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떡밥 중 하나지만 아직도 이에 대해 어떤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학벌일텐데, 이것은 학벌이란 것 자체가 여러가지 복합적인 성격을 띄고 있어서 생기는 일이라고 봅니다. 일단은 그 성격부터 규명해보는게 필요하겠죠.
일단, 학벌과 학력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합니다. 이를테면 인서울을 나왔건, 흔히 말하는 지잡대를 나왔건, 양쪽 모두 대학이라는 동급의 교육기관인 이상은 학력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학벌의 문제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대학이라도 다 같은 대학이 아니라는게 바로 이것이겠지요. 조금 극단적인 예이지만 DC 4년제 대학 갤러리 등에서는 아예 인서울 대학교들의 계급순(…)까지 정리되어있습니다.
학벌이 오늘날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게 일종의 유리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천장에 제한이 붙는다는건 같단히 말해 가능성을 제한한다는거고, 보다 많은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 천장에 가로막혀 이를 포기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는 거지요. 더군다나 이런 천장을 역전할 방법은 사실상 전무한데, 직장에 다니던 사람이 학벌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예 대학을 다시 다녀야 한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점 때문입니다. 물론 굳이 방법이 없는건 아니고 대학원을 간다거나, 정히 안되면 6개월짜리 특수대학원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또 다른 문제는 학벌로 인해서 청소년들의 정체성이 왜곡되며 다양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가 애들에게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그럴 시간 있으면 공부해라'라는거지요. 여기서 말하는 공부라는 것은 어른들을 대상으로 쓰이는게 아니라 보통 아직 학생인 경우 - 특히 수능을 치기 전 - 위주로 사용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건 어른들은 이미 공부를 해도 소용이 없으니까 논외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청소년들의 덕목을 이른바 특정한 방향으로만 묶어내는 효과가 있음 또한 사실이지요. 간단히 말해서 저 '공부해라'라는 말이 사용되는건 정말 애들이 공부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도록 닥치게-_-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왜곡의 형태를 명확하게 보여주지요.
한편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어느정도 나이가 된 사람들에게도 학벌은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흔히 말하는 인서울.. 그 중에서도 가장 좋다는 서울대 등의 대학을 나온 사람에 비해서 반대로 전문대나 혹은 지방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상당한 트라우마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아까 위에서 말한 유리천장의 문제가 조금 더 실질적인 문제라면 이건 내재적인 문제에 가깝겠죠. 이러한 내재적인 문제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효과를 내는지를 계측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겠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문제고 이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에 더한 문제로, 학벌이라는 것은 대학의 발전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약간 부연이 필요할텐데.. 이른바 학벌 사회가 가능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수준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미 될(…) 애들을 뽑아간다는 거지요.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위에 있는 대학은 상위에 있는 대학을 따라잡을 방도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학벌은 대학교 본연의 목적인 학문의 추구와는 다른 문제라는 점도 주목해봐야겠지요. 이를테면 연세대나 고려대가 서울대보다 더 많은 논문과 학문적 성과를 냈다고 해도 그것을 신경쓰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학문적 성과의 문제가 애초에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학벌에 대해 여러가지 찬반양론이 존재하는 것은 다른 논점들이 혼합된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학벌문제에 대해 다룬 글 중에, 이 글을 한번 읽어보면 질문자의 시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학벌은 경제 기반 또는 인맥이 없는 사람이 노력으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학벌은 일종의 과거시험이라는 말이 되는거지요. 이러한 시점은 엄밀한 의미로는 틀린 시점이 아닙니다. 어쨌건 대학에서 집안을 보지는 않지요. 다만 최소한의 경제력도 없는 쪽과 있는 쪽의 교육기회 차이가 상당함은 지적할 만한 사항입니다. 또 조금 더 노골적인 시점으로는 이런게 있습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갈 수 있다."라거나, 혹은 "공교육만 잘해도 수능 만점 맞을 수 있다."라는 겁니다. 그러나 수험생 60만 중에 흔히 말하는 최상위 대학에 갈 수 있는 인원은 약 2%정도 입니다. 이런 경우 공교육만 잘하면 누구나 갈 수 있다라는건 허구가 아닐 수 없겠지요.
더군다나 입시 위주의 교육은 공교육의 기본 목적 - 즉,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교육' - 을 상당히 어그러뜨리는 면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갈 만한 사안이겠지만, 오늘날 한국의 대학 진학율은 84%에 이르고 대학 나오지 못하면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라기보다 당연하다 싶을 만큼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여유가 있는 집은 자녀교육비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거고요. 흔히 좋은 예시로 드는 유럽국가들의 경우엔 대학까지도 기회균등을 더욱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지요.
그러나 이 모든 문제점 이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학벌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막연하다는 점입니다. 학벌은 상식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편견이라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이를테면 한국 대통령의 상당수는 흔히 말하는 학벌에서 상당히 벗어나있고,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가 가장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또한 아래의 통계를 보지 않을 수가 없지요.
출신 학교별 장, 차관급 고위공직자(『월간 신동아』2003년 4, 5월호)
순위
1
2
3
4
5
출신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영남대
동아대, 육군사관학교, 이화여대, 한국외대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부산대 성균관대, 전남대, 전북대
인원
43
4
각 3
각 2
각 1
비율
62.3
5.8
각 4.3
각 2.9
각 1.4
이처럼 노무현 정권 시절에조차 서울대의 위치가 독보적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러한 학벌 사회에서의 이단아라는 점이 이것을 가리는 효과를 내버리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또한 이 통계를 보고 학벌을 지적하기에도 그 자체만으론 무리가 있는게, '어디까지가 학벌'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학벌차별은 있다고 말하기엔 애매하지만 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그리고 학벌 위주의 실력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학벌로 인해서 차별을 받은 건가? 인사 담당자는 어디까지 학벌을 보는가? 보수적 관료사회에서 얼마나 학벌을 추구하는가? 이런 문제들은 답하기 매우 애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행정부처 뿐 아니라 법조계나 기업, 기타 여러 사회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적인 통계는 흔히 말하는 학벌의 우세성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법조계에서는 두말할 거 없을 만큼 강력합니다. 그럼에도 이것이 대학을 보고 사람을 뽑아서 그런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국가고시의 통계가 이를 가장 잘 드러낼텐데요, 국가고시에서는 당연하게도 학벌을 볼 소지가 매우 적습니다만(특히 1~2차 시험에서는 아예 출신자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채점합니다) 이러한 국가고시에서조차 서울대의 독점적 성향은 명확히 드러납니다. 학벌이 실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증거일수도 있겠죠.
위에서 말한 학벌은 노력이다 라는 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문제인게, 대체적인 통계는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높은 상류층의 부의 세습화 경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노력해서 들어갔다'라는 사례가 미담으로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이 이러한 세습적 경향을 가리우고 있지요. 이러한 상황들은 학벌이라는 문제를 안개처럼 뒤로 흘려버립니다. 있는거도 아니고 없는거도 아니고 (…)
첫댓글조선시대 과거제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조선시대 과거제는 초기에는 능력있는 인재를 두루 등용한다는 원칙적 목표를 상당히 달성했으나, 중기 이후부터는 문벌로 인정받은 집안의 자제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하는 '통과의례'가 되어버렸죠. 우리와 비슷한 과거제를 실시한 중국에서는 한 씨족에서 과거급제자를 10명 이상 낸 경우가 드문데, 조선에서는 안동김씨, 풍양조씨, 전주이씨 등 명성이 자자한(...) 씨족에서는 과거급제자를 수십명 냈죠.
물론 가난한 선비가 왕의 암행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줘서 특별시로 합격했다더라 하는 미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례 일부가 조선 과거제의 문제를 덮어주지는 않죠. 지금의 수능도 비슷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생의 출신지역을 보면 다른지역보다 서울출신의 비율이 높고, 서울출신중에서도 소위 부촌이라는 일부 지역 출신이 전체 서울출신중에서 절반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2002년에도 이런 상태였는데 지금은 더하겠죠. 성급한 판단일지는 모르나, 저는 현재의 학벌은 소위 있는집안의 자제들이 사회적으로도 무리없이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제와 마찬가지로요
참고로 꼭 과외 떡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강남지역에 사교육이 발달한 건 사실이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자녀의 학력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엄밀히 말한다면 부모의 학력이 높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것이고 부모의 학력이 높기 때문에 자녀의 학력이 높은 것이죠. 부모의 학력은 낮은데 소득이 높다면 자녀의 수학능력점수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죠. 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교육법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겠죠. 유전요인도 물론 무시할 수 없겠지만요.
학벌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있어서 진입장벽을 만든다는게 문제가 될 수 있죠. 어찌보면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같은 것도 이러한 진입장벽을 통해 관료를 양성하는 것인데 역시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애초부터 정해진 시험에 붙지 못하면 법관이나 관료가 될 기회를 아예 박탈하는 거니깐요. 실력에 따른 차등을 두는 것에서도 학벌이나 기타 프리미엄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고 더군다나 아예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라고 봐야겠죠. 학벌은 물론이고 사회 여러부문에 있어서 이러한 장벽을 없애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학벌의 유전은 현대로 올수록 확실히 심각해지는 추세죠. 부모의 재력과 학력이 자녀의 학벌에 주는 영향이 상당하니깐요. 일례로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강북에 사는 학생이 서울대를 진학할 확률은 강남에 비해 1/10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으니깐요. 심하게 말한다면 애초에 강북에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공의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할 수 있죠. 부모가 돈이 많고 학력이 높다고 해서 자녀의 학력이 높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부모가 돈이 없고 학력이 낮다면 자녀의 학력이 높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거죠. 실제로 부모의 재력,학력과 자녀의 수학능력점수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논문을 보면 그 정도가 정말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죠
학벌의 문제는 그것 때문에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공부합니다. 아이들을 그만큼 공부시키기 위해서 부모들도 밤 늦게까지 일하지요. 그런데 정작 그 상황에서 누가 행복한가요? 그저 발버둥치는것 뿐이죠. 하지만 그 상황에서 부모들은 돈에 민감할수밖에 없고 또 다른 사회문제에 신경 쓸 여력도 없죠. 그저 우리가족만 무사히 내 자식은 좋게 사는게 부모들의 희망인 거죠. 우리 사회게 병든게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글쎄요.. 학벌이 문제라기보다는 인성교육의 실패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명문대학이라고 불리는 학교들은 당연히 공부잘하는 학생들을 뽑는건 당연할 겁니다.. 회사나 다른 조직을 보더라도 경쟁심리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심리니까요.. 그리고 명문대라는 곳에 붙으면 그만큼 심리적 우월감이 생기고 성취감이 생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성교육이지요.. 명문대에 합격하면 집단적으로 세뇌같은게 실시됩니다.. 예를 들면 너는 엘리트다.. 선배들은 너를 이끌 의무가 있고 너도 네 후배들을 이끌 의무가 있다..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학벌때문에 고위직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그 후배들을 다시 이끌어주게되니 순환작용같은 겁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를 해결하는게 아니고 의식자체에 개선이 이루어져야 겠지요.. 명문대에 들어갔다고 다 공부 잘하는것은 아니다.. 너는 너고 후배는 후배고 선배는 선배다.. 이런 개인주의적 사상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첫댓글 조선시대 과거제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조선시대 과거제는 초기에는 능력있는 인재를 두루 등용한다는 원칙적 목표를 상당히 달성했으나, 중기 이후부터는 문벌로 인정받은 집안의 자제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하는 '통과의례'가 되어버렸죠. 우리와 비슷한 과거제를 실시한 중국에서는 한 씨족에서 과거급제자를 10명 이상 낸 경우가 드문데, 조선에서는 안동김씨, 풍양조씨, 전주이씨 등 명성이 자자한(...) 씨족에서는 과거급제자를 수십명 냈죠.
물론 가난한 선비가 왕의 암행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줘서 특별시로 합격했다더라 하는 미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례 일부가 조선 과거제의 문제를 덮어주지는 않죠. 지금의 수능도 비슷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생의 출신지역을 보면 다른지역보다 서울출신의 비율이 높고, 서울출신중에서도 소위 부촌이라는 일부 지역 출신이 전체 서울출신중에서 절반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2002년에도 이런 상태였는데 지금은 더하겠죠. 성급한 판단일지는 모르나, 저는 현재의 학벌은 소위 있는집안의 자제들이 사회적으로도 무리없이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제와 마찬가지로요
있는 집안 자제들이 갖추어야할 기본 덕목이 되어가는듯... 수단이기보다는... 그러기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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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꼭 과외 떡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강남지역에 사교육이 발달한 건 사실이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자녀의 학력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엄밀히 말한다면 부모의 학력이 높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것이고 부모의 학력이 높기 때문에 자녀의 학력이 높은 것이죠. 부모의 학력은 낮은데 소득이 높다면 자녀의 수학능력점수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죠. 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교육법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겠죠. 유전요인도 물론 무시할 수 없겠지만요.
학벌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있어서 진입장벽을 만든다는게 문제가 될 수 있죠. 어찌보면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같은 것도 이러한 진입장벽을 통해 관료를 양성하는 것인데 역시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애초부터 정해진 시험에 붙지 못하면 법관이나 관료가 될 기회를 아예 박탈하는 거니깐요. 실력에 따른 차등을 두는 것에서도 학벌이나 기타 프리미엄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고 더군다나 아예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라고 봐야겠죠. 학벌은 물론이고 사회 여러부문에 있어서 이러한 장벽을 없애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학벌의 유전은 현대로 올수록 확실히 심각해지는 추세죠. 부모의 재력과 학력이 자녀의 학벌에 주는 영향이 상당하니깐요. 일례로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강북에 사는 학생이 서울대를 진학할 확률은 강남에 비해 1/10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으니깐요. 심하게 말한다면 애초에 강북에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공의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할 수 있죠. 부모가 돈이 많고 학력이 높다고 해서 자녀의 학력이 높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부모가 돈이 없고 학력이 낮다면 자녀의 학력이 높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거죠. 실제로 부모의 재력,학력과 자녀의 수학능력점수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논문을 보면 그 정도가 정말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죠
학벌의 문제는 그것 때문에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공부합니다. 아이들을 그만큼 공부시키기 위해서 부모들도 밤 늦게까지 일하지요. 그런데 정작 그 상황에서 누가 행복한가요? 그저 발버둥치는것 뿐이죠. 하지만 그 상황에서 부모들은 돈에 민감할수밖에 없고 또 다른 사회문제에 신경 쓸 여력도 없죠. 그저 우리가족만 무사히 내 자식은 좋게 사는게 부모들의 희망인 거죠. 우리 사회게 병든게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저는 선발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기회균등을 만들어 줄 수 없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실력에 차등을 두고 뽑는데 여기서 기타 프리미엄들을 고려하게 된다면, 이는 자칫 역차별이 될수도 있겠지요.
글쎄요.. 학벌이 문제라기보다는 인성교육의 실패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명문대학이라고 불리는 학교들은 당연히 공부잘하는 학생들을 뽑는건 당연할 겁니다.. 회사나 다른 조직을 보더라도 경쟁심리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심리니까요.. 그리고 명문대라는 곳에 붙으면 그만큼 심리적 우월감이 생기고 성취감이 생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성교육이지요.. 명문대에 합격하면 집단적으로 세뇌같은게 실시됩니다.. 예를 들면 너는 엘리트다.. 선배들은 너를 이끌 의무가 있고 너도 네 후배들을 이끌 의무가 있다..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학벌때문에 고위직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그 후배들을 다시 이끌어주게되니 순환작용같은 겁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를 해결하는게 아니고 의식자체에 개선이 이루어져야 겠지요.. 명문대에 들어갔다고 다 공부 잘하는것은 아니다.. 너는 너고 후배는 후배고 선배는 선배다.. 이런 개인주의적 사상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