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으로 올라가니 월연 선생은 걸어내려오고 계신다.
화장에 가 운정 선생을 태우고 보성으로 가 충전을 한다.
어른 모시고 길을 돌아 시간을 낭비하니 죄송하다.
다시 군머리로 돌아와 겸백 사곡리 화산사에 차를 멈춘다.
솟을대문 옆의 안내판만 볼 수 있다.
화산사의 내부도 못 들어가고 뒷쪽의 묘소로 올라가는 길도 다 막아버렸다.
괜히 죄송하다.
걸어서 옆의 신도비로 안내한다.
두 분은 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감탄을 하신다.
간재 전우 선생이 찬하고 글씨는 집동춘당 송준길이고 전은 집선원 김상용이다.
앞 시대의 인물의 글씨를 따 온것이 흉내를 낸 것인지 그 분들의 글에서 직접 가져왔는지
물으니 아무래도 체를 본받은 것이지 않겠느냐 하신다.
그 분들의 글을 따 왔던 모사했던 대단한 공력이다.
귀부와 이수에 앉은 돌이끼를 보고 세월을 짐작하신다.
두 분이 비석을 보는 사이 차를 가져와 길 가에 주차한다.
초암산의 철쭉이 일림산 보다 좋다며 나 일방의 소리를 하며, 복내로 향한다.
염색체험관 뒤의 인왕석불을 안내하고 싶은데 오늘 일정에 바빠 줄이고 봉천리 오층석탑으로 간다.
송 선생은 신라말의 탑 같다고 하신다.
5층탑과 인왕상 계산리의 삼층탑까지 주변에 있는 불교유산들을 연결하는 고리가 있을 듯도 한데 내 수준에서는 상상만 할 뿐이다.
좁은 길을 따라 천인정 계단 입구에서 오르시라 하고 차를 금남고택 입구쪽에 두고 온다.
송 선생은 계단이 힘들다 하시는데 경치가 참 좋다 하신다.
시 편액들을 보시며 운을 찾으시며 읽어내린다.
소파와 설주 형제의 시를 보시고 광주이씨 집안의 시들을 두루 보신다.
월연 선생은 별신제의 당을 보신다.
그 분에게 칠성신앙에 대해 차분히 말씀들을 기회를 가져야겠다.
나는 사진만 찍고 글을 제대로 읽어 볼 생각을 않는다.
날이 포근하다. 앞산이 부드럽게 깊이를 달리하여 다가온다.
엊그제 파랗던 물은 오늘은 더 조용해졌다.
배낭에서 간식을 꺼낸다.
막걸리를 따루려 하니 월연 선생이 혼자는 안 마신다고 사양하신다.
난 붓펜과 칸 큰 공책을 꺼내 두 분이 시를 지으시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꺼내지 않는다.
옛 선비들이 종자나 동자를 데리고 지필묵을 준비한 것을 생각해 넣어뒀지만 아무래도 건방진 것 같다.
등성이 소나무로 안내한다. 좋다는 연발하신다.
소나무 사이 고택으로 내려가는 길을 처음 내려가 본다.
푸름 속에 갇혔던 금남고택은 겨울이라지만 나무들이 많이 휑해졌다.
며칠 전 뵜던 어른이 정리 중이고 그의 부인도 나오 꼼지락거리신다.
주인은 아니고 어떤 인연으로 살고 계신 모양이다.
기울어진 집을 보시면서는 잡아당겨 세울 수 있다고 하신다.
뒷쪽으로 돌아 나무 사이를 돌아 나온다.
다시 차를 타고 문덕면 삼거리의 서재필 기념공원의 식당에 들어가는데 두 분은
아직 점심이 이르다며 가내마을에 다녀오자 하신다. 기념관에도 들르지 않고 가내마을로 올라간다.
문덕 법화마을의 안규홍 장군 기의지를 안내못한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