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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7일 토요일, 맑음 밤새 시끄럽던 음악도 새벽에는 잠잠해졌다. 조용한 아침이다. 날이 밝으면서 숙소 앞에 물을 뿌리며 청소를 한다. 3층인 호텔은 전체적으로 부지런히 청소를 해서 그나마 깨끗하다. 오전 7시30분에 아침 식사를 했다. 식당으로 내려갔다. 구운 빵과 잼, 치즈, 계란 오믈렛, 망고 주스와 커피를 준다. 깔끔한 차림이다. 진한 커피는 먹을 수가 없었다. 입에 대니 엄청 쓰다. 가루가 입에 느껴진다. 그러나 냄새는 구수하고 향기롭다. 식사를 하고 아침 8시에 아내와 항공사 사무실로 걸어간다. 길에는 여전히 사람보다 흙먼지가 더 많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직원이 바뀌었다. 이미 우리 표는 예약이 되어있었다.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거리에는 흰 옷과 머플러를 쓴 순례 객들이 많다. 로터리가 있는 중심가도 비포장이다. 날씨가 쌀쌀해 머리와 어개를 모두 천으로 감싸고 다닌다. 장작을 어깨에 메고 팔러가는 사람도 보인다. 이른 아침인데 경찰 아저씨도 거리에 있다.
숙소로 돌아와 젊은이 3명과 함께 구경을 나섰다. 9시 30분이다. 걸어서 암벽교회 입장표를 파는 곳으로 간다. 오늘이 크리스마스라 입장이 공짜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기대를 갖고 찾아간다. 오른쪽으로 꺾어 걸어가는데 결혼식 행렬을 만났다.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신랑 신부는 우산을 쓰고 있다.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인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노래를 부르며 북을 치고 박수를 치면서 이동한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성탄절 날 결혼식이라니, 흥겨운 행렬이다. 시장이 열리고 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결혼식 행렬이 또 있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을 살펴보니 피부는 검은데 모두 잘 생겼다. 흑인도 얼굴이 모두 다르구나. 입장권을 파는 곳에 도착하니 공짜라는 소문은 반만 맞는 말이었다. 현지인은 공짜인데 외국인은 그대로 입장료 50달러를 받고 있었다. 매우 비싼 입장료다. 우리 5명은 잠시 회의를 했다. 내일 아침 일찍 이곳을 떠나 메켈레로 가는 젊은이들이 먼저 표를 사서 구경하고, 우리는 내일 오후에 아디스아바바로 비행기를 타고 가니까, 그 표로 나중에 구경하기로 했다. 물론 표에는 인적사항을 자세히 기록하지만 그렇게 꼼꼼하게 조사하지도 않고, 또 표는 5일간 유효하기에 모험하기로 했다. 먼저 젊은이들이 들어가 표를 3장을 사서 들어갔다. 내용을 잘 몰라 우리는 입구 앞에서 펼쳐진 시장 구경을 하면서 나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입구 앞에는 환영한다는 간판이 붙어있다. 영어로 암벽 교회가 Rock Hewn Church다. Hewn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Hew(자르다)의 과거형태다. 새롭게 단장된 ATM 기기도 보인다. 건장한 청년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시장은 엄청 복잡하게 펼쳐진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나라 시골의 오일장 같은 분위기다. 그늘에 앉아서 시장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바로 옆에는 성화를 세워놓고 돈 통을 앞에 놓은 성직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 성화 앞에 사람들이 모여와 기도하고 성직자는 십자가를 들고 복을 빌어주면 헌금을 하고 간다. 수입이 짭짤해 보인다. 특이하게 막대기를 파는 장사가 눈에 들어온다. 남녀노소 모두가 키만 큼 긴 막대기를 하나씩 손에 들고 다닌다. 지팡이도 되지만 호신용으로도 사용하는 것 같다. 커다란 나무 아래 사람들이 앉아있다. 가옥 처마 밑에도 아낙들이 사오 명 앉아서 쉰다. 이렇게 1시간 정도를 기다리니 젊은이들이 나왔다. 들어가 보니 구경해야 할 장소가 넓단다. 북쪽 그룹, 남쪽 그룹, 성 조지 교회 이렇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입구가 있는 북쪽 그룹에 있는 암벽교회들만 둘러보았단다. 우리가 너무 많이 기다릴 것 같아 다시 나와서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들어가 구경하려고 나왔단다. 나머지를 구경하고 숙소에서 점심 먹고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했다. 다시 헤어져 젊은이들은 들어갔다. 아내와 둘이서 울타리가 쳐져 있는 암벽 교회 바깥 골목을 따라 걸어가 보았다. 약간 언덕진 골목을 걸어가는데 울타리가 허름했다. 구멍이 뚫린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암벽 교회가 눈 아래 보인다.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지붕아래 보인다. 신기하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관리인이 표를 보여 달란다. 없다고 하니 나가란다. 우리는 순순히 웃으며 나왔다. 다시 골목길을 간다. 근방에는 원형 구조의 가옥으로 이루어진 전통 마을이 있다. 고깔모양의 지붕을 한 오래된 전통 집들이 골목길 옆에 보인다. 2층 구조이고 짚으로 만든 지붕은 동그랗다. 작고 낡아 보이지만 아주 귀엽다. 고깔 콘이 생각난다. 엄청 사람들이 많다. 주로 흰색 옷과 두건을 쓰고 있다. 흰색을 좋아하는 백의민족인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 골목길을 계속 가자니 마을과 멀어지는 한적한 농경지가 나온다. 눈을 들면 병풍처럼 둘러있는 산들이 보인다. 다시 돌아 나와 시장 길에서 중심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 올라간다. 양 옆에는 물건을 펼쳐놓은 상인들이 가득하다. 언덕위로 올라가니 주변에는 경찰서를 비롯해 관공서가 있고 크고 작은 호텔과 은행들도 보인다. 여기도 차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난다. 이제 우리는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 미리 준비를 했다. 걸어서 숙소로 왔다. 점심때가 된 것이다. 숙소 식당에서 인제라와 양고기를 주문했다. 식사를 하는데 젊은이들이 돌아왔다. 모두 구경하고 왔단다. 표 두 장을 반값에 사기로 협의한대로 50달러를 지불했다. 남는 표 한 장은 시간을 두고 다른 이를 찾아보기로 했다. 이렇게 표 3장을 손에 쥐고 우리는 식사 후에 암벽교회 구경을 나섰다. 오후 2시에 숙소를 나왔다. 중요한 것부터 보자는 생각에 먼저 서쪽에 따로 떨어져 있는 Bet(Biet) Giyorgis로 간다. 녹 슬은 양철 간판이 보인다. 매표소가 있는 시장길 앞을 지나간다. 오후라서 날이 뜨겁다. 랄리벨라는 제 2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종교의 도시이다. 랄리벨라는 중앙 에티오피아 북부 중앙의 산악 지역인 암하라 주[Amhara Region]에 자리 잡고 있다. 300년간 자그웨 왕조의 수도였던 로하는 가장 탁월한 군주 랄리벨라의 이름에 따라 지명이 개칭되었다. 10세기 경 악숨의 멸망 이후에 자그웨(zagwe)왕조가 라스타(Lasta)에서 힘을 얻게 된다. 자그웨 왕조는 수도를 라스타에있는 로하(roha)에 지정한다. 자그웨 왕조의 생성에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첫 번째는 솔로몬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시바가 솔로몬을 만나러 갔을 때, 시바는 매우 아름다운 시녀들과 함께 동행을 하였었다. 솔로몬은 시바와 잠자리를 가진 이후, 한 시녀와 함께 또 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녀는 시바와 마찬가지로 임신을 하게 된다. 시녀는 아들, 아가우(Agaw)를 낳게 되는데, 비록 아가우의 아버지가 솔로몬이지만 어머니가 시녀였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훗날 아가우와 그의 후손들을 아가우족, 아가우 사람들로 불려 지게 된다. 악숨이 멸망하고, 아가우 사람들이 힘을 가지면서 그들은 대부분의 중-북부를 약 300년간 점령하게 된다. 그들이 세운 왕조가 바로 자그웨 (Za+Agwa : Kingdom of Agwa) 왕조인 것이다. 두 번째 전설은, Mara Takla Haymanot 라는 한 남성이 악숨제국 마지막 왕의 딸과 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자그웨 왕조를 건설하여 첫 번째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랄리벨라 왕은 로하(Roha)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꿀벌이 통치권을 인정하다’라는 뜻이다. 랄리벨라는 큰 바위로 만들어진 11개의 교회를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 교회들은 지하에 있는 단단한 바위를 깎아서 다양한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단단한 암반 둘레에 직사각형으로 도랑을 판 다음, 그 붉은 응회암을 안팎으로 깎아서 교회를 만들었다. 랄리벨라가 유명한 이유는 기독교 유적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암굴교회군(群) 때문이다. 암굴 교회는 에티오피아 북부와 중부 전역에서 발견된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교회는 티그레이(Tigray)에 있으며 약 6, 7세기경에 건축된 것으로 보인다. 7세기 에티오피아에서 기독교가 쇠퇴하는 동안 이슬람은 아라비아 반도에서 세력을 팽창시켜 갔다. 악숨 제국 붕괴 후 암흑기가 이어졌던 에티오피아가 부활한 것은 13세기 자그웨(Zagwe)왕조 때다. 에티오피아의 7대 국왕 랄리벨라가 1181~1221년간 통치하던 시기는 전성기였다. 수도는 로하(Roha)라는 과거의 이름을 버리고 왕의 이름을 따 랄리벨라로 불리기 시작했다. 자그웨 왕조는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몇 명의 왕이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정확히 왕이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그웨 왕조에서 몇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첫 번째는 암하릭어가 자그웨 시기부터 왕의 언어로 부상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시기가 에티오피아의 건축 기술의 최고봉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악숨 시기를 보면, 큰 바위와 오벨리스크 등의 거대한 석상들이 제국의 세력을 과시했었다. 하지만 자그웨 왕조 이후부터는 기독교가 중심이 되어 많은 건물들이 기독교를 상징하며 건축되게 되었다. 이 시기에 건축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랄리벨라이다. 신앙심이 깊었던 왕은 암굴교회를 만들었다. 그는 꿈에 제2의 예루살렘을 건설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랄리벨리왕은 자신의 꿈 이야기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수도에 암굴교회를 건설하였다. 그의 꿈속에서는 하나님이 나타나, 에티오피아에도 하나의 예루살렘을 건설하라고 얘기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수도에 하나의 돌을 깎아 교회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전설에 따르면 낮에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밤에 천사들이 나타나 교회를 만드는 것을 도와줬다고 한다. 랄리벨라 교회는 그 크기와 웅장함 뿐 만 아니라 하나의 돌로 만들어졌다는 것, 그리고 11개의 모든 교회들이 지하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사실 이슬람 세력에 의해 예루살렘으로의 순례가 어려워지자 제2의 예루살렘을 건설해 신앙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직접 교회 건설을 감독한 왕은 팔레스티나와 이집트의 기술자 등 4만 명을 동원해 교회를 지었는데 완공까지는 120년이 걸렸다. 암굴교회군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이름을 그대로 딴 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에 각 5개, 그리고 언덕 위에 1개가 세워졌다. 화산재가 굳어져 부드러운 응회암 지대를 깎아 들어가며 세운 교회들은 미로와 같은 길로 연결되고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랄리벨라는 고도가 해발 2,800m 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주위는 바위투성이에다 건조 지대이다. 그리고 교회 주변의 산들은 3700m에 이른다고 한다. 이슬람이 대 발흥하며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있던 12세기, 서유럽에서는 예루살렘을 탈환하려는 십자군이 일어났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륙 에티오피아의 지배자 랄리벨라 왕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냈다. '여기를 새로운 예루살렘으로 만들겠다.' 사실 바위를 깎거나 땅을 파고 들어가 만든 종교 건축은 세계에 다양하다. 둔황을 비롯한 중국과 인도의 석굴들,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숨어서 예배를 드린 로마의 카타콤, 땅굴로 연결된 거대 도시인 터키 카파도키아, 암석의 벽면을 깎아 들어가 교회를 만든 요르단의 페트라 등이 그렇다. 그러나 지상의 건축물을 그대로 지하로 옮겨 재현한 랄리벨라 교회군은 신앙이 만든 기적이다. 또한 그 신앙은 900년을 이어 현재진행형이다. 교회 곳곳의 벽엔 예수의 12제자와 '다윗의 별'을 새긴 부조가 있고, 에티오피아 정교회 사제와 수도자들은 지성소를 지키고 있었다. 또 곳곳의 석벽엔 어른 한 명이 겨우 웅크리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석굴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도 수도자들이 기도하던 곳이라고 한다.
11개 교회를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누어 이들을 지하통로로 연결했다. 11m 깊이의 도랑을 파서 만든 한 집단에는 엠마누엘의 집, 메르쿠리오스의 집, 수도원장 리바노스의 집, 가브리엘의 집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같은 바위언덕을 파서 만들어졌다. 이중에서 베트 메드하네 알렘(세상의 구세주)의 집은 가장 큰 교회로 길이 약 33m, 넓이 약 23m, 깊이 약 11m이다. 기오르기스의 집은 십자가형인데 경사진 계단식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 대표적인 교회는 기오르기스 교회(Giorgis church), 메드하네 알렘 교회(Medhane Alem church) 그리고 엠마누엘 교회(Emanuel church)이다. 예루살렘은 랄리벨라의 중요한 주제이다. 암굴 교회는 미로 같은 터널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요르단이라 부르는 작은 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분리된다. 요르단 강의 한쪽에 있는 교회가 ‘지상의 예루살렘[earthly Jerusalem]’을 상징한다면, 반대편에 있는 교회는 성서에서 언급한 보석과 황금 길의 도시인 ‘천상의 예루살렘[heavenly Jerusalem]’을 상징한다. 랄리벨라 왕이 건설하라고 명령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동기에 관해서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르다. 전설에 따르면 . 신이 그에게 석조 암굴 교회 10채를 건설하라고 명령하면서 건설에 필요한 세부적인 지침을 주고 심지어 색상까지도 알려주었다고 한다. 형 하베이(Harbay)가 왕위에서 물러나면서 랄리벨라 왕은 사명을 실행할 기회가 얻었다. 교회는 일단 짓기 시작하자 놀라운 속도로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그 속도에 대해서 그리 놀랄만한 것은 아니었다. 전설에 따르면 천사들이 밤낮으로 일꾼들을 도왔으며 일꾼들이 낮 동안 작업한 양을 두 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오랜 역사 동안 여러 사건들에서 왕들과 관련된 전설이 많다. 하나는 랄리벨라가 동생에게 독살 당해 사흘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천국으로 인도되어 암굴 도시의 환상을 보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가 예루살렘으로 귀양을 갔는데, 그곳에서 에티오피아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예루살렘을 건설하겠다고 맹세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교회를 지은 것은 유럽에서 온 템플 기사단이라고도 한다. 교회들의 이름은 히브리 어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에티오피아 예배에서 여전히 사용하는 하모셈 어[Hamo-Semitic]의 방언과 관련이 있다. 교회의 이름인 ‘세계의 구세주의 집[Beta Medhane Alem]’, ‘천사장 미카엘의 집[Beta Qedus Mikael]’, ‘임마누엘의 집[Beta Amanuel]’은 모두 히브리어의 ‘베스(beth; 집을 뜻함)’와 관련이 있다. 한 교회에는 면화로 덮인 기둥이 있다. 수도사가 꿈속에서 예수가 그 기둥에 키스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수도사의 말에 따르면 그 기둥에는 과거・현재・미래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입구가 있는 북쪽에는 Bet Meskel, Bet Golgotha & Bet Mikael, Bet Maryam, Bet Medhane, Bet Danaghel, Tomb of Adam,이 있다. 요단 강(계곡)을 넘어 남쪽에는 Bet Gabriel-Rufael, Bet Abba Libanos, Bet Merkorios, Bet Amanuel 있으며 따로 떨어진 서쪽에 제일 유명한 Bet Giyorgis가 위치하고 있다. Bet Giyorgis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관리인이 나타나 표를 보자고 한다. 망설임 없이 표를 보여 준다. 내가 가지고 있는 표에는 이름도 적혀 있지 않고 여권번호만 적혀 있고 아내가 쥐고 있는 표에는 영어로 O양의 이름과 여권 번호가 적혀 있고, 모두 다 알아볼 수 없는 에티오피아 말만 적혀 있다. 통과다. 사진에서만 보던 Bet Giyorgis의 십자가 지붕을 보니 감격이다. 어쩌면 에티오피아에 가고 싶다는 가장 큰 이유를, 호기심을 주었던 물건이 바로 이 교회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보고 참 만나보고 싶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막상 눈앞에 마주하니 기분이 참 묘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섬세했다. 바위를 만져보니 아주 단단했다. 이곳에 이런 교회를 만들다니 참 대단하다. 먼저 좀 멀리서 그리고 높은 곳에서 보기위해 뒤로 물러섰다. 참 멋지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다시 내려와 구경을 한다. 성 기오르기스 교회(Bet Giyorgis), 성 조지 교회라고도 한다. 암벽을 내려가 입구를 찾았다. 바위를 파서 입구를 만들었는데 한 사람만 다닐 정도로 좁은 길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란다. 귀찮지만 신발과 양말을 다 벗었다. 양말을 신고 들어가자니 묻어나는 황토로 양말이 엉망이 될 것 같다. 들어가 보니 안에는 사제들이 보인다. 방문한 성도들에게 십자가를 가지고 복을 빌어주고 있다. 내부는 성화들과 낡은 카페트로 좀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인다. 채광이 약해 어둡다. 천장에는 각각 세 방향으로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이는 삼위일체를 나타낸다. 교회마다 들어가 보면 쉽게 접하는 하얀 말을 탄 전사 그림이다. 흰말을 타고 악령의 동물을 창으로 찌르는 모습은 성 기오르기스(조지)라고도 말하고 또는 랄리벨라 왕이란다. 에티오피아 어디서든 저렇게 하얀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은 모두 랄라벨라 왕이라고 한다. 누구인지 확실치않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성 조지를 나타낸다. 랄리벨라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사진이 바로 이 교회다. 11개 교회들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세워졌고,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교회의 지붕이 한 눈에 보인다. 정말 멋진 모양의 교회다. 십자가형 교회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교회들 중 가장 뛰어난 건축미로 평가받는 이 교회는 만드는 데만 100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땅 표면으로부터 가로와 세로 12m의 정 십자가 모양을 수직으로 파 내려갔는데 그 정교하고 우아한 형태가 단연 압권이다. 지붕에 해당하는 곳은 십자가 모양이 3겹으로 새겨져 있고, 높이가 15m나 되는데 노아의 방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1,2층은 창문이 없고 3층만 창을 만들어 놓았다. 교회를 찾은 사람들은 교회를 돌면서 기도를 한다. 교회에 입을 맞추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다음으로 이동할 곳이 남쪽에 위치한 교회그룹이다. 가는 길에 River Jordan이라는 이름이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바위 언덕에 홈이 파인 계곡정도로 물이 흐르지 않는 이름대로 강이었다. 그러나 그 길이가 아래 계곡으로 이어지면서 제법 길다. 우기에는 물이 흐를 것 같다. 이름들이 성경에 나오는 고유명사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간다. 처음 만난 교회가 남쪽 교회군의 천사 가브리엘과 라파엘(Bet Gabriel-Rufael)의 집이다. 천국으로 가는 길을 형상화 한 길이 인상적이다. 입구를 가려면 이 가늘고 긴, 바위를 잘라내서 만든 길을 올라가야 한다. 벽에 새겨진 십자가가 인상적인 곳이다. 두 천사의 이름이 보여주듯이 쌍둥이 교회다. 이 지역의 다른 교회들과 전혀 다른 형태를 갖고 있는 입구가 꼭대기에 있는데, 조그만 통로로 들어간다. 입구 아래는 물이 고여 있는 해자 같은 도랑이 눈 아래 보인다. 가브리엘 집으로 들어가서 라파엘 집으로 이어진다. 무너진 라파엘의 집 지붕은 다시 건축되었는데 가브리엘 집으로 안내된다. 바위를 파서 만들어 놓은 창문으로 보이는 건너편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다리도 있다. 건축물 훼손이 심해서 지금은 교회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귀족 집안사람들과 왕족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특이할 사항은 그 모양이 기괴하고 외계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바로 옆에는 신성한 빵을 굽는 베들레헴이라는 부엌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엄청 많다. 다음 방문한 곳이 아바 리바노스 교회(Bet Abba Libanos)이다. 엄청 사람들이 많다.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에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세치기도 못하겠다. 유난히도 여기에는 현지인들만 줄을 선다.(줄을 선 곳은 베들레헴이다.) 고대 그리스도교 지하묘지를 본떠서 만들었다. 건물 정면은 악숨 양식인 이슬람식 아치 모양의 창과 십자가 모양의 창으로 꾸며놓았다. 천사의 눈을 상징하는 큐빅들이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랄리벨라 왕의 부인인 Meskel Kebra 가 천사의 도움으로 하룻밤 사이에 건설했다고 한다. 다음 방문한 곳이 Bet Amanuel이다. 이 교회를 찾아 가다가 미로같이 생긴 통로에서 갈 길을 잃었다. 경찰이 보여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자기를 따라 오란다. 안내도 근무인지 친절하게 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알려준다. 끈질기게 붙어 다니며 알려주어서 좀 걱정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둘러 이동하다가 이 경찰과 헤어지게 되었다. 다행이었다. 또 만날까봐 걱정이 될 정도다. 이 교회는 하나의 바위를 조각해서 만든 붉은빛 건물로서 입구와 창이 악숨 양식으로 되어 있다. 아마누엘 교회(Bet Amanuel)는 전통적인 악숨 양식으로 조각한 형태가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교회 내부는 유럽 교회들에 비해 굉장히 작다. 이곳에는 3가지 형식의 교회가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 세미 로마네스크 양식, 그리고 암벽에 그대로 동굴을 만들어 만든 자연 양식이 있다. 교회 내부도 3가지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 누구나 들어 올 수 있는 곳, 사제들에게만 허락 된 곳, 그리고 최고 신분의 성직자에게만 허락된 장소로 나뉘어져 있다. 아주 흥미로웠던 사실은 교회들이 모두 지하 동굴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세 그룹의 교회를 잇기 위한 거리는 상당한데 그 곳이 모두 지하 동굴로 이어져 있다. 교회와 교회를 잇는 길도 모두 암반을 그대로 깎아서 만드니 왠지 슬슬 탐험가가 되어 탐험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탐험가가 된 기분으로 중간에 있는 Bet Merkorios 교회를 찾아간다. Bet Amanuel 가까이 있는 Bet Merkorios는 건물이 반쯤 무너져 있으며 (근세에 있었던 지진으로 인해 교회의 한쪽이 무너졌다. 그래서 지금은 벽돌을 이용, 보수공사를 해 놓았다. 그래서 Bet Merkorios은 랄리밸라 유일하게 Rock-hwen과 일반 벽돌시공이 섞여있는 건물이다.) 내부에는 기둥이 불규칙하게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나타낸 벽화가 보관되어 있다. 구경하는 것은 좋은데 가는 곳마다 신발을 벗게 해서 무척 귀찮았다. 이제 입구가 있는 북쪽 그룹 지역으로 이동을 한다. 요단강을 건너 바위 언덕으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으로 따라 들어간다. 교회 이름들이 헷갈린다. 우리가 들어간 교회는 Bet Danaghel 이다. Bet Danaghel은 마리암 교회 안뜰 남쪽에 있다. Bet Maryam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Bet Danaghel은 4세기 로마의 황제인 Julian의 명에 의해 순결을 지키며, 헌신한 50명의 여 사제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십자가 모양의 기둥 등 전형적인 교회의 모양을 하고 있다. 마리아의 집이라는 뜻이다. 4세기에 로마황제 율리아누스의 명령으로 지금의 터키에 있는 에데사(Edessa)순교당한 처녀 순교자들을 기념해서 세운 교회란다. 옆에 있는 것이 Bet Golgotha & Mikael 이다. 마리암 교회 안뜰 남쪽 끝 도랑에 쌍둥이 교회가 연결된다. 랄리벨라 교회들의 십자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입구는 미카엘 교회가 먼저이고 그다음 골고다의 집이 이어진다. Bet Golgotha와 쌍둥이 교회로 불리는 Bet Mikael에서는 황제의 예배실이 따로 있는데, 이곳은 랄리밸라에서도 특별히 신성시 되는 공간 중 하나다. 황제의 예배실에는 세 개의 제단이 있는데 기도자의 손을 잡고 있는 그룹(천사)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여기는 여자들은 들어갈 수 없단다. 골고다의 집은 천장이 아치형이다. 랄리벨라 황제의 묘지이고, 랄리벨라 왕은 사후 골고타 교회에 묻히고 싶어 했다. 골고타는 이른바 성경에서 말하는 최초의 남성인 아담이 묻힌 곳 이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장소이기 때문에, 왕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7명의 성인 부조가 있는 Bet Golgotha는십자가로 장식한 같은 모양의 창이 2개씩 있으며 창문 위는 이슬람식 아치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다 보니 아담의 무덤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무슨 아담의 무덤이 있단 말인가? 무슨 이유가 있겠지......... 마당에는 사각으로 파인 우물이 있는데 초록 이끼가 가득하다. 성수라고 떠가는 이도 있다. 그 옆에는 바위를 파서 만든 세례 터도 있다. 물이 고여 있다. 다음으로 간다. 구세주 교회- 메드하네 알렘 교회는 하나의 바위로 조각된 세상에서 가장 큰 교회로써, 과거 악숨 교회 건축양식과 매우 비슷하다. 메드하네 알렘은 암하릭어로 세상의 치유자, 세상의 구원자라는 뜻으로 에티오피아에서 또 하나의 예수의 이름이기도 하다. 메드하네 알렘 교회는 랄리벨라 왕이 가장 좋아했던 교회이기도 하다. Bet Medhane Alem는 그리스 신전의 형태다. 가로 22m, 세로 33m, 높이 11m로 32개의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는데 하나의 바위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규칙적이다. 교회 내부는 돌 벽이 그대로 보여서 더욱 신기하다. 알록달록한 성화가 많이 걸려있다. 십자가 모양의 창문들도 돌을 깎아서 만들었다. 교회 주변에는 아주 작은 굴들이 있는데, 그것은 사제들이 엎드려 기도를 드렸던 굴이란다. 어린아이가 들어가도 좁을 공간이다. 그리고 굴 중에는 사제의 미라가 누워진 상태로 보관되어 있기도 한다. 지붕에는 여러 줄의 직선무늬를 새겼고 옆면은 아치 모양의 장식을 하였다. 5랑식(五廊式) 성당으로서 내부에는 각각 7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4개의 열주(列柱)가 있고 본당 천장은 반원통 모양으로 되어 있다. 아바 메디하네 알렘 교회와 마리암 교회(Maryam’)는 터널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Bet Medhane Alem 서쪽에 있는 Bet Maryam은 작은데 정면 입구 윗부분에 성자 조지가 용과 싸우는 기마상 부조(어떤이는 랄리벨라 왕이란다)가 있으며 창틀은 고대 에티오피아의 악숨 양식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랄리 벨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졌다고 한다. 내부에는 기둥머리와 아치 등에 다양한 조각을 새겨 놓았다. 머리두 개인 독수리와 싸우는 흑백의 두 황소(흑은 악, 백은 선능 나타냄) 등이다. 내부의 천장과 벽 위에는 15세기에 그린 벽화도 남아 있다. 마리암 교회(Bet Maryam)는 악숨 제국의 문양이 새겨진 창, 내부의 프레스코화 와 기둥 조각들이 특히 아름답다. 동쪽 벽에 2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세 창문을 볼 수 있다. 위에 있는 3개의 창문은 삼위일체를 나타내고 아래 부분에 있는 3개의 십자가 형 창문은 골고다 언덕의 3개의 십자가를 나타낸다. 오른쪽 창문 위가 열려져 있는데 이는 오른쪽 죄수가 예수님에 의해 천국에 받아들여짐을 의미한다. 왼쪽에 있는 창문은 아래가 열려있는데 이는 지옥으로 간 죄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성탄절이라고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엄청 많다. 우리는 성타절을 두 번 맞는다. 러시아나 그리스, 시리아 등에 분포되어있는 정교회는 성탄절이 1월 7일이란다. 에티오피아의 크리스마스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12월25일 아닌 1월7일이다. 에티오피아의 성탄절 날짜가 우리와 다른 것은 에티오피아 정교회가 따르는 달력이 서방 교회와 다르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태양력(그레고리력)이 아닌 태음력(율리우스력)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에 차이는 약 13일로 그레고리력에 의한 크리스마스 12월25일은 율리우스력에서는 1월7일이 된다. 박물관에 마지막으로 들어가 보았다. 울타리 건너에 파파야 나무가 많다. 사람들도 없다. 매표소 작은 별관에 만들어 놓았는데 교회에서 사용하던 기구들과 그림들이 있다. 사진을 못 찍게 한다. 나올 때는 입구로 나왔다. 오후 5시 30분이다. 부지런히 돌아보았다. 가이드가 있었으면 더 빨리,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어가 짧으니 가이드의 설명도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영어 공부 좀 해야겠다. 은행에 잠시 들렀다. ATM 기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했으나 두 대있는 기계가 모두 먹통이다. 숙소에 들어와 누룽지를 끓여 고추장에 멸치를 찍어서 식사를 했다. 속이 편하다. 인터넷으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가는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숙박비는 카드로 결제가 안 되고 오직 현금이란다. 달러를 아껴야하기에 내일 다시 암석교회 매표소 앞에 있는 ATM 기기로 가보기로 했다.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샤워도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