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물(多勿) 정신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남에서 상남으로 넘어가는 산길 도로를 가노라면 마을 이름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단어가 다물이라는 표현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 마을에서 마을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들 이름이 다물교입니다.
그리고 신남에서 상남 가는 길 약 7키로 지점에는 다물 피정의 집이라는 카톨릭 시설이 있습니다.
현재 6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피정의 집(피정은 쉼을 의미함)은 수도원 성격을 띄는 공동체라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인근에는 상다물리와 새다무리,아랫다무리 등의 지명이 인제군 남면에는 실존하고 있습니다.
다물(多勿)이라는 말은 중국의 자치통감에서 최초로 등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시대에 사용한 단어라 합니다.
< 고구려어에 옛 땅을 회복하는 것을 다물(多勿)이라 하였으므로 이는 송양이 원래 가지고 있던 나라(비류국)를 ‘다물도’라 한 연유를 설명하는 기술로, 이는 주몽이 아니라 송양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즉 자신의 나라를 들어 주몽에게 투항했다가 다시 그곳의 우두머리가 되었기에, 비류국을 다시 찾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쓰였다는 것이다.>(위키백과 사전 참조)
고구려어로 알려진 다물이라는 말이 옛 고구려 영토도 아닌 신라 지역인 인제에 잔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은 신남에서 상남으로 넘어가는 곳곳의 지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제군 상남면에서는 매년 9월초 마의태자 축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마의태자란 <신라의 마지막 국왕인 제56대 경순왕 김부와 죽방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왕자이다.
이름은 사서에서 전하지 않으며 후대 사람들이 마로 된 옷을 입고 살았다 하여 '마의태자(麻衣太子)'라 불렀다>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상남면 일원에서 마의태자가 언급되는 이유는, 상남지역 곳곳에 나라를 고려에 바친 아버지 경순왕을 등지고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인제 지역을 기반으로 국권 회복 운동을 펼쳤음을 증명해 주는 유물들과 전설들이 전해져 오기 때문입니다.
다물이라는 옛 고구려 지명이 상남 지역과 인접한 신남 지역에 유독 밀집되어 있는 이유 역시 마의태자와의 연관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 회복이라는 의미의 다물이라는 지명을 보면서 구약성경 룻기를 생각하게 됩니다.
룻기서는 4장으로 된 짧은 말씀이지만, 룻이라는 이방 여인이 다윗의 조상이 되는 과정과 그로 인해 예수님의 족보에까지 이름을 올리는 내막을 소개하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룻기서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기업무를 자 라는 개념은 이후 성경의 핵심 정신인 예수님의 구속(救贖)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게 됩니다.
룻기에서 이렇듯 반복적으로 쓰인 '기업을 무를 자'의 히브리어는 '고엘'입니다. 이는 '속전을 주고 구제하다' 또는 '도로 사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가알'에서 파생된 명사입니다.
고엘 제도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제도였습니다. 각 지파가 이 제도를 통해 분배받은 기업을 보존하기도 하며, 가문을 이어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성경은 곳곳에서 하나님을 '고엘'이라고 언급합니다(사 41:4; 47:4).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여러 곤경 가운데서 구원하여 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엘 제도와 그 역할은 구원(구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할 때, 예수님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진정한 기업 무를 자가 되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기업 무를 자|작성자 최승덕)
지난 주말, 상남을 다녀오며 보았던 다물이라는 지명을 찾아보며, 우리의 죄를 위해 자신을 대속물로 내어 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고엘을 삶 속에서 감사함으로 고백하며, 삶의 자리에서 곁을 내어 주려는 모습이 체현(體現)되는 신자들이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