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다듬어서 내가 원하는 물건들을 만든다는 것은 참 묘미있는 일입니다.
오래전에 군산의 제재소에 가서 목재를 켜다가 벌통을 직접
만들어 써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목공을 배우기 시작한것은 지난겨울이었습니다.
1주일에 한번있는 수업을 위해 구례에 있는
공방에 등록하고 수업을 받다가
좀 더 수준높은 교육을 위해 짜맞춤 가구 전문수업 공방으로 옮긴 후
참죽나무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참죽나무는 울타리나 집 주변에 흔히 심어 빨래줄을 묶는 용도로 많이 쓰였습니다만 유달리 참죽나무를 집 주변에 많이 심은 까닭은 뭔가 의미가
있는듯 합니다.
독특한 향을 가진 잎은 부각으로 만들어 먹으며 지금도 아주 귀하고 비싸더군요.
담양의 짜맞춤가구 공방에 있는 참죽나무 가구입니다.
난 언제쯤이라 이런 실력이 될지...
참죽나무는 성장이 아주 더딘나무입니다.
재질이 단단하고 빨갛고 아름다운 무늬가 좋아서 가구용으로 쓰임새는 많은반면 새로 심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구하기가 쉽지않고 가격도 무지 비싸답니다.
참죽나무는 목공인의 로망이더군요
나도 참죽나무
사고싶다.....
나도 참죽나무 사고싶다.....
나도 참죽나무 사고싶다.....
나도 참죽나무 사고싶다.....
나도
참죽나무 사고싶다.....
어딜가나 참죽나무를 찾아 눈에 불을 켭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나무들이 나무 장사꾼들에 의해
처리되고 간혹 남아있는 나무들도 중간크기 이하...
그나마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구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위 사진처럼 큰 나무도 아주 가끔
있기는 해도 손에 넣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까요..
까치집이 두개나 있군요
그러나 꿈을 꾸면 이루어지는 법....
이웃 이평면에서 보고 침만 삼키던 참죽나무를 드디어 손에 넣게되었습니다.
너무 커서
위험하고 장비가 아니면 다룰수도 없어 포크레인을 동원하고 벌목경험이 많은 후배의 도움까지 받았지요.
산에 나무를 자르러가면 서로
자기를 베어가라고 외치는 나무들의 외침을 듣는다는 어느 목수의 글을 보았습니다.
"나를 베어다 쓰세요. 땔나무로 없어지고 싶지않으니 나를
베어쓰세요"
저도 나무의 소리를 들을수는 없었지만 베기전에 한번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맘속으로는 나무야, 미안해...
겉으로는
"아저씨, 이젠 나랑 같이 놀아요~"
먼저 담장 바깥의 잡목들부터 제거합니다.
포크레인 바가지에 올라서 가지 한개를 자르고...
위에 올라보니 아래에서 보는것과 달리 엄두가 안난다는 후배...
바가지를 집게로 바꿔 몸통을 꽉 잡은 후...
나무가 집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니 실수하면 큰 일 납니다.
엔진톱 가동 몇분만에 우지직 소리가 나면서 기울어지네요.
다행히 큰 실수없이 자를수 있었습니다.
잘라낸 참죽나무 그루터기도 캐자는 마눌의 이모부님~
그러나 아쉽게도 포크레인 기사의 부주의로 절반이 쪼개져버렸습니다.
에고.....뿌리 캐느라고 담장을 3미터나 헐었는데~
가지들을 정리하고...
작은 가지하나도 버릴것이 없는게 참죽나무랍니다.
큰가지를 자르고...
밑을 고인후...
우리집 제재기가 자를수 있는 한도인 12자를 자르니 윗부분은 10자정도가 남는군요.
1톤차에 옮겨실었습니다.
개당 1백만원씩에 샀다는 공방의 원목보다 더 굵네요.
자르기가 이리 힘드니 비쌀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이 매입한 작은나무도 잘랐습니다.
전깃줄도 조심조심...
가지와 뿌리까지 한차 가득싣고서 무사히 도착...
작년에 흙받으면서 헐어낸 담장을 통하여 안으로 운반했지요.
그러나 끝이 아니랍니다.
빨리 말리면 갈라져서 목재의 쓰임새가 없어지므로 생목으로 바로 켜서 쓸수가 없답니다.
원목상태로 1년
이상...켠 후에 또 1년...
노상에서 눈,비,바람,햇볕등을 쐬어가며 건조하는 방법도 있고
비가림상태에서 건조하는 방법도
있고
흙속에 파묻어놓고 몇년을 기다리는것이 가장 좋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땅과 사람은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번경험으로 나무와도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잔가지를 마저
싣고 올무렵 해가 서산에 넘어갑니다.
첫댓글 사진이 보이지가 않네요.
제 홈피에 있는대로 긁어왔더니 다음에서 허용치않네요.
메모리 차지하는것도 아니고 더 나을텐데 참~
수정했습니다.
갠적으로 살아있는 나무 베는거 좋아하지 얺습니다만....
가구가 뭐그리 중요한가 싶습니다....
쓰다버린 가구가 널렸는데 줏어다가 용도에 맞게 고쳐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극히 갠적인 생각입니다...^^
환경정화에 재활용만큼 좋은것이 없지요.
mdf인가 뭔가로 만든 컴책상 쓰다가 원목으로 직접 만든 책상 쓰니 너무도 좋습니다~
저도 같은생각ㅎㅎㅎ
참죽나무가 가구목으로 아주 좋군요.
봄에 참죽나무순이 올라올때 순과잎파리를 따서 나물로 먹으면 향이 그윽하고 좋았었는데...
쓰임새는 많은 반면 나무가 부족해서 가격이 천정부지 오르고 있더군요.
귀한걸 죽이셨군요 ;;;;;
나무는 인간에게 쓰임받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믿습니다~
살림기능사 자격시험 준비중인데 나무의
소중함을 아는 분이 베어서 다행입니다!
아무 쪼록 명품으로 태어나기 바랍니다!!!
산림기능사 자격시험이란게 있었군요...
명품을 만들 실력은 안되지만 소중한 나무 소중하게 쓰려고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물로만 쓰이는줄 알았는데 약재로도 쓰이는군요.
감사합니다~
죽엇지만
다시 영생을 얻았군요
다른 나무들에게도 영생을 줄까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