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어떻게 율법을 완성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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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가해 연중 6주일/집회 15,15-20; 1코린 2,6-10; 마태 5,17-37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5,17) 하시며 구약의 율법을 완성하십니다. 율법은 사랑이요 하느님의 뜻입니다. 따라서 율법을 완성한다는 것은 의무감을 채우는 것이 아니고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찍는 마침표도 아닙니다. 율법의 완성은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오늘의 말씀들은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고 그 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길을 알려줍니다. 율법을 완성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선택하고 그분의 계명을 충실히 살기를 원해야 합니다(집회 15,15-17). 하느님의 은총은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내가 원하지 않고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결실을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을 따르려면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1코린 2,7)를 추구해야 합니다. 율법은 세상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현세의 것들을 추구하고 획득하려고 몸부림을 쳐다 다 헛수고일 뿐이지요.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하느님의 계명을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마태 5,19). 율법을 완성은 말과 행동의 일치로 이루어집니다. 말로는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말이 진실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담고 있다는 것은 행동으로만 증명됩니다. 살아있는 행동이 절실한 때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겉으로 보기에 그럴싸한 신앙생활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십니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하느님의 계명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모든 선과 영원한 행복을 주고자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나의 모든 것을 통째로 원하십니다.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말씀을 철저히 실행하지 않고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고, 율법은 껍질만 남아 멍에가 되어 나를 구속할 것입니다.
율법의 완성은 ‘더’를 사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5,20) 최소한의 의무 이행에 머물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라는 말씀이지요. 살인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성을 내거나 형제에게 멍청이라고 하지 말 것이며, 나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사람과 서둘러 화해해야 합니다.
간음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지 말고, 거짓 맹세를 하지 않는 데서 더 나아가 아예 맹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면, 인간의 존엄을 거스르는 일체의 것을 거부함과 동시에 영적인 민감성과 섬세함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고 생색내거나 자랑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말씀들은 율법을 완성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우리를 재촉합니다. 참 율법은 하느님의 사랑이자 예수님 자신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하며 예수님과 일치하여 하느님의 뜻을 더 온전히 살아내고 사랑의 율법을 완성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사랑과 의로운 행동으로 율법을 완성할 때 하느님 나라가 실현될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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