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린다는 말이 맞지요?
그러나 제가 놀란 것은
우리나라 축구가 폴란드를 이겨서 라기 보다는
5천만 국민들의 열광에 놀랐습니다.
폴란드와 맞붙던 그 시간...
저 곰똘낭자는...
붉은악마 티셔츠는 아니었지만 빨간 티에 빨간 모자를 눌러쓰고
광화문 네거리에 있었죠...
세종로 거리의 4개 차선을 그 붉은 물결들은
자동차들을 밀어내고 조금씩 조금씩 점령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호르륵~호르륵~
여러분들 이곳은 인도가 아니고 차도입니다.
제발 인도로 올라가 주십시오... 삐리릭~삐~익 !!
난무하는 괴성과 찢어지는 호각소리....
협조를 안 해주시면 멀티비젼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들의 통제는 이미 통제의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였고...
경찰들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인파 속으로 녹아들고 있었지요.
통제불능.....
급기야...이제는 오히려
자동차들을 통제하는 넌 센스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연말에 새해를 맞이하며
제야의 종을 칠 때나 있는 일이 이날 저녁에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승리의 쾌거를 다 같이 확인한 무리들은....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 짜짝짝 짝짝!! 대~한민국 !!
오레오 레오 레오레~
각종 응원가와 응원구호를 외치며 종로 통의 전 차도를 완전히 점령하고
물밀 듯이 약속이나 한 듯...동대문까지 행진을 하게됩니다.
미리 약속된 행동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아주 자연스럽게
행진의 행렬은 장사진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종로의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붉은 물결은
한마디로 장관 그 자체였습니다.
광화문에서 출발한 행진인파가 종로5가에 이르렀을 때...
대학로에서 나오는 붉은 악마 팀들과 합세하게 되고...
동대문에 이르니 동대문구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리들이 또 합세...
그렇게 해서 동대문에 도착한 시간이 밤 12시 20분...
흥분의 도가니는 식을 줄을 모르고 더욱 가열되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에 축구라는 스포츠가 이렇게 온 국민을 흥분시키고
광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 현장에 있었던 저 자신도 믿어지지가 않았죠...
조금은 두렵고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해서 "경천동지" 하다는 표현밖에는....
달리 표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열정의 밤은 깊어가고...
인파 속에서 빠져나와 간신히 잠실까지 도착하니....
야구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파와 또다시 만나게 되더군요...
으~~~세상에...
영원히 잠들지 않을 것 같은 열광 속 서울의 밤.....
그렇게 해서 겨우 겨우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2시...
몸은 파김치가 되었고...
몸이 피곤하다보니...지금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왔나 하는
회의감 마져 드는 아주 아주 피곤하고 흥분되는 하루였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막 샤워를 끝내고 나니
동생녀석이 들어왔습니다. 녀석도 얼마나 고함을 질렀는지
목소리도 안 나오더군요...^^;;
그런데 웃긴 건 녀석도 광화문에 있었다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