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그동안의 사진을 모두 카페에 올리고 일기도 쓰느라고 늦게 자리에 누웠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잠이 오지 않을 줄 알고 주일에는 종일 잘 먹지도 않게 하시고 누워 있게 하시고 미리 푹 쉬게 해주셨나 보다라고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다.
잠이 오지 않으니 여러 가지 내 생각들이 꼬리를 물게 되고 내 생각은 사망이라는 생각으로 기도도 하며 애쓰다가 밤을 꼬박 새우다. 새벽 3시30분에 사모님이 올라오셔서 모두를 깨우고 짐을 싣고 4시 5분전에 출발하다. 모두 피곤해서 잠을 자는데 사모님이 아들과 남편 사이에서 잠을 곤하게 자는 모습이 너무 안 됐고 아들이 팔베개를 해드리다. 사모님은 뒤에서 잘 보이게 하려고 머리받침을 빼어서 머리가 불편하다.
운전하시는 목사님이 모두 잠을 자면 얼마나 피곤하실까 생각하고 나와 이 장로님이 여러 가지를 물으며 이야기를 많이 하다. 2번 국도를 타고 가는데 아직 고속도로는 없고, 2번째로 만든 것으로 브라질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인데 1차선이라 혼잡하고 앞차가 천천히 가면 뒤차가 추월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으므로 참으로 위험하고 파라과이의 국력을 알아볼 만하다.
교통의 중심이라는 오비에도(대전 같은 곳)를 지나가면서 찌빠(파라과이의 도너츠)를 꼬시도(숯+약초(찌르바)+설탕가루로 혼합한 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파라과이 모든 운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고 한다.
카구아스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과거 한국인들이 농업이민을 왔다가 모두 도시로 떠난 곳이라고 한다. 국경근처로 가면서 깜뽀 누에베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분위가 아주 달라진다. 캐나다, 러시아, 미국, 독일 등에 흩어져 살던 메노니파(알메니안 계통)라는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서 사방에서 몰려와서 한국의 신앙촌과 같은 공동체를 이루었던 곳이라고 한다. 분위기가 단정하고 깨끗해 보인다. 더 가면서 깜뽀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일본 안식교인들이 이민을 와서 학교를 세우고 농업을 해서 지금도 그 사람들의 후손이 남아 있다고 한다.
파라과이는 첫 대통령이 혼혈정책을 써서 혼혈민족으로 스페니쉬를 쓰는데 원주민(인디오)들은 거의 없어지고 0.8%정도 남아 있는데 과라니어를 쓴다고 한다. 그런데 신학교와 빈민촌 어린이들 중에 과라니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그 아이들은 그만큼 낙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디오는 키가 작고 검고 초라한 모습으로 금방 표가 난다.
드디어 국경근처에 도착했는데 국경을 통과하려는 차들이 무척 많이 늘어서 있고 장사치들이 아우성이고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린다고 하고, 옛날에 브라질 국경에서 사모님이 갓난아기를 데리고 오다가 강도를 만나기도 했다고 하다. 차가 정체된 상태에서 아들이 차에서 기다리며 운전을 하고, 목사님과 사모님이 달러를 브라질 돈으로 바꾸어 오셨다. 우리는 모두 짐은 차에 두고 내려 걸어서 가자고 해서 국경에 이르러 출국수속을 하다.
한국인들은 무비자인데 미국인들은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자동차로 가면 일일이 조사를 하지 않기에 그냥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출국 사무실에 화장실이 없어서 근처 쇼핑몰에 가서 볼일을 보고 서둘러 나와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기다렸다가 10시경에 만나서 차를 타고 브라질을 넘어오다. 파라과이에서 브라질을 넘어오는 것이 이렇게 까다롭고 힘든 것이 캐나다에서 미국 오는 것과 멕시코에서 미국 오는 것이 까다로운 것과 비교하면 된다.그러나 일일이 묻지는 않고 어쩌다가 하나씩 뽑아서 조사를 한다고 한다.
멕시코 사람들이 미국에 오려고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파라과이 사람들이 크고 부유하고 강한 나라 브라질 앞에서 더 저자세인 것만은 확실하다. 파라과이는 세금이 없고 물건이 싸서 사람들이 차를 타거나 걸어서 물건을 사서 국경을 넘어 빨리 와서 팔아야 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너무 많이 사 가지고 오다가 걸리게 되면 강물에 던지기도 하고 일부러 강에 던지고 밑에서 받는 사람도 있고 마약도 그렇게 거래해서 이 국경이 위험하다고 하고 대신 파라과이로 들어가는 차량은 쉽게 들어가는 모습이다. 참 국력이란 국민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실감한다.
한국과 브라질을 비교하면 어떠냐고 하니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브라질이 더 크고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이다. 지하자원이 풍부한지는 모르지만 거리에 들끓는 물건 파는 장사치소년들과 돈을 벌기 위해 신호등이 바뀌는 동안 춤을 추는 여자를 보며 한국보다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고 한국이 더 겸손하고 발전하기를 기도한다.
몽골에 징기스칸이 있었다면 오늘의 한국이 있는 것은 이승만, 박정희와 같은 위대한 대통령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라과이는 광활한 좋은 땅과 가축 떼들이 있는데도, 나라를 발전시킬 위대한 지도자가 없기에 국민을 저렇게 가난하게 방치해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선교사들이 무수히 들어가서 학교와 교회를 세우고 저들을 깨우치고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으니 참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이고 우리 주님의 섭리시다. 남미는 거의 카톨릭 국가로 언어도 다 통하고 대지도 넓고 자원도 풍부하지만 한국만큼 발달하지 못한 것은 주님께서 저들에게 산 복음을 전하라는 뜻이다.
아르헨티나에 가서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광경을 보려고 했는데, 미국 여권으로 아르헨티나에 그냥 들어가기는 쉽지만, 브라질로 입국할 때에는 일일이 조사를 하기 때문에 브라질 비자를 받지 못한 미국 시민권자는 입국이 안 될 수가 있어서 위험하다고 해서 포기하였다. 요즘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사이에 기묘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대신에 브라질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민속춤을 추는 것을 구경하기로 하고 예약했는데 일인당 40불이라고 하고 저녁 8시에 식사를 하고 9시에 공연을 한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하려고 하다가 미국 사람들은 햄버거나 서브웨이를 하려고 했지만 파라과이 사람들은 그 음식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파라과이에는 햄버거, 맥도널드 집이 없다고 한다. 사가지고 온 빵도 있고 배가 고프지 않아서 이곳 수퍼마켓에 가서 음료수와 과일을 사기로 하고 가서 물과 과일 등을 샀는데 굉장히 비싼 것 같다.
그곳에 집어오는 대로 값을 내는 식당도 있는데 모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해서 그곳에서 파는 도티야 하나씩을 부부가 나누어 먹기로 하고 일단 호텔로 들어오다. 하루에 60불인 호텔이 엉망이다. 너무 더워서 일단 샤워를 하고 다시 나와 이곳에 있는 숲 속 새 공원에 갔는데 15불이라고 한다.
미국 사람 네 사람만 들어가고 목사님 내외분은 1시간 후에 오시겠다고 하시고 가시다. 1시간을 무더운 숲 속을 걸어서 온갖 새들을 구경하는데 이렇게 한 번와 보았으니, 다음에는 다시 올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또 샤워를 하고 과일과 빵을 먹고 7시까지 쉬기로 하다.
남편은 잘 자는데 나는 사진을 컴퓨터에 올리고 일기를 쓰다. 날씨가 너무 무더운데 겨울에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저녁 8시에 이곳 최고의 별 다섯 개 호텔의 식당인 극장식 별 다섯 개의 뷔페 레스토랑에 가서 아사도 숯불갈비, 소고기 등 풍성한 식사를 하고, 밤 9시부터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와 남미의 풍속 춤과 노래 등을 공연하는 것을 관람하였다. 사진을 찍기도 하였지만 음식도 공연도 나로서는 별로였고 졸기도 했지만 장로님과 모두가 즐거웠다면 나는 감사로 따라갈 뿐이다. 나는 이과수 폭포나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즐기는 것이 더 즐겁다. 늦은 밤에 너무 포식을 해서 자려니 거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