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갔다는 셈치고서 과제를 작성할 수도 있었지만 그곳에는 여러 가지 명상을 나에게 안겨줄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우선 과제내용부터 해결하기 위해 프린트를 꺼내 들고서 주의사항을 확인해 보았다.
"(가)와 비교하여 볼 때 인간다움에 대한 (나)의 견해에 어떤 의의와 한계가 있는지를 밝히시오"란 문구를 새삼 확인하였다.
신채호는 1908년 어떠한 취지를 가지고 읽어 내려갈 수록 이해하기 힘이든 하나의 논문을 작성하였을까.
무엇 때문에 대아(大我)와 소아(小我)에 대한 정의를 피력해 놓은 것일까.
우선, 인간다움이라는 주제를 놓고 보았을 때 제시문(나) 한가지로서는 그것을 밝혀내는데 무한한 부족함이 보였다.
나라가 위기에 처에 있으니 다같이 자기중심적 이기자세를 버리고 모두를 위한 민족적 자아를 체득하여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고 신채호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인간이 항상 바람직한 생각만 하여야 하고 모든 것을 자기중심에서 대타적자세로,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에 의해 올바르다고 여겨지는 선각자의 생각에 동참해야만 하는 것일까?
시대적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그의 인간관은 군집의 생활과 그들 무리의 존명(存命)을 위해 본능적으로 종족의 생식을 유지시켜 나가는 제시문(가)의 여러 금수(禽獸)들과의 확연한 구분 속에서 인간을 정의 내렸음을 파악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어찌 그러할 수만 있는가. 치열한 일제 치세와의 접전 속에서도 한민족구성원 각각은 자신을 위시한 그들의 가계(家計)를 이어나가야 했을 것이고 부득이하게도 선각자(先覺者)와 열사(烈士) 그리고 의사(義士)로 명명되어지는 자들에 의한 대세참여에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즉, 인간다움이란 바로 내적이며 외적인 미완성 그 자체이며 본능적 욕구를 가슴속 깊이 담아가는 존재인것이다.
인간이 완벽하여 모든 것에서 악(惡)을 멀리하고 선(善)을 취하였다면 왜 춘주전국시대의 사상가중 한 명인 순자와 같은 인물이 많은 관심을 받아왔겠는가?
인간다움이란 그리 철학적인 명제가 아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물려주며 재미를 취하는 모습이 인간다움이며..
조선비치호텔에 앉아서 잘 정돈된 식탁의 음식들을 담소와 함께 나누는 타인의 모습에서 왠지모를 소외감을 느끼며 자격지심(自激之心)을 가지는 것 또한 인간다움이며..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마음한구석의 텅빈 느낌을 느끼는 것 또한 인간다움이며..
나이 어린 동기들에게 회 한살 대접하지 못하는 연약한 주머니사정에 아쉬워하는 것 또한 인간다움이며..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채점단에게 좋은 인상과 좋은 점수로 비쳐지기를 바라는 것 또한 인간다움일 것이다.
즉, 인간다움이란 반복적인 사람간의 사회 생활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현상속에 있는 모든 것이며 지금 이 순간 단순한 생각과 동작을 영위하는 하나의 물체가 아닌, 사색(思索)과 더불어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생물의 행위를 뜻하는 것이라 감히 정의 내려본다.
첫댓글 조장님,,회 못사주는 걸 아쉬워 하셨어요,,ㅠ _ㅠ안그러셔도 돼요-ㅋ
얼핏~ㅋ 그것이 인간다움이니라..ㅎ
[4]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편으로 안타까워 보이고. 한편으론 동기애가 보이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3] 많이 생각하신듯 하군요. 수고하셨습니다^^
[3] 수고하셨습니다.
(3) 마음이 따뜻한 분이신것 같네요.. 좋은 의견에 ㄳ
[3] 그래 그런 인식이 일차적으로는 인간스러움의 조건인데 그것에서 좀 더 진일보하면 도덕성, 윤리성, 문화성의 근거를 찾아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