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된 원로회의 의장에 세민 스님 선출

[백우]

양분된 원로회의 의장에 세민 스님 선출

무기명비밀투표 세민 9표 정련 7표…

부의장 대원·원경 스님, 원로의원 선출 건 이월 

불교닷컴     2017년 11월 27일 (월) 15:49:04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 신임 원로의장 수봉 세민 대종사.ⓒ불교닷컴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의장에 세민 스님이 선출됐다.  설정 총무원장 인준에 부결 표를 던진 원로의원들이 자승 전 총무원장과 멸빈자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27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57차 원로회의를 열어 신임 원로의장에 세민 스님을 선출했다.  수석 부의장에는 대원 스님, 차석 부의장에는 원경 스님이 각각 선출됐다.

비공개 회의로 열린 이날 원로회의는 원로의장 선출의 건을 무기명비밀투표로 진행한 결과, 세민 스님 9표, 정련 스님 7표, 월탄 스님은 1표를 얻었다.

이날 원로회의에는 종하(원로의장)ㆍ암도ㆍ세민(이상 부의장)ㆍ월파ㆍ월탄ㆍ정관ㆍ정련ㆍ지성ㆍ대원ㆍ성파ㆍ성우ㆍ원경ㆍ무산ㆍ성타ㆍ지하ㆍ보선ㆍ법타ㆍ철웅 스님 등 18명이 참석했다.  종산ㆍ월주ㆍ인환ㆍ근일 스님은 불참했다.  무산 오현 스님은 원로의장 선출과정에서 중도 퇴장해 17명이 무기명비밀투표했다.

원로의장과 부의장 2명은 호선한다.  임기는 5년 단임이다.  이날 회의에서 원로의장은 무기명비밀투표로 다득표자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원로의원 선출은 차기 회의로 이월됐다.

원로의원은 중앙종회의 추천을 받아 원로회의에서 재적과반수 출석과 출석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다.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는 209회 정기회에서 원행ㆍ일면ㆍ현호 스님 3명을 추천했다.

세민 스님은 지관 스님 상좌로 1956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66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해인사승가대학을 마치고 일본 경도불교대학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석ㆍ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8~10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동국대 선학과 강사, 조계사, 경국사, 선암사 주지, 해인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원로의원에 선출됐고, 2014년 1월 8일 대종사 법계에 품서됐다.

세민 스님은 염불로 유명하다. 해인사 주지 시절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사업 추진했고, 6·25전쟁때 소실된 경기도 연천 원심원사 복원에 힘썼다.  조계사 주지 재임 시 인근의 삼오모텔을 매입했고, 2009년 조계사 경내에 부처님 진신사리탑과 사적비를 새로 조성했다.

▲ 원로회의 수석부의장 대원 스님(왼쪽), 차석부의장 원경 스님.ⓒ불교닷컴

수석부의장 대원 스님은 상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58년 고암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62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고봉, 성능, 호경, 혼해 스님 등 당대 강백들에게 교학을 배웠다.  오대산 상원사, 도봉산 망월사, 팔공산 동화사, 문경 김룡사, 부산 범어사, 지리산 칠불암, 통도사 극락암 등 제방선원에서 수행했다.  효봉, 동산, 고암, 경봉, 전강, 향곡, 성철, 구산, 월산 스님 등 선지식들의 지도를 받았다.  1973년 조계종 종정 고암 스님에게 학산(鶴山)이란 법호와 전법게(傳法偈)를 받았다. 현재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이다.

차석부의장 원경 스님은 '박헌영 아들'로 유명하다.  정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0년 용화사에서 전강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3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60년 용화선원에서 수선안거 이래 26안거를 성만했다. 원경 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수료했으며, 제10대 중앙종회의원과 흥왕사 청룡사 신륵사 주지, 경기도지방경찰청 경승을 역임했다. 현재 만기사 주지이다.

세민 스님의 원로의장 선출은 멸빈자인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련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 인준에 부결표를 던진 7명의 원로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설정 원장을 지지한 자승 전 원장이나 설정 총무원장 모두 정련 스님이 원로의장에 선출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날 원로회의는 3명의 원로의장 후보가 나선 만큼 무기명비밀투표로 1차 투표를 거쳐 다득표자 2인을 먼저 가리고, 다시 2차 투표를 통해 원로의장을 선출하거나,  다득표자를 1차 투표에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민 스님이 원로의장에 선출됐지만, 향후 원로회의 운영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멸빈자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의 깊은 인연은 물론 '천도재'를 내세운 사찰운영이 선종을 표방하는 조계종단의 원로의원의 위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제기되어 왔다.  또 세민 스님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됐던 몇몇 원로의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했고, 정련 스님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된 원로의원도 불참했다.  여기에 신흥사 무산 스님 조차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세민 스님에게 적극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  사실상 원로회의가 설정 총무원장 당선자 인준과 원로의장 선출에서 양분됐다.  세민 스님이 원로의장에 선출됐지만, 설정 총무원장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로회의에서 법랍이 비교적 낮은 세민 스님이 원로의장을 맡게 되면서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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