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째 초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양지바른 곳의 쌓였던 눈이 녹으며 대지는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채 조금씩 속살을 들어내고 있다
혹한의 엄동을 대견하게 견디어낸 나목들은 대지의 양분을 흡수하여
초록의 작고 싱그러운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나의 소중한 벗이 그토록 갈망하던 봄이 오고 있슴이다.
균섭...
유년시절 친척집에 얹혀살던 나는 존재의 초라함 으로 환경의 비루함으로
언제나 이방인 처럼 세상의 변두리에 서성거리고 있었다.
어느날...
거부할수 없는 "절대" 무력으로 부터 피신하여 강처럼 넓은 개천의(광한루앞요천수)
뚝방길에 막연히 서성 거리고 있을때 그는 곁으로 다가와 나의손을 끌어주었다.
홀어머니 슬하에 위로는 두분의 누이와 아래로 남동생. 다섯식구가
가난 하지만 화목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의 식탁은 언제나 양념이 덜된 김치와 깍지를 제거하지 않은 콩나물 무침과 국'
그것이 전부 였으나 다섯식구가 함께하는 식사는 내겐 언제나 "부러움" 이었다!
(언제나밝은녀석의모습에서빈란함을느낄수없었다)
어느날..(초등학교5학년여름방학쯤으로기억한다)
한여름의 된서리를 맞고 아득한 두려움에 떨고 있을때
녀석은 내게 다가와 꿀처럼 달콤한 제의를 해 왔다.
"너..인쇄소 에서 일 해보지 않을래?"
그렇게 시작된 녀석과의 인쇄소 생활은 방학이 끝나고
초등학교를 졸업 할때까지 계속되었다.
수업을 마치고 곧장 달려가 새벽까지 일을해야 했기에
여간한 고단함이 아니었으나
냉대와 멸시와 따돌림으로 부터 자유로워진 일상은
유년시절의 삶중 가장 평화로웠다!
*작년여름.
한창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7월말경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나야..균섭이.. 너네집에 가도 되냐?
더위에 지친걸까...? 그의 목소리는 더위에 녹아내린 엿가락 처럼 축 늘어진다!
삼십수년 만의 해후.
만나기로 한 속초 중학교 앞으로 나갔지만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앞 버스 정류장에는 할머니 한분과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대여서명의
아이들 그리고 깡마른 체격에 금새라도 바람에 날아가 버릴듯한 중년쯤의
사내가 버스를 기다리는듯 서성거리고 있었을뿐 그를 찿을수 없었다
다시 전화를걸어 그의 위치를 확인하고 지나쳐온 학교 앞으로 가본다.
여전히 그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후문쪽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나 싶어 전화를 걸려고 차를 세우는데
휘청거리듯 중년의 남자가 다가온다.
아...
동창카페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모습과는 너무도 상이한 모습에
인사를 건네는 것 조차 잊은채 그져 멍하니 바라만 볼수밖에 없었다
반가움 보다 왠지모를 서글픔이 밀려든다.
2박3일.
흉금을 털어놓은 긴 삶의 이야기들이 오갔고
"나 술끊고 담배끊고 정말 열심히 살아볼테니 자네가 좀 도와주게"
그의 어조는 너무도 절박하고 간절했다!
수십년만에 만난 벗에게 누구에게도 말 할수 없었던
할퀴고 상처받은 속내를 풀어놓는 그가 가슴 먹먹 하도록 애처롭다!
추석 6일전.
녀석 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추석지나고 가려는데..서울와서 짐좀 싣고가주면 안되겠나?"
처음 만났을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생기에 넘치는 음성이다.
이틀후.... (추석나흘전)....
문자멧세지 알림음과 함께 날아든 소식은....
아....
덪!
탐욕과, 칩착.원망과,분노와,반목. 그리고....."고립"
그는...너무도 정교하게 만들어진 덪에걸려 만신창이가 되버린채
세상 밖으로 던져져 버렸다.
아...
우리가 "우리들" 에게 조금만 더 다정 했더라면..
스스로 자신에게 조금만 더 다정 할수 있었더라면...
*살갖을 베일듯한 엄동이 지나고 이제 봄이오고 있다.
균섭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했었다
그러나 그는 오지 않았다.
난 지금 울고싶다!
조금만 더 빨리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아 주었더라면...
아.....너무나 가슴이 답답하다!
첫댓글 덫에 걸려 만신창이가 된 친구를 잃은 슬픔이 무척 크겠어요. 보고 싶어도 다시 볼수없기에 더 애절한지도 모르겠어요.
애태타님의 슬픔이 느껴집니다.
슬픔 보다는 답답한 맘 이지요...전..녀석에게 덫을 이길수 있는! 그럴수 없다면 피해갈수 있는 방법을 말 해주고 싶었슴니다! 제가아는 그친구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더없이 착한 놈 이었거든요! 한때 인쇄소를 운영해서 적지않은 수입을 올렸는데..어느날 남동생이 모든걸 챙겨 잠적했다 하더군요...그로부터 시작된 재혼한 아내와 갈등이 시작됬고 고부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사향세인 인쇄업을 그만두고 꽤 괜찬은 출판사에서 일하게 됬는데..그마져도 그리 오래지 않아 그만둘수 밖에 없게되었던것 같더군요! 내자와의 골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 했는데...
그때부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술과함께 했던듯 싶더이다...
작년 추석 삼일전.빈소를 찿았습지요...서울 쌍문동 s병원. 쌍문역에서 한...10분 거리쯤 되나?
전철 역에서 내려 세찬 빗줄기르 온몸으로 받으며 그곳을 찿아 갔는데..추석을 코앞에둔 탓인지 조문객이
아무도 없었지요...넘넘 마음이 아프더이다...근데 그보다 더 맘이 아픈건..그들(상주) 태도 였어요
그의 내자와 처형,그리구..내자와 함께 근무 한다는 한 사내! 그들의 표정에서 슬픔은 전혀 찿아볼수 없었거든요..
모든 법적 절차가(조사) 끝났다고 얘기 하더군요..아무튼 다시는 이런일이 없어야 하겠다 군요..
죽은사람이 제일 불쌍하지요. 좋은친구였기에 서로 어릴때처럼 의지가 되면서 오래도록 우정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얼마나 힘들게 손을 내밀었을까???
얼마나 힘들었겠슴니까? 34년만에 만난 친구에게 속내을 털어 내기란...
유년시절의 제겐 가장 소중한 친구였는데..자신의 삶이 편치않0음을
무어라 할수 업었겠지요...! 얼마전에 초등학교 모임에 다녀 왔습지요..
매우! 실망스런 답을 얻었을 뿐이구요...!
그들 중에는 균섭에 친,인척인 칭구들도 있었지요...
노예가 되어있는 그들을 보며...맘이 넘 아프더이다...!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슴 좋겠어요...
오늘 동창 아들의 결혼식에 갔다가 여태 놀다 이제야 왔답니다....이번 회장 맡은 친구는 긴 시간 너무나 힘든 시간을 겪고 동창회를 못나올 정도로 힘을 잃고 살다가 하는일이 추스려졌는지 부산에서 대구 동창회나 친구의 길사에 꼭 나와 회장이 되었지요....힘들때 마음이 많이 아팠기에 자주 얼굴 내밀어 그 친구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힘든 시간들을 잘 이겨 나가면 참 좋을텐데...
이방엔 존경하는 한 친구가 있습니다...
사이버 에서 만나 이토록 감동스런 친구를
가지게 됬다는것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싶슴니다.(종교는없지만
오십여년 가까이 살아 오면서 그 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본적이 없슴니다!
그의 배려가 절박한 삶을 이끌어 주었슴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구요...!!!
누가 나?
아름다운 친구는 개뿔.
애태타님 눈에 제가 그리 좋은 사람으로 기억이??
울집 시커먼스씬 제가 완전 마녀라는디 ㅎㅎㅎ
두분이 아는 사이었군요. 애태타님이 마녀님에게 그토록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마녀님이 부럽기도 하네요.^^
마녀님은 의리의 여자?
의리의 여자가 아니고 그냥 아는 친구입니다.
벌써 8년된 사이버 친구네요.
2005년도엔 지기님이 계시던 속초에서
벙개를 해 여러님들이 만났었지요.
아마도 애태타님이 속초에 가신 건 그때 가셔서 속초에 반 하신게 아닌가 합니다.
그때 전 딸아이와 옆집 친구와 그집 쌍둥이 딸들 데리고 여행겸
벙개에 참석했지요.그때 얼굴보았답니다.
사이버라도 이렇게 친구를 사귀게되네요.
마녀님? 의리 네 그렇지요...아주...큰 사람?! 남자로 태어 났다면
대장군쯤 됬을까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고행 이리라 여겨 지더군요...
과거와 현재가 혼합된 글속에 친구님의 글을 보노라면
가슴에서 쏴한 먼가가 일어납니다.
나 조차도 그 서글픈 현실을 살면서
누군가 또 아픔으로 다가오는 애태타님은
정이많은 사람이란거 제가 잘 알지요.
남의 아픔도 내 아픔으로 승화 할려고 하지 마시고
어여쁜 따님과(그집 딸은 안봤지만 친구를 보면 아마도 마음이 여리지 않을까..은빈양은
친구님이 봐서 잘 알겠고..몬 생기고 이기적이고 ㅎㅎ지금은 쌍커플 수술을 하여 개과천선?)
의 행복한 미래가 펼쳐지길...()
음...이런 생각 해봤어요.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아주 쬐금만 남기고 누군가에게 줘버려야 되겠다...
사회 단체에 기부를 할까...그런생각도 해봤지만 요새는 기부금 마져도
뒷구멍으로 쓱싹 하는 세상이라 믿을수 엄겠고...
해서 고민끝에 마녀님께 맞겨 버릴라 카는데...
받아 주실례나? 뭐..물론 당첨되고 나서지만..푸하하하하~
추억의사진 한장을 볼 때면 그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친구를 보며
기억저편을 더덤어 본다.
그친구는 이 세상에 없다 왜 인지는 모러지만...
애태타님의 친구분은 아파하며 손내밀었는데
혼연히 잡아 줄 손을 왜 놓았을까?
그 마음 알 것 도 같은데 아려온다 상처들이 할큄이.....
무릇 인간들이란 돈의 노예밖에 될 수 없음이 안타까울뿐.....
따뜻한 님의 심성이 글 속에서 묻어난다.
아마도 친구분은 님의 따스한 마음을 안고 갔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게도 손잡아 줄이가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며.....
님도 무거운 맘 내려 놓으시길 바라며 바람에 친구에 평안을 빌어주세요.
요즘도 그녀석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 해지는게 맘이 넘 안타까워요...
친구는 산길과 같다.
오가지 않으면 잡풀이 쌓여서 산길이 없어지듯이, 친구와의 정도 멀어질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같이 오랜시간 동거하면서 희노애락을 같이 했다면, 친구를 넘어서 형제의 정이 되겠지요.
늘...보고 싶었던 친구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