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데이터 공유, 더 나은 금리와 대출 조건의 시대 열리나
디지털 플랫폼이 전통 은행의 대출 시장 점유율을 압박하다
캐나다 은행업계의 느린 대응, 오픈뱅킹은 과연 언제 현실화될까
오픈뱅킹(Open Banking, 개방형 금융)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의 경쟁과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금융 정보를 다양한 금융기관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오픈뱅킹은 주로 모바일 앱이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가장 유리한 대출 금리를 찾고, 자금을 즉시 이동시켜 더 나은 금융 상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다.
현재 캐나다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주요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 5대 은행은 전체 은행 예금의 90%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 예금은 대출 자금의 주요 기반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오픈뱅킹은 이러한 구조를 흔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디지털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고수익 계좌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웰스심플(WealthSimple)과 EQ뱅크 같은 기업은 최대 3.75%의 이자를 제공하며, 전통 은행의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웰스심플은 지난해 대비 자산 규모를 거의 두 배로 늘려 5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러한 변화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가계 조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56%는 예금을 보유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디지털 금융 경쟁이 예금 시장을 잠식할 경우, 전통 은행은 대출 고객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픈뱅킹은 또한 대출 과정의 효율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단한 질문에 답변한 후 금융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60초 이내에 대출 자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 데이터의 실시간 연결은 대출 사기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대출 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서 오픈뱅킹의 도입은 지연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분석가 미헬릭씨는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의 오픈뱅킹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최소 3~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의 은행업계가 변화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픈뱅킹은 결국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금융 기관 간 경쟁을 촉진하는 오픈뱅킹의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