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행에 나서면 각종 생물들을 만납니다. 두꺼비.길냥이.숲속의 새들 놔먹이는 댕댕이...그중 가장 성가신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날파리들입니다. 이동중 내내 귓가에 맴돌며 왱왱 거리다 눈앞에 어른 거리며 심지어는 눈알에 몸을 던지기도 합니다. 저것들의 정체는 뭣인가? 왜 인간을 괴롭히는 걸까...이들을 차단하려고 얼굴 전체에 그물망을 쓴 이도 보았습니다. 여름 내내 괴롭힘 당하다 결국 비장의 무기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공포의 "전기 모기채" 나는 이 무기로 베란다에 몰려 드는 수천마리의 모기떼를 섬멸(?)한 전적도 있습니다. 독한 마음을 먹고 산행에 나섰습니다. 이 날도 여지없이 모긴지 난파린지 떼지어 덤벼듭니다. 걸으면서 계속 모기채를 휘둘렀나 놈들의 몸집이 워낙 작아서 모기망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정성껏 휘두르니 어느 순간 "딱"소리가 들립니다.'옳거니 요놈들!' 나는 약수터까지 계속 전기모기채를 휘두르며 나아갔습니다. 결국 내 귀에 들린 "딱"소리는 60여번 이상이었습니다. 하산길에는 지쳐서 그냥 허공에 모기채로 놈들을 쫓으며 내려 왔습니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놈들이 나에게 끼칠 해는 별로 없습니다.문득 부처님 질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 그깟 하찮은 벌레에 분기 탱천하여 살육을 자행하는 네놈 심보가 벌레와 무슨 차이가 있더냐! 일체중생개유불성이니라..." 담부터는 성질내지 말고 피하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