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 쉬멍 갑서" 제주올레길 3~4코스

[고야]

이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야 간사가 아닌 제주소년 고야 회원입니다. ^^ 아직 서울에는 꽃샘 추위가 남아있지만 제주에는 이른 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제주 올레길 3~4코스를 직접 걸어봤습니다. 제주로 이사 온 이후 첫 소식으로 제주 올레길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올레길에 만연한 봄 정취 사진 속에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최근 구제역 여파로 통제된 구간이 좀 있어서 저는 3코스부터 시작했습니다. 3~4코스는 40km가 조금 넘는 거리인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다 걸어서 그런지 발 바닥에 물집이 좀 잡혔습니다.(코스 길이도 길고 난이도 역시 상이라서 아이들과 평소 운동이 전혀 없던 성인분들께는 힘이 꽤 듭니다.) 이틀 간 무리를 해서 발바닥 물집이 잡혔을 뿐만 아니라 5년 정도 신었던 트레킹화도 수명을 다했어요.("수고했어 내신발... ㅠㅠ) 계속해서 여정을 이어가려 했는데 발바닥이 안정을 되찾고 새로운 트레킹화가 도착하기까지 2~3일은 부득이 좀 쉬어야겠습니다.

남들이 일하는 평일이라 그런지 다른 올레꾼을 길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주초인 이유도 있겠죠.) 이틀 간 총 7~8분 정도 뵌 것 같습니다. 여성분들은 절 보고 혹시 괴한으로 오해하고 무서워하실까봐 아저씨들 위주로 "안녕하세요~ ^^" 인사를 건네며 걸었습니다. 보통 제주 오시면 2박 3일 또는 3박 4일로 차타고 이른바 '뺑뺑이'도는 밀도 높은 관광을 하시는데 올레길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방법인 것 같습니다. 한량 기질이 있는 제 취향과도 더 잘 맞았고요.(현재 한량으로 지내고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핫!)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길을 걸으시는 분들이 종종 계셨는데 바람소리, 파도소리, 숲소리, 새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올레길 정취의 1/3은 포기하신거라 생각됩니다. 친구와 같이 걸어도 좋겠지만 저는 조용히 자연이 주는 여러가지 소리 들으며 혼자 걷는게 좋더라고요. 시끄럽게 이야기하며 걷는 건 다른 분들께 피해를 줄 수도 있구요. 언제 한 번 제주도 오셔서 올레길의 맛 직접 느껴보세요.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찍은 사진들인데 아직 어떻게 글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몰라 카페에 먼저 공개해요! 걸으면서 똑딱이로 찍은 거라 좋은 사진은 아니지만 나름 잘나온 것으로 골라봤습니다.(사진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3~4코스를 걸을면서 제가 느낀 것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1. 제주의 자연은 말 그대로 세계자연유산이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었다!!

2. 무 밭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미쳐 몰랐다! 무는 장미꽃 보다 아름답다!!

3. 제주도에는 목끈 없이 동네 길을 돌아다니는 개(강아지 아님! 무지 큼!!)가 꽤 많으나 애들 성격이 온순하니 쫄 필요 전혀 없다~

4. 올레길을 걸을 때는 산악용 등산화는 아니더라도 트레킹용 신발 또는 트레일 런닝화(한강시민공원에서 신을 법한 일반 런닝화나 워킹화는 비추다!)를 반드시 신어야 한다.

5. 걷는 이에게 옆을 지나는 자동차는 폭력이다!!!(경운기, 트렉터, 스쿠터 제외) 

6. 일단 걸어보면 알 게 될 터이지만 제주도는 생각보다 매우 넓다!

7. 해병대가 멋진 이유는 현빈이 입대해서가 아니라 올레 코스 중간 중간 해병대 전우들이 길을 개척하는 봉사를 했기 때문이다.

8. 길은 "시멘트 포장 길=아스팔트 포장 길<<<<넘사벽<<<<현무암 길(해병대 길 포함) = 흙 길 = 모래사장 길 = 숲 속 오솔 길" 순으로 아름답다 

9. 느리게 걷다 보니 정말 길 가에서 아름다운 고양이를 한 마리도 아닌 서너 마리나 볼 수 있었다! 장기하의 노래("느리게 걷자")는 사실이었다!(자~ 아래 노래 먼저 재생시키고 사진을 보자!!)

10. 우리 동네 아니라고 아무 길에나 쓰레기 버리지 말자!! 제발~

<3~4코스 사진> 

[아들만셋]

어머나.. 정말 제주는 봄이 왔군요... 넘 예뻐요.. 즐감하고 갑니다..

[초식동물]

아... ㅜ.ㅠ

[김재민]

오.. ㅠ.ㅜ

[꿈꾸는 지현]

우... ㅜ_ㅠ

[쿨쿨이]

가고싶네요~~~

[이슬기]

으.. ㅠ.ㅠ

[딸기버스]

아니, 이런! 간사님들 총출동에
한숨과 눈물이 바다처럼...! >.<
송&윤 대표님~ 제주도로 봄맞이 워크숍이라도~~~~^^;;

[고야]

간사님들의 이런 반응에.... 제가 3~4코스 이후 코스는 올릴 엄두를 못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마음 흔드는 것으로 오해살까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