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재료 공백' 장세 계속...英 애플 항소기각에 삼성電 불확실성 감소
추세상승을 전망하기 어려운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한 달간 매도 행진을 이어왔던 투신권의 환매 진정에 소폭 반등하며 1943.84에 마감했다.
연기금이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투신권도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외국인 매도가 발목을 잡았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해 갈수록 외국인 매도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 외국인은 약 3500억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등락이 심한 장세 속에서 탄탄한 실적에 경기방어적 성격을 지닌 '방탄주(방어+탄탄)'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22~26일)는 21일 스페인 지방선거와 함께 시작된다. 24일에는 미국의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으나 지난달 3차 양적완화 발표로 특별히 기대감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 23일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출시와 더불어 25일 애플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26일에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넷째주 증시는 재료공백 국면에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여건 개선 여부와 기업실적 방향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애플 실적 발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출시··애플 수혜주 웃을까=23일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된다. 이어 25일에는 애플의 분기 실적발표가 뒤따를 예정이다.
애플은 10인치 태블릿PC 시장을 60% 이상 장악하고 있다. 애플은 7인치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바꿔 아이패드 미니로 삼성, 구글, 아마존이 경쟁하고 있는 7인치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은 약 200~300달러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곽 팀장은 "국내 IT주들은 애플 신제품 효과로 인한 수혜가 기대된다"며 "다음 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삼성전기, LG전자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최근 상향조정 중이므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애플 관련주로는 LG디스플레이 (29,350원 250 -0.8%), SK하이닉스 (23,300원 250 -1.1%), LG이노텍 (79,700원 1300 -1.6%), 실리콘웍스 (27,900원 900 -3.1%), 이라이콤 (16,050원 500 3.2%), 인터플렉스 (63,900원 4100 6.9%)가 꼽히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1,302,000원 35000 -2.6%)는 영국 런던 항소법원이 갤럭시탭의 디자인 특허 판결에 대한 애플의 항소를 기각함에 따라 소송 불확실성을 줄이게 됐다.
이번 판결로 애플은 7일 이내 유럽 주요 홈페이지와 영국 일간지에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설명과 광고를 한 달 동안 실어야 한다. 또 20만 파운드에 이르는 소송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에 이어 영국에서도 특허 비침해 판결이 나오며 삼성전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향후 독일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허 소송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 스페인의 변화 가능성 '주목'=21일 스페인 지방선거가 끝나면 정치적 이유로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을 미뤘던 스페인의 명분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구제금융 신청을 전제로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하기도 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스페인 지방선거 이후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재개되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매는 매수 보다는 매도가 유력하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시장 외국인 매매동향의 관계를 분석하면 1100원을 기존으로 1100원 아래에서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원화가치 상승 여력이 남아있어 아직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이다"고 분석했다.
◇미국 3분기 GDP 발표, 기대감 유효=23~24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는 QE3 효과와 정책 연속성에 대한 신뢰감이 재차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6일 발표될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8%이나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김 팀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과 더불어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소비심리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민간소비와 주거용 투자 증가로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7~8월 수출 악화로 2% 초반대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