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25일,
무심코 베란다 창밖을 바라 보다가
따질듯한 자전거의 눈총과 부딪혔다
그래 그래 내 오늘은 기어코
장농처럼 움직일줄 몰랐던 무늬만 자전거였던 너를
현관밖으로 끌어내어 한바탕 신나게 놀아주겠어
남친도 모처럼 집안에서 뒹굴며 시체놀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내가 놓칠수야 없지
처음에는 정말 자신만만해서
세월교->에서 소양2교 까지 갔다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오자 마자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심술을 부리는데 겁먹고
목적지를 옥광산내 찜질방과 눈썰매장으로 바꿨다
남친은 앞에서,나는 뒤에서,서로 힘을 합해서
오르막길을 이겨내며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겨울바람을 이겨낼수 있는 땀이 온몸에 나기 시작했다
차창밖,아니 자전거를 타면서 지나치는 풍경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따뜻했다
오늘따라 하늘은 어항속 물처럼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나이 많아도 상관없다
나도 눈썰매 타고싶다
그러나
감정의 절제함을 당연하게 생각할 내나이 사십하고도 6
며칠만 지나면 일곱...............................
휴우~~
우리는 그냥....
눈썰매장 아저씨께 세월교로 나가는 길을 물어보고
아쉬운듯,미련을 뿌리며 발길을 돌렸다
조카들이라도 데려왔다면 몰라도
이 나이에...내가 참아준다 ㅎㅎ
그런데
옥광산 앞에서 길 하나만 건넜을 뿐인데
거기는 완전 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초록색이 가득하고 하얀눈이 쌓여져 있는
첩첩산중 두메산골이 나오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면
자전거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풍경 본적있지
반대로 우리는 산꼭대기 에서
스키 타듯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고 말하면 그림이 그려지려나....
여기서 부터는 자전거 폐달을 한번도 밟지않고
세월교 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다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목장도 보였고,그림처럼 예쁜 하얀집도 있었고
졸졸졸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수정처럼 맑고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산속의 나무들은
눈꽃처럼 하얀빛을 머금고 푸른 하늘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신나게~소리 소리 질러가며~~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세월교까지 도착하니까
강물위를 유랑하고 있던 햇살들도 길게 늘어서서
강물과 함께 환상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시작된 연인들은 당연히...여기가 유원지 인데
분위기 있는 카페 창가에 앉아서 차 한잔 마시면서 무드를 잡겠지만
우리는.....오래된 연인이라 그런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라면만 잔뜩 자전거 바구니에 싣고서 집으로 들어와
후루룩~~후루룩~~냠냠쩝쩝
맛있게 먹어대는 우리들의 머리위에는
여름바람이????불어닥치고 있었다 ㅎㅎ
첫댓글 늘상 지나다니며 보는 풍경이지만 음악과 함께 사진을 보니 정겨움이 더 해지는 느낌이 오며 감회가 또 새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