물이 흐르고 있음일게다
새벽이 길지 않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이유에서일까
손목에 힘을 빼고 반원을 그리며 무성한 잡초를 내리치다가
달개비풀 뒤에 벗어놓은 매미 허물을 본다
흐르는 땀을 식히며
낫을 내려놓고
여름 한가운데를 즐긴다
내 젊은 여름날의 껍질은 어디에 있는건지
해가 뜨지도 않았는데
감나무에서 매미가
소리를 한다
나도 껍질을 벗어 놓고
즐기고 싶다
아주 똑같지는 않드래도
허물을 벗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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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허물
난향강병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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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
24.08.13 11:3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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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미는 껍질을 벗고 나서야 비로소 나무 위에 올라 운다는군요.
그런 걸
울다가 껍질을 벗고 땅 속으로 들어가는 줄로
거꾸로 알았었네요.
껍질을 벗는다는 것,그야말로 출세하는 것,
나 아닌 다른 자아로 탈바꿈하는 것
와우!
너무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