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앉아
박 영 춘
몇십 년 만에 찾아온 불볕더위
짧지만 호되게 뜨거웠던 여름
이제 잠시 멈춰 지친 몸 추스른다
시달림에 지쳐 들볶음에 지쳐
마디마디 맺힌 시름
고개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풀
어젯밤 내린 참 이슬 머금고
희망, 생각, 젊음, 사랑
억눌렸던 팔다리 허리 가슴 편다
풀잎만도 못한 난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시달림도 젊음도 사랑도 정지된 상태에서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의지력을 보면서
엉덩이 바로 밑에서
나를 밀어 올리는 생명력을 보면서
밟아도 또 밟아도 죽지 않는 질경이처럼
짓누르고 짓이길수록 살아나는 뗏장처럼
모질고 슬기롭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부러지고 구부러졌어도
찢어지고 문드러졌어도
아물리며 살아가는 풀처럼 살아야겠다고
잠시 풀밭에 앉아서 지친 몸을 추스른다.
지친 몸 일으켜 있는 힘 다하여
풀잎은 풀내음 풀풀 풍기어
내 가슴 깊숙이 스며들어 날 위로한다
첫댓글 들소님
올여름은
정말 더웠습니다
풀밭엔
더위에도 초록 초록~
인간은 지쳐만 가는데요
끝날듯 하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더워
무슨 미련이 남았을까요
이제 여름도 끝자락입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제
환절기 감기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