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호선 각 역의 역명 후보들이 발표되면서 지하철 역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객관성과 공정성 같은 것 뿐만 아니라... 특히 각종 이익집단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역명들 - 예를 들어 대학이름 - 에 특히 더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익집단 간 진흙탕 싸움에 얼씨구나 하고 뛰어들어 불살라 보는 것이 재미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보다는 시민들에게 시급한 다른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역시 필요하며 보다 생산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한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하철 역명이 있어 의견을 적어봅니다.
2호선 뚝섬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 역이 그것인데, 두 역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위치에 입지한 역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2004년 10월 27일 조선일보 보도 - 지하철역명 쌍둥이는 괴로워) 특히 구 뚝섬 경마장 부지에 '서울숲'이 들어서면서 외지에서의 방문이 증가. 두 역간 혼선을 빚는 사람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뚝섬유원지역의 경우 아예 역 내 곳곳에 '서울숲으로 가시려면 2호선 뚝섬역으로 갈 것'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붙어있는 상황입니다.
본래 이 역의 공사당시 역명은 '자양역'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뚝섬유원지'라는 애매모호한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역시 지명에 관한 문제제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역 이름은 '자양'역이지만 실제 역사는 노유2동 관내에 위치하고 있어 혼선이 빚어졌을 것입니다. 지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노유2동(구 성수동 일부)과 자양3동이 파란색 선을 기준으로 구분되는데, 두 행정동을 주도로선이 아닌 골목길 기준의 대각선으로 구분되다 보니, 뚝섬유원지역이 위치한 구석 쪽만 또 노유동 관내가 되는 그런 모양새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1970년대 구획정리사업 이전 도로망과 이후의 도로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30년 전까지만 해도 푸른색 선이 주도로)
노유동 입장에서는 한구석 모서리이긴 하지만 엄연히 노유동 관내에 있는 지하철역에 남의 동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뚝섬유원지'라는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적인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러니까 2008년 1월 1일 기준으로 서울시 행정동 통합정책에 따라 노유동 주민 90% 이상의 찬성으로 '노유1동','노유2동'을 통합하여 '자양4동'으로 변경하고, 현재 간선도로망 대비 들쭉날쭉인 구획선을 직선으로 재조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도 붉은 선) 이에 따라 의도된 것은 아니겠지만 자연스럽게 뚝섬유원지역의 행정구역 경계상 문제도 사실상 해소된 셈이 되었습니다. 역을 끼고 있는 양측 모두 '자양동'으로 합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현 뚝섬유원지역을 공사역명이었던 '자양'역 또는 '자양(뚝섬유원지)'역으로 되돌리는 데 있어 큰 무리는 없게 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차제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면 뚝섬역 및 서울숲 이용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하여 두 역의 역명변경을 추진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생각해본 대안은
2호선 뚝섬 역 -> 2호선 뚝섬역 또는 2호선 뚝섬(서울숲)역
7호선 뚝섬유원지역 -> 7호선 자양(뚝섬유원지)역
다만 문제점은 역명 변경에 따르는 비용대비 효옹성의 문제. 이웃한 서울숲 및 뚝섬재개발 사업으로 '뚝섬'이라는 지명이 소위 뜨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뚝섬' 관련지명 존치를 원할 수도 있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 문제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카페나 게시판을 보면 그러한 움직임도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첫댓글 잠깐...분당선 K211번역이 서울숲 부근을 통과한다는 것을 잊고 계신건 아니겠죠? 서울숲이 그쪽으로 붙는다면 몰라도 여기에 붙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서울숲은 K211(분당선 연장)이 서울숲 입구 바로 앞에 짓고있기 때문에 K211이 서울숲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행정동은 통합해도 법정동은 그대로 아닌가요?
법정동명과 행정동명이 다른 것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같게 해야 헷갈리는 일이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다른 이유가 있겠지만은요)
뚝섬유원지역이 있는 노유동은 원래 성동-광진이 분구된 1995년이전엔 성수동2가동에 속했습니다. 그런데 성수동이름을 쓰기가 나쁘다보니 임시로 인근 동의 이름을 따서 자양역이 되었는데 광진구가 신설되면서 동2로로 구를 분할하다보니 성수2가 일부가 노유동으로 독립하게 된 셈인데, 이처럼 복잡한 지명역사가 있어 뚝섬유원지로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계속 유지하거나 법정동명을 따라 '노유'역으로 바꾸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행정동 개편으로 노유1, 2동이 자양4동으로 바뀌어 노유역으로 바꾸는 것은 곤란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