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성전 되게 하는가
열왕기상 9:1~9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을 건축하는 데 든 시간은 총 이십 년이었습니다. 그가 왕이 된 지 4년 둘째 달에 성전 건축을 시작하여 7년이 걸리고 왕궁 건축이 13년을 들여서 완공하였습니다. 국력을 들여서 온 백성이 거의 다 참여하여서 이 장대한 건축을 이루었습니다. 선대 다윗 왕 때부터 준비하여 이렇게 여호와의 집을 지어 올린 것은 다윗과 솔로몬의 신앙의 절정이 담겨 있는 것임은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성전과 왕궁을 다 짓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 과거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에서 일천 번제를 드릴 때에 꿈속에 나타나신 후에 20년이 지난 후에 친히 나타나셨으니, 솔로몬에게 크나큰 복을 주신다는 약속을 베풀어야 어울렸을 것입니다. 성전을 짓는 데 그토록 심혈을 기울인 솔로몬 왕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헌신이 심히 아름답고 많은 희생이 바쳐졌기 때문입니다. 성전에 하나님께서 항상 눈길을 두고 계시겠다고 말씀하시고 법도에 순종하면 왕위가 계속 이어질 것이겠다는 선한 약속을 베풀어주셨지만 주된 논조는 경고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만약 그와 그 백성들과 그 후손들이 율법을 지키지 않고 다른 신을 섬기면 그 백성들을 그 땅에서 끊어버릴 것이고 그 정성스럽게 세운 성전이라도 던져버리고, 아무리 높게 지었을지라도 다 깨뜨려버려서 모든 민족들의 조롱거리와 놀람거리가 되게 하실 것이라는 심판 예고에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성전을 짓느라고 그 모진 수고를 하였고 많은 헌신을 한 솔로몬과 이스라엘 백성들 입장에서 칭찬을 기대하였을텐데, 하나님께서 베푸신 말씀은 많이 섭섭하고 냉철하신 말씀같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정실 부인으로 애굽 여인을 얻었고 그의 뒤를 이은 아들 르호보암도 그가 암몬 여인 나아마를 통하여 낳은 아들인데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기 1년 내지 2년 전에 낳은 아들이니,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하기를 이방 여인을 아내로 얻지 말라는 한 명령을 처음부터 어긴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후에도 성전을 짓는 중에도 계속하여 이방 여인을 얻었던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하나님은 솔로몬의 신앙심이 서서히 무너질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솔로몬 성전이 화려하게 지어졌고 그 성전 높이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무너지게 될 것이고 이방 민족의 속담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오랜 기간 장대하고 아름답게 지어진 성전을 그 성전을 완공한 당사자에게 직접 만약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고 다른 신을 섬기면 반드시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하신 까닭은 성전의 본질이 그 건물의 크기와 그 아름다움에 있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대한 순종과 충성된 믿음과 헌신에 있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헤롯 대왕이 짓기 시작하여 46년을 넘게 지어온 그 성전을 두고 그의 제자들이 그 아름다운 돌과 헌물로 꾸민 것을 말해드리자, 예수님께서
“너희 보는 이것들이 날이 이르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누가복음 21:6)
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도 솔로몬 왕 때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동일한 취지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무서운 경고대로 솔로몬 성전은 그 후에 400년 후에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 때에 흔적만 남기고 무너졌고, 헤롯 성전은 70년 동안 지어서 완공된 지 약 2년 후 주후 70년에 로마 장군 디도가 이끄는 로마 군대에 의하여 완전히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져 이천 년을 넘어왔던 것입니다.
이렇듯 성전의 본질이 외적인 것에 있지 않고 하나님 백성의 내면과 그 신앙에 달려 있었기에 일찍이 나라가 바벨론에 멸망당할 위기 때에 사역하였던 예레미야 선지자가 동시대의 유대 백성들에게 성전 앞에 서서 이것은 여호와의 성전이 아니라고 외친 바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7:1 이하의 말씀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여호와께로부터 예레미야에게 말씀이 임하니라 이르시되 너는 여호와의 집 문에 서서 이 말을 선포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 예배하러 이 문으로 들어가는 유다 사람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 길과 행위가 바르게 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로 이곳에 살게 하리라 너히는 이것이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 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정의를 행하며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아니하며 무죄한 자의 피를 이곳에 흘리지 아니하며 다른 신들 뒤를 따라 화를 자초하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살게 하리니 곧 너희 조상에게 영원무궁토록 준 땅에니라 보라 너희가 무익한 거짓말을 의존하는도다 너희가 도둑질하며 살인하며 간음하며 거짓 맹세하며 바알에게 분향하며 너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따르면서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에 들어와서 내 앞에 서서 말하기를 우리는 구원을 얻었나이다 하느냐 이는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려 함이로다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이 너희 눈에는 도둑의 소굴로 보이느냐 보라 나 곧 내가 그것을 보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가 내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둔 처소 실로에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악에 대하여 내가 어떻게 행하였는지를 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제 너희가 그 모든 일을 행하였으며 내가 너희에게 말하되 새벽부터 부지런히 말하여도 듣지 아니하였고 너희를 불러도 대답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실로에 행함같이 너희가 신뢰하는바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 곧 너희와 너희 조상들에게 준 이곳에 행하겠고 내가 너희 모든 형제 곧 에브라임 온 자손을 쫓아낸 것같이 내 앞에서 너희를 쫓아내리라 하셨다 할지니라”(예레미야 7:1~15)
이 모든 말씀들이 한결같이 일관되게 가르쳐주는 바는 성전이 아무리 멋지고 화려하고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 예식이 아무리 장중하게 거행된다 하여도 하나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바 율법과 교훈들을 지키지 아니하고 하나님과 겸하여 우상과 잡신을 섬기며 공의와 공법과 인자를 따라 행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성전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실로의 법궤 모신 데가 파괴되었고 예루살렘 성전이 한 번만 아니라 예수님 당시에도 또 다시 파괴되었던 바가 그러한 하나님의 말씀들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외적인 예배당을 화려하고 크고 높고 값비싼 것으로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백성 된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성전으로서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으로 지어져가는 내적 성전 건축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명심합시다. 베드로전서 2:4 이하에서 이르기를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너희도 산 돌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고 하였습니다. 에베소서 2:20~22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고 동일한 취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나 사도 바울도 동일하게 진정한 성전은 성령 안에서 믿음으로 주님과 붙어 있으며 주님의 모든 교훈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고자 몸부림을 칠 때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으로 아름답게 지어져가는 성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곧 참 성전이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말씀 곧 솔로몬에게 하신 말씀과 구약의 선지자들에게 하신 말씀과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신 말씀과 사도들이 편지로 하신 말씀이 일관되게 가르치는 바이니, 보이는 건물로서의 성전이 성전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의 거룩하게 드려진 몸과 마음과 삶이 곧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 교훈들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진정한 우리의 내적 성전을 평생에 정성들여 잘 건축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우리의 몸된 성전에 보좌에 앉으시고 성령으로 다스리고 우리의 삶의 예배를 통하여 온전히 영광을 받으시는 남은 생애가 되기를 늘 힘쓰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