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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SIGN)13부
씬/1 D, 검찰시민위원회실
우진과 다경, 이한, 한태주의 사인을 급성내인사로 밝힌 지훈을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너도 어쩔 수 없구나.. 라는 느낌으로 지훈을 바라보는 이명한.
피의자석에 앉아있는 정차영, 흥미있는 눈빛으로 지훈을 본다.
시민위원들과 위원장들, 그리고 장내에 가득찬 방청객들은 지훈의
말에 술렁이고 있다.
우진 (당황함을 최대한 감추면서)윤지훈 법의관...
한태주의 사인을..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지훈을 바라보는 우진의 눈빛, 왜 진실을 말하지 않냐는 의아함과
진실을 얘기해 주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겨있다.
지훈, 그런 우진을 보다가.. 다시한번 천천히 입을 연다.
지훈 ...한태주의 사인은.. 급성내인사... 사망의 종류는 자연사입니다.
다시한번 술렁이는 장내. 우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지훈을 바라보는데,
순간, 벌떡 일어서는 다경.
다경 아닙니다! 한태주는 안티몬 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다경과 지훈의 시선, 부딪친다.
다경 한태주를 비롯해서 죽은 한영그룹 직원들 모두, 중요장기에서
급성내인사를 일으킬만한 소견이 보이지 않았고,
모두 100마이크로퍼리터이상의 안티몬이 검출됐습니다.
안티몬으로 인한 중독사가 확실합니다.
다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 다경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으로
지훈을 본다. 이한, 우진, 이명한의 시선 역시 지훈에게 쏠려 있다.
지훈 ...고다경 법의관.. 그 전에.. 안티몬으로 중독사한 시신을
부검한 적 있습니까?
다경 ....(멈칫한다)....
지훈 ...(보다가)안티몬을 경구로 섭취했을 때와 피부에 접촉했을 때
각각 어느 정도가 치사량인지 아십니까?
다경 ....(말문이 막힌다)
지훈 급성시엔 얼마만큼의 양이고, 만성시엔 얼마만큼의 양이어야 합니 까? 서양인과 동양인의 경우에 다른 영향을 미칩니까?
다경 (아무말도 못하는)..
지훈 안티몬의 정확한 치사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100마이크로그람퍼리터 이상의 안티몬이 검출됐다고 해도..
안티몬이 사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다경 ...선생님! 하지만!
지훈 (말끊으며 우진을 본다)
변사자 한태주는.. 원인불명의 급성심정지, 혹은 임신 중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상입니다.
술렁이는 장내. 믿을 수 없는, 허탈한 눈빛으로 지훈을 바라보는 다경,
우진, 그리고 이한. 씨익 미소짓는 이명한과 정차영.
씬/2 D, 동부지검 복도
복도를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걸어나오는 정차영과 변호사, 수행비서,
경호원들.
그 옆에 따라붙는 기자들. 마이크를 들이밀고 있다.
기자1 정차영대표님, 불기소처분을 받으셨는데요.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기자2 정차영대표님! 지금 심정이 어떻습니까?
경호원들, 기자들을 막고, 정차영은 여유있는 미소를 띄면서 멀어진다.
그런 정차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우진, 이한, 다경.
이한 도대체.. 그 윤지훈 선생 뭐하는 사람이에요?
혹시 정차영한테 넘어간 거 아니에요?
우진 (당황스럽지만, 지훈을 믿는다)윤지훈선배, 그럴 사람 아니에요.
이한 그런데 어떻게 아까같은 증언을 하냐구요.
우진, 답답하다. 이유를 모르겠다. 다경 역시 이해가 안가는 얼굴.
다경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우진 불기소처분은 확정력이 없어요. 다시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서
공소를 제기하면 되요.
이한, 화가 나는 듯, ‘으아악!’ 열을 내다가
이한 알겠습니다. 뭐든 찾아오면 되는 거죠? (정문으로 걸어가는)
우진 어디가요?
이한 이철원 만나러 갑니다. 뭐든 나오겠죠.
다경 (멀어지는 이한을 보다가 우진에게)전 윤지훈선생님을 만나볼께요.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꺼에요.
다경도 뛰어서 사라진다. 우진, 답답한 듯 한숨내쉬는
씬/3 D, 몽타쥬
지훈을 찾아다니는 다경의 모습.
-국과수, 지훈의 사무실 문을 열어보는 다경.
그러나 지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정병도의 집 거실문을 열고 들어서는 다경, 큰방, 작은방 모두를
찾아보지만 지훈은 보이지 않는다.
씬/4 D, 정병도의 묘
정병도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 앞에 서있는 지훈.
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슬프다.
-인서트 컷
-3부, 서윤형의 3차부검을 끝낸 뒤, 복도에서 지훈을 바라보던 정병도의
쓸쓸한 모습.
정병도 법의관도 사람이다.. 언제나 맞을 순 없어..
가끔은 틀리기도 하고.. 가끔은 가서는 안될 길을 가기도 하지..
현재로 돌아오면 슬픈 눈빛으로 묘지를 바라보고 있는 지훈.
지훈 (가만히 보다가) 제가 원장님께 해드릴수 있는 마지막 일이었어요...
.....이제... 편히 쉬세요...
눈물 흘리며 정병도의 묘를 바라보던 지훈.
천천히 뒤로 돌아서는데, 누군가를 발견하고 멈칫한다.
지훈의 시선이 닿은 곳, 이명한이 서 있다.
이명한을 바라보는 지훈, 이 상황에서 이명한을 만난 것 자체가 싫다.
시선을 외명하며, 이명한을 스쳐서 걸어가려는데
이명한 ..내가 정병도 원장님을 찾아갔을 때...
지훈 (본다)
이명한 그렇게 말씀드렸네.. 차라리 자네한테 모든 걸 고백하라고..
이미 자네가 눈치를 챘다면, 더 이상 막을 수 없으니..
차라리 고백하고, 자네입을 막아달라고 했어.
지훈 ...(떨리는 눈빛)
이명한 하지만.. 이미 원장님은 자살을 결심하고 계셨어..
그 비밀이 새어나가는걸.. 원치 않았던 거야..
지훈 ...
이명한 누구나..한가지쯤.. 목숨을 거는게 있어.
돈이건.. 명예건.. 그 무엇이건..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은 게 있지.. 그게.. 인간이야.
지훈, 정병도의 마지막을 들으면서 더욱 눈빛이 떨려온다.
이명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고맙네...
지훈 ....
이명한 괴로울꺼야.
지훈 ...
이명한 나도 처음엔 그랬어. 법의관의 양심과 현실사이에서 괴로워하고
힘들었지.
지훈 ....국과수를 위한것도.. 당신을 위한 것도 아니였어요..
내.. 스승이였던 정병도 원장님을 위한 거였습니다.
이명한 .... 그게 무엇을 위한 거였든.. 포기하길 잘했어.
안티몬 치사량은 자네가 말했던 것처럼 입증되지 않았어.
그 증거로 정차영대표를 살인죄로 몰아넣기는 불가능하지.
어차피 질 싸움이였어.
지훈 ..난 안티몬을 포기한 거지, 정차영을 포기한 게 아닙니다.
다른 증거를 찾아내면 됩니다. 정차영은 반드시.. 죄값을
받게 만들거에요.
이명한을 노려보듯 보고는 돌아서서 멀어진다.
그런 지훈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명한의 눈빛, 과거의 자신을 보는 듯,
연민이 담겨있다.
이명한 ...이미.. 되돌릴 순 없어. 자넨 루비콘강을 건넌거야.
그런 이명한의 모습에서 서서히 카메라 움직이면,
조금 떨어진 나무 뒤에 서서 두 사람의 대화를 모두 엿들은 듯한
다경이 가만히 서 있다.
씬/5 D, 묘지 입구, 주차장.
주차장으로 성큼성큼 내려오는 지훈.
차문을 열고 올라타려는데, 뒤쪽에서 들려오는 ‘선생님!’
보면, 역시 묘지쪽에서 내려오는 다경이다.
지훈 너..
지훈, 니가 왜? 하는 시선으로 보는데, 다경, 말릴새도 없이 조수석
문을 연다.
지훈 뭐하는 거야?
다경 뭐하긴요. 같이 가려는 거에요.
지훈 ... 내려. 혼자 갈꺼야.
다경 싫어요! 선생님이 나한테 부탁했잖아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께 있어달라구..
지훈 ....
다경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도록.. 옆에 있어달라고 하셨는데..
내가 옆에 있어 주지 못해서 그런거에요.
선생님 잘못 아니에요.. 내가 잘못한 거에요.
지훈 ....
다경 정차영이 사람들을 죽였다는 증거 찾으시려는 거잖아요.
지훈 ...
다경 다른 사람들이 다 선생님 안 믿어도 전 선생님 믿어요.
그러니까 같이 갈께요.
시선 마주치는 지훈과 다경.
씬/5-1 D,한영그룹 복도
씨씨티브이실을 향해 걷고 있는 지훈과 다경.
지훈 배성진 시신은 국과수로 이송됐어?
다경 오늘 강용화 선생님이 부검하실 예정이래요.
배성진은 왜요?
지훈 구영훈, 장일태, 김규철, 한태주는 중독된 뒤 몇시간이 지나고 난 뒤
죽었는데, 배성진만은 중독된 뒤 십분도 안되서 죽었어.
죽기직전의 배성진 모습을 확인해 봐야돼.
씬/5-2 D, 씨씨티브이실
씨씨티브이실로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담당직원이 지훈을 보고 다가온다.
지훈 정우진검사 허락을 받고 온 국과수 법의관 윤지훈입니다.
배성진 기획실장이 죽을 당시 씨씨티브이를 보고 싶은데요.
직원, 지훈을 본다.
-시간경과되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는 지훈과 다경.
모니터에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있는 배성진기획실장의 모습.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만, 배성진의 모습엔 전혀 구토증세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다경 한태주랑은 틀려요..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어요.
모니터를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의 눈빛위로
-인서트 컷
-12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배성진의 모습.
-12부, 주차장으로 들어서서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없이 차에 올라타는
모습.
지훈 다른 독이야... 배성진은 그 전 사람들과 같은 독에 당한게 아냐.
다경 ... 도대체 왜 갑자기 패턴을 바꾼 거죠?
지훈 살인이 재밌어진거야. 다른 사람이 죽는 시간도 자기가 정한다.
죽음의 타이밍을 관장하면서 자기가 신이 된 줄 착각하는 거야.
그러기엔 안티몬은 적당한 독이 아냐.
다경 안티몬이 아닌 독.. 만약 치사량이 입증된 독이라면
정차영을 잡을 수 있어요.
씬/5-3 D, 한영그룹 직원용 휴게실.
휴게실로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한쪽에 비치된 한영그룹 사보들을 몇 달치꺼를 한꺼번에 꺼내서
테이블위에 놓고 살펴보기 시작한다.
지훈 정차영대표나 선대회장같은 사회적인 명성이 있는 사람이 버젓이
독을 구하긴 쉽지 않았을 꺼고 계열사에서 구했을 가능성이 커.
선대회장은 20년전에 한영그룹에서 운영하던 제철사업쪽에서
안티몬을 구했겠지.
하지만 정차영대표가 취임하면서 제철사업은 매각했어.
다경 제약쪽일 가능성이 커요.
지훈 몇 달 사이에 새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살펴봐.
사보를 펼치고 한영소식란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지훈과 다경.
씬/6 D, 한영그룹 연구원 사무실.
연구원 사무실. 넓은 사무실에 파티션들이 쳐져 있고, 연구원들
몇 명이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무실안으로 들어서는 이한, 주변을 둘러보는데, 이철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한, 연구원 중 한명에게
이한 (경찰뱃지 보여주며)한영그룹, 연속의문사를 수사중인데요.
이철원 연구원 책상은 어디죠?
연구원, 옆옆 책상을 가르키면서
연구원 저기에요. 그런데, 이철원씨 외출했는데....
이한 회사일인가요? 아니면, 다른 볼일이라도..
연구원 글쎄요. 자리 가보세요. 스케쥴표가 있겠죠.
이한, 이철원의 자리로 가본다.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 위,
스케쥴을 적는 달력에는 2월 전체가 깨끗이 비워져 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이한, 책상 서랍 제일 마지막 열쇠로 잠궈놓는
서랍이 열쇠가 꽂혀진 채, 조금 열려있다.
뭐지? 하고 보면, 마지막 서랍에 가득 채워져 있는 청첩장들.
(봉투에 넣어진 채로)
의아한 시선으로 봉투를 열어보는 이한. 뭔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씬/7 N, 한영그룹 대표이사 비서실
비서실로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이철원, 예의 소극적이고 불안한 모습
그대로다.
비서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철원 연구단지에서 일하는 이철원 연구원입니다.
오늘 대표님과 약속이 있는데요.
비서 (스케쥴을 확인해보고)일찍 오셨네요.
지금 대표님이 잠시 볼일이 있으신데요.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시죠.
철원, 꾸벅 인사한 뒤, 불안한 얼굴로 대표이사실로 들어간다.
씬/8 N, 한영그룹 직원용 휴게실
휴게실에서 계속 사보를 훑어보고 있는 지훈과 다경.
그때, 다경 뭔가를 발견한 듯, 지훈에게
다경 선생님, 이거요!
지훈, 보면 ‘이달의 한영뉴스.’
한영그룹 차원에서 수십억원을 들여서 신약개발에 나섰다는 뉴스다.
‘한영제약, 복어독 신약개발에 50억원 투자 확정.
이미 선진국에선 개발이 진행중인 복어독을 이용한 신약개발에
한영제약이 뛰어들었다. 신경치료제, 진통완화제, 항암제 개발에 탁월한
효과를 미칠 신약개발은....‘
사보를 바라보던 지훈의 눈빛위로
-인서트 컷
12부 22씬,
비서의 얘기를 들은 정차영이 얼굴이 순간 굳어지다가..
재밌다는듯 웃기 시작하던 정차영의 모습.
정차영 테트로도톡신인지, 아마톡신인지 궁금하다...
들어오라 그래.
현재로 돌아오면 지훈의 눈빛 굳는다.
지훈 복어독 신약개발.. 이번에 정차영이 배성진에게 쓴 독은
테트로도톡신이야.
씬/8-1 D, 국과수 약독물실
전화를 받고 있는 숙주.
숙주 배성진 혈액샘플이요? 아까 넘어오긴 했어요.
씬/8-2 D, 한영그룹 로비
전화를 하면서 로비로 걸어나오는 지훈과 다경.
지훈 배성진 혈액샘플에서 테트로도톡신 한번만 더 검출해 주세요.
이번엔 테트로도톡신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때, 다경의 전화벨이 울린다.
다경 여보세요?
이한(소리) (다급한)어디에요? 아까, 한영그룹 간다고 했었죠? 도착했어요?
다경 예, 여기 로비에요.
이한(소리) 이철원 못 봤어요?
다경 이철원이요?
지훈과 시선 마주치는 다경.
다경 ..(전화 받다가)이철원이 정차영 대표를 만나러 갔다구요?
지훈, 그 소리에 다급히 다경의 핸드폰을 뺏아든다.
지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철원이 정차영 대표를 만나러 갔다니..
씬/9 N, 도로일각
도로를 달리는 경찰차.
그 안에서 통화중인 이한.
이한 이철원, 지금 정차영 대표와 만나고 있을 겁니다. 막아야 해요!
씬/10 N, 한영그룹 로비.
이한의 얘기를 듣던, 지훈 눈빛 굳으며 다급히 엘리베이터로 달려가서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모두 다 위로 올라가고 있다.
다경 왜요? 무슨 일이에요?
지훈 (전화 끊으며)이철원이 지금 정차영 대표랑 같이 있대.
다경 !!
지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 늦을 것 같다.
다급히 비상계단 문을 열고,
비상계단을 타고 오르기 시작한다. 다경도 그 뒤를 따르고..
씬/11 N, 한영그룹 본사. 대표이사실
기분좋은 얼굴로 대표실로 들어서는 정차영.
쇼파에 불안한 얼굴로 앉아있는 이철원을 본다.
차영 왔어?
정차영의 목소리에 일어나서 꾸벅 인사하는 철원.
차영 앉아. 뭘 우리 사이에..
철원, 엉거주춤 서 있다가 앉는다.
차영 뭘 좀 마실까? 한참 회의를 했더니 목이 타는데..
사무실 한켠에 비치된 미니바에서 위스키를 꺼내서 온더락스잔 두 개에
따르고 테이블로 다가온다. 한잔은 철원 앞에, 한잔은 자신이 들고
앉으며
차영 그래, 무슨 용무로 만나자는 거야?
너도 다른 놈들처럼 돈 달라고 온 거야?
철원 (차영을 가만히 보다가)아뇨... 전 돈은 원하지 않습니다.
차영 ...(피식 웃는다)왜 겁나나?
철원 증거물 원본은 폐기시키고 왔습니다..
앞으로.. 죽을때까지 절대 비밀로 하겠습니다.
차영 (보다가)아무 대가도 없이 그렇게 하겠다?
철원 ....목숨보다 더 귀한건 없으니까요.
차영, 보다가 웃는다.
차영 그래도,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 하나는 있었구만.
맘에 드는데(컵을 내밀며)한잔 마셔.
그러나, 철원 컵을 들지 않고 가만히 바라본다.
차영 왜? 술 못해?
철원 아뇨..
차영 (데리고 노는 게 재밌다)왜? 이번엔.. 자기차롄거 같아?
철원 (보다가 불안한 얼굴로)대표님은 절 죽이지 못하실 겁니다.
이미 언론에 독살사건이 노출됐는데.. 저까지 죽으면
대표님이 의심받으실 테니까요.
차영 (재밌다는 듯 씨익 웃으며)그러니까 마시라구.
철원, 가만히 술잔을 보다가 천천히 잔을 드는데 손이 떨린다.
그런 철원의 모습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차영. 눈빛이 반짝인다.
철원, 잔을 들고 그런 차영을 가만히 보다가
떨리는 시선으로 잔을 들어서 한잔을 원샷한다.
그런 철원을 보는 차영의 눈빛.
차영을 바라보는 철원의 떨리는 눈빛.
순간, 푸하하하 웃음을 터뜨리는 차영.
차영 겁나지? 지금.. 겁나 죽겠지?
숨이 차진 않을까? 막 구역질이 나오면 어떡하지? 겁나는 거 아냐?
철원을 조롱하듯이 푸하하하 웃어제끼는 차영.
그런 차영을 굳은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는 철원.
차영,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나는 듯, 주머니에서 손수건 빼서 눈물을 찍으며
차영 걱정마. 이번엔 안 탔어. 뭘 그렇게 겁을 먹고 그래.
씬/12 N, 비상계단
비상계단을 오르고 있는 지훈과 다경.
다경, 헉헉 거리면서 올라가며
다경 이철원이 도대체 정차영대표를 왜 만나러 간 거에요?
지훈 설명할 시간없어! 서둘러. 이철원을 막아야 해!
다경 예?
씬/13 N, 대표이사실
차영, 재밌다는 듯이 웃으면서 위스키를 마시고 내려놓는데..
철원 (천천히 입을 연다)이번엔... 제가 탔습니다.
차영, 뭔 소리야? 굳은 눈빛으로 철원을 본다.
지금까지의 불안하고 겁먹은 얼굴 대신 초연한 눈빛이다.
씬/14 N, 비상계단.
다경, 지훈을 따라 올라간다. 이제 곧 대표이사실이 있는
00층이다.
다경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철원을 막다뇨?
지훈 위험한 건 정차영이야.
씬/15 N, 도로일각
달려오는 이한의 경찰차. 이한, 이철원의 사무실에서 가지고 온,
청첩장을 바라본다. 청첩장에 적힌 글씨.
신랑 이철원. 신부 한태주라고 적혀 있다.
씬/16 N, 대표이사실
굳은 얼굴로 철원을 바라보는 차영.
차영 무슨 소리야.. 이번엔 니가 탔다니...
철원, 차영을 보다가, 안주머니에서 청첩장을 꺼내서 차영에게 보여준다.
차영, 청첩장의 이름을 보고 놀라는...
철원 태주랑.. 나.. 사내커플이라 밝히진 못했지만.. 다음달에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차영 너...
철원 내가.. 잘못한 거에요... 돈에 눈이 어두워서.. 우리 아이도..
태주도 지키지 못했어요.
차영 너.. 설마.. 진짜.. 여기에 탄 거야?
-인서트 컷
대표이사실로 먼저 들어선 철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들어와서 미니바에 있는 위스키에 하얀가루를
타기 시작한다.
현재로 돌아오면 모든 걸 초연한 눈빛의 철원.
철원 회의가 끝나면 언제나 위스키를 드신다고 하더군요.
차영 (벌떡 일어선다)
철원 흥분하시면.. 독성이 더 빨리 돌겁니다. 이번엔.. 정말 많이
탔거든요.
씬/17 N, 비상계단/복도
대표이사실이 있는 층에 도착한 지훈과 다경.
비상계단 문을 열어제낀다.
씬/18 N, 대표이사실.
차영, 흥분해서 전화기를 드는데, 순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서 쓰러진다.
철원 119를 불러도.. 소용없어요. 도착하기 전에 죽을테니까..
안티몬을 탄게 아니에요. 신약개발에 쓰이던 테트로도톡신을
탔습니다.
차영, 분노와 통증으로 눈빛이 충혈된다.
차영 안돼.. 안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오바이트를 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철원 나 혼자 죽을 순 없었어요.. 적어도.. 우리 가족의 복수는
해야했으니까..
순간, 철원 역시 독성이 도는 듯, 눈빛이 흐려진다.
차영,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듯, 쓰러진 채,
마지막 힘을 짜내서 ‘살려줘’ 말하지만, 실낱같은 목소리다.
결국 문에 도달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차영.
철원 욕심에 눈이 먼.. 당신이나.. 나한테.. 어울리는 죽음이네요..
철원 역시,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떨군다.
그때 ‘왜 이러세요!’ 만류하는 비서의 목소리 들려오면서
문 쾅! 열리면서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그 뒤를 따라 들어오던 비서
모두 놀라서 문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말을 잃고 바라본다.
지훈, 다급히 들어와서 정차영의 맥박을 잡는다. 이미 죽었다.
떨리는 지훈의 시선.. 다시 다급히 이철원에게 다가와서 맥박을 잡아본다.
죽었다.
지훈 안돼.. 이렇게 죽으면.. 안돼요..
(놀라서 서 있는 비서를 보며)뭐해요! 119 불러요!
비서, 그 말에 뛰쳐나가고..
지훈, 이철원의 넥타이를 풀고, 눕힌 뒤, 심폐 소생술을 시작한다.
다경, 이미 늦었다는 걸 안다. 천천히 다가와서
다경 선생님..
지훈, 다경의 말에 대꾸없이 절박한 심정으로 심폐 소생술을 시도한다.
다경 선생님, 늦었어요!
지훈 살릴 수 있어! 살려야 해!
다경 선생님!
지훈의 어깨를 붙잡는 다경.
다경 늦었다구요!
떨리는 시선으로 다경을 바라보던 지훈.. 자기도 알고 있다.
부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지훈,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듯, 주저앉아 있는데.. 울리는 전화벨.
지훈... 발신인을 보다가 전화를 받는다.
숙주(소리) 선생님! 배성진 몸에서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어요.
배성진은 테트로도톡신으로 죽은 거에요.
전화를 받는 지훈의 눈빛.. 허탈하다. 이제와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천천히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는 숙주의
‘여보세요! 선생님! 듣고 계신거에요?’ 하는 소리.
지훈 ... 나 때문이야..
다경 아니에요! 선생님 때문 아니에요!
지훈 ....니가 더 잘 알잖아... 적어도.. 그때 정차영을 기소라도 시켰다면..
다경 선생님 때문이 아니에요!
지훈 ...아니.. 내가.. 이 사람들을.. 죽인 거야...
모든... 희망을 잃은 듯 공허해지는 지훈의 눈빛.
다경, 안타깝게 그런 지훈을 바라보는데
지훈, 치밀어 오르는 자괴감을 참을 수 없는 듯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 문을 향해 걸어나간다.
다경 선생님!
다경이 말릴 새도 없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지훈.
다경, 슬프고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런 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씬/19 N, 몽타쥬.
기자의 리포팅하는 목소리 깔리면서 아래 화면들 지나간다.
-한영그룹 외곽, 실려나가는 시신 두구.
그런 시신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다경의 모습.
그 위로 기자의 목소리 깔린다.
기자(소리) 오늘 저녁 일곱시 경, 한영그룹 정차영 대표이사가 사무실에서
숨진채로 발견됐습니다.
-우진의 사무실,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피의자 정차영의 사망’ ‘공소권 없음’
라는 불기소결정서를 적고 있는 우진.
적다가 힘이 빠지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 위로
기자(소리) 한편, 한영그룹 연속의문사 사건으로 정차영대표를 조사중이던
검찰은 정확한 사인과 사건경위를 파악하고 난 뒤,
내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서울 시내, (좀 높은 곳 이었으면 좋겠는데요)
슬픈 눈빛으로 서울의 불야성을 바라보고 있는 지훈의 모습에서
서서히 암전.
씬/20 D, 국과수 외경
다음날 아침
씬/21 D, 국과수 부검실
하얀 천으로 덮힌 세구의 시신이 눕혀져 있는 부검실.
부검실로 들어서는 다경. 안에선 부검을 준비하고 있는 완태, 성진,
재영을 비롯한 연구사들과 챠트를 검토중인 강용화를 비롯한 법의관.
다경, 지훈을 찾는 듯 두리번 거리다가 재영에게 다가가
다경 윤지훈선생님.. 안 나오셨어요?
재영 글쎄요..오늘 부검일정 미루신 것 같던데..
월차 쓰신 거 아닐까요?
그때, 뒤쪽의 강용화, 다경에게
강용화 오늘 내 어시스트죠? 외상확인 좀 부탁해요.
다경 예..
강용화팀쪽으로 가다가 지훈이 없는 부검실이 허전한 듯, 한번 둘러본다.
씬/21-1D, 납골당 일각
지훈부의 납골당 앞에 서서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지훈.
천천히 손을 들어 아버지의 사진을 매만진다.
지훈 미안해요... 미안해요.. 아버지..
한줄기 눈물을 떨어뜨리던 지훈, 천천히 돌아서서 커다란 여행가방을
어깨에 메고 멀어진다.
씬/22 D, 국과수 원장실
업무를 보고 있는 이명한. 결재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싸인을 하고 있다.
그때, 우당탕, 노크도 없이 뛰어들어오는 박태규.
이명한 뭔가?
태규 (당황한)원장님.. 텔레비전에서 지금 뉴스..
이명한,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태규, 리모콘을 잡아서 텔레비전을 튼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오늘 낮,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모 일간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여당의 핵심인사를 겨냥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익명의 야당의원은 여당 핵심인사의 친딸이 작년 사망한
유명가수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재조사 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얼굴이 굳는 이명한.
씬/23 D, 장변호사의 사무실
역시 텔레비전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통화중인 장변호사.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앵커의 멘트.
‘이에 여당측은 근거없는 유언비어로 흠집을 내고 있다면서
반박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네티즌들은 여당핵심인사가 누구인지, 각 포털사이트 주요검색어로 올라오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명한(소리) 언론 쪽은 변호사님이 막기로 하신 거 아니었습니까?
장변호사 상대편 캠프가 터뜨린 겁니다. 이제 대선이 코앞이니,
마지막 카드를 꺼낸거죠.
이하, 원장실의 이명한과 사무실의 장변호사 교차로 보여진다.
이명한 한번 카드를 꺼내든 이상, 절대 물러서지 않을겁니다.
증거는 그렇다 치고, 증인들 입막음은 확실한 겁니까?
장변호사 ..서윤형 소속사 대표야, 돈이면 무슨 짓이든 할 위인이니
걱정 없습니다. 보이스 멤버였던 정석훈도 언론을 무서워할 연예인 이니 쉽게 입을 열지 못할꺼에요.
이명한 이수정은요?
장변호사 ...(눈빛 차갑게 빛난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이명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처리한다니.. 무슨 말씀이죠?
장변호사 조용히 처리할 테니까, 원장님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요.
천천히 전화를 끊는 장변호사의 눈빛, 차갑게 빛난다.
전화를 끊은 이명한. 눈빛이 뭔가의 불안감으로 흔들린다.
씬/24 D, 교도소 휴게실.
원장실과 장변호사의 사무실에서 흘러나오던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는
텔레비전.
텔레비전 뉴스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
화면 빠지면, 죄수복을 입은 채 휴게실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이수정이다. 불안하고 떨리는 듯한 눈빛.
휴게실에는 이수정과 열 몇 명 정도의 죄수들이 잡담을 하고 있다.
이수정의 불안한 시선/
휴게실 안으로 들어서는 누군가의 손을 비추면, 날카로운 조각칼을
죄수복 사이로 숨기고 움직이는 누군가의 모습/
이수정, 자꾸 불길함 예감이 드는 듯, 주변을 둘러본다
이수정의 시선으로 보면, 다들 이수정은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끼리
잡담을 하고 있다/
조각칼을 들고 어디론가 움직이는 죄수의 손/
불안한 이수정의 시선으로 흔들리듯 보여지는 휴게실안의 풍경.
그때, 누군가 이수정의 등 뒤로 빠르게 다가선다.
이수정, 그 인기척에 놀라서 뒤돌아보려고 하는 찰나,
이수정의 등을 턱 치는 손.
수정, 놀라서 뒤돌아보면 곱상하고 참한 외모의 수정과 비슷한 나이또래의
미영이다.
미영 뭘 그렇게 놀래.
수정 (불안함에 식은땀까지 흘리는)아..아니..
미영 야, 근데 저 뉴스, 니 얘기 아니냐?
수정 아.. 아냐.
수정, 당황해서 벌떡 일어나 휴게실을 나선다.
그런 수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
죄수복 안으로 조각칼을 숨긴다.
씬/25 N, 동부지검, 우진의 사무실
정차영 사건의 여파인 듯, 힘없이 앉아있는 우진. (안경 써주세요)
그때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이한.
우진, 고개도 안 들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이한 사건 종결 시켰어요?
우진, 대답없이 일어나서 안경 벗고, 각에 넣어서 가방 챙겨서 일어난다.
이한 저 내일 서울 올라가요.
우진 예..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이한 이별주 어때요? 기분도 꿀꿀한데...
씬/26 N, 호프집
마주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우진(지금은 안꼉 빼고)과 이한.
이한 근데..안경은 눈이 나빠서 쓰는 거에요?
우진 난시가 좀 있어서요..
이한 안경 좀 잠깐만 보여주면 안되요?
우진, 뭐야? 하는 시선으로 보다가 안경갑 꺼내서 준다.
이한, 열어서 안경 꺼내보는..
이한 안경 좋네.. 야, 이거 꽤 비싸겠는데..
(하다가)한번 써보면 안되요?
우진 왜 그래요? 자꾸..
이한 아니..내가 뭐 돈을 꿔달라는 것도 아니고, 안경 한번 써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인가?
우진, 오늘 왜 이러지? 하는 시선으로 보다가 귀찮고,
그래, 한번 써준다. 쓰고 난 뒤, 이한을 본다.
우진 됐어요?
안경쓴 우진을 보는 이한, 빙그레 미소짓는다.
이한 안경쓴게.. 훨씬 귀엽다니까..
우진, 또 장난이구나. 싶어 안경을 벗으려고 하는데,
이한 ‘에헤!’ 하면서 안경벗으려는 우진을 만류한다는게,
우진의 얼굴을 감싸안는 느낌이 된다.
이한도 이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하다가 우진을 보고
우진, 무안하고 어색하다. 얼굴을 돌리려고 하는 순간,
우진한테 갑작스레 키스를 하는 이한.
우진 너무 놀라서 밀칠 생각도 못하고 당하는데..
이한, 입을 뗀다.
이한 ...안경쓴게.. 귀여워서..
순간, 우진, 주먹으로 이한의 턱을 날려버린다.
헉! 나가 떨어지는 이한. 안경, 벗어제끼는 우진.
가방을 들어서 이한을 마구 패기 시작한다.
‘너 뭐야! 안경 패티쉬야?’ ‘뭐 이딴 놈이 다 있어?’
이한, 아, 좀 그만! 하지만, 자기가 지은죄가 있어서 반항은 못하고
맞기만 하는데, 우진,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마구 패댄다.
주변에서 보고 있던 호프집 주인. 보다못해
주인 이러다 사람 죽이겠네. 그만 해요.
‘뭘 그만해요!’ 말리는 주인을 뿌리치려고 애쓰면서 이한을 향해
허공으로 발차기를 날리는 우진.
그때, 울리는 이한의 전화벨. 정신없이 우진의 발차기를 피하면서
전화를 받는 이한.
이한 여보세요?
우진 일루 안와?
이한, 우진에게 조용하라는 듯 손든다.
우진 뭘 조용히 해!
이한 (얼굴 굳으며)이수정씨?
때리려다가 이수정씨란 말에 놀라서 굳는 우진.
씬/27 N, 교도소 내, 전화부스.
뒤편에 서 있는 여자교도관의 눈치를 보면서 전화를 하고 있는 수정.
수정 ....최이한 경사님이시죠.
이한(소리) 정말.. 이수정씨에요?
수정 예..
이한(소리)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수정 길게 얘기하긴 힘들어요.. 부탁이 있어요.
내일.. 잠시 면회 와 주실 수 있을까요?
꼭 드릴 말씀이 있어요.
겁먹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수정. 교도관의 눈치를 보면서
나지막하게
수정 누군가.. 절 해치려고 해요.
이한(소리) 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수정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모든 걸 자백할께요.
그때 뒤쪽의 여자교도관, 다가온다.
교도관 시간 다 됐어.
수정 그럼.. 끊을께요.
씬/28 N, 호프집
이한 여보세요? 이수정씨!
끊긴 전화를 바라보는 이한. 우진, 놀라서 다가온다.
우진 정말 이수정이에요? 무슨 얘길 했어요? 뭐래요?
이한 누군가 자길 해치려고 한다면서..
서윤형 사건.. 자백을 하고 싶답니다.
우진, 놀란 얼굴로 이한을 본다.
씬/29 D, 국과수 외경
다음날 아침.
씬/30 D, 국과수, 복도
다경, 출근하는 듯, 가방을 메고 자기 사무실쪽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재영이 손에 흰 봉투 하나를 들고 당황한 얼굴로 걸어오다가
다경을 발견한다.
재영 선생님!
다경 아, 안녕하세요.
재영 큰일났어요.
다경 예?
재영 (편지 봉투 보여주며)윤지훈선생님이, 우편으로 보내신 건데요.
다경 이게 뭔데요?
재영 사직서요.
다경, 놀라서 편지봉투를 열어본다.
재영 대신 좀 제출해 달라고 적혀 있었는데.. 어떡하죠?
다경, 사직서를 바라보다가...
다경 이거.. 아직 아무도 모르는 거죠?
재영 예.
씬/31 D, 도로일각
운전을 하면서 우진과 통화중인 다경.
우진(소리) 선배가 사직서를 냈어요?
다경 예.. 가실만한데는 다 찾아봤는데, 아무데도 없어요.
혹시 짚히는 데 없으세요?
우진(소리) 확실한 건 아닌데.. 이맘때쯤에 정병도 원장님이랑
지훈선배가 항상 가던데가 있어요.
씬/32 D, 저수지 일각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얼어붙은 저수지.
한켠에 가만히 앉아서 저수지를 어두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훈.
씬/33 D, 도로일각
다경 예.. 예.. 알겠습니다. 예.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전면을 바라본다. 지훈이 걱정되는 눈빛으로 악셀을 밟는다.
씬/34 D, 몽타쥬
-인적이 드문 국도를 달리는 다경의 자동차.
-옆쪽으로 꽁꽁 언 드넓은 저수지를 지나는 다경의 자동차.
-인적이 드문, 외딴 시골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난다.
-운전을 하는 다경의 모습 그 위로
씬/35 D, 산길 일각
산골 마을에 다경의 차가 들어서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잠시 차를 세우고 지도를 꺼내 펼쳐보는 다경.
우진에게 전화하려는 듯, 핸드폰을 꺼내보는데, 통화권 이탈이다.
다경 아.. 미치겠네.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가는데로 가보자, 차를 출발시키는데,
저 앞쪽으로 ‘대방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드디어 찾았다!
씬/36 D, 대방리 일각
마을 초입의 공터쪽으로 다가오는 다경의 자동차.
공터에 세워진 지훈의 자동차를 보고 반가워 하는 다경의 눈빛.
지훈의 차 옆에 자신의 차를 세워놓고, 지훈의 차쪽으로 뛰어간다.
어디갔지? 손을 가리고 차 안을 살펴보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들려오는 노파의 목소리.
노파 지금 뭐하는 거래?
놀라서 뒤를 바라보면 노파 두명과 남자아이 둘, 여자아이 한명이
다경을 보고 있다.
다경 아, 그게..
아이 혹시, 의사선생님 차 훔치려는 거에요?
다경 어머, 얜 무슨.. 언닌 이 의사선생님 친구야.
노파 (의심스럽게 보며)정말이에요?
다경 그렇다니까요. 근데 혹시.. 이 의사선생님 어디 갔는지 모르세요?
노파 쥐콧구녕 같은 마을에 가봤자, 어딜 갔을라구.
지금쯤이면 아마 저수지에 있을 껄.
다경 저수지.. 요?
아이 절루 가면 나와요. 디따 커요.
다경 그래, 고마워.
하는데, 아이들 사이로 겁먹은 시선으로 뒤로 숨는 여자아이.
다경, 손 흔들어보지만, 여자아이 시선 외면한다.
무안해지는 다경.
씬/37 D, 저수지 일각
저수지 한켠에 앉아 있는 지훈. 바람소리를 듣는듯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
저수지쪽으로 걸어오다가 그런 지훈을 발견하는 다경.
지금까지 했던 걱정, 반가움이 교차되면서 천천히 다가간다.
다경 숨으실라믄, 진짜 찾기 힘든데 숨으셔야죠. 이렇게 찾기 쉬운데
계시면 어떻합니까. 덕분에 정말 개고생했네..
그 소리에 다경을 힐긋 보는 지훈. 보다가.. 그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듯, 다시 고개돌려 저수지를 바라본다.
그런 지훈의 옆에 앉는 다경.
지훈 ...왜 왔어.
다경, 가방안에서 지훈의 사직서를 꺼내서 지훈에게 건넨다.
다경 이거.. 제 선에서 반려됐습니다.
지훈 (뭐하는 짓이냐는 눈빛으로 본다..)
다경 말이 됩니까? 선생님처럼 유능한 분이 국과수를 떠나면 안되죠!
지훈 내가 결정한 일이야. 왜 니가 나서.
다경 ...겨우 멘토 해주신다고 하시더니 이렇게 도망가시면 어떡해요!
난 어떡하라구요! 사람이 책임감이 그렇게 없어서 어떡해요!
지훈, 다경을 보다가, 더 이상 얘기하기 귀찮은 듯,
다시 시선 저수지쪽으로 돌린다.
다경, 그 옆에 주저앉는다.
다경 도대체, 도망을 가실 꺼면, 좀 괜찮은 데루 가지.
꽁꽁 언 저수지에서 뭐하구 계셨던 거에요?
빙어 낚시 이런거 하시려구 그런신 건가?
(지훈 계속 말이 없다)나 누구랑 얘기하니..
가만히 앉아있던 지훈, 귀찮은 듯 벌떡 일어서서 걸어간다.
그 뒤를 일어나서 졸졸 쫓아가는 다경.
지훈, 뒤돌아서 본다.
다경, 지지않고 지훈을 본다.
맘대로 하라는 듯 걸어가는 지훈, 그 뒤를 쫓는 다경.
씬/38 D, 교도소 밖.
차에서 내리는 우진과 이한.
교도소 정문을 향해 걸어가며
이한 이수정, 나한테 연락할 정도면 꽤 급박한 상황일꺼에요.
우진 야당의원이 서윤형 사건에 대해서 폭탄발언을 했으니,
이수정이 입을 열까봐, 그쪽도 초조해졌겠죠.
이한 이수정이 만약에 자백을 한다면.. 강서연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우진 ...상대는 거물이에요. 자백 정도로는 안될꺼에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모를까..
그런데 걷다가 서로 조금 팔이 스친다.
멈춰서는 우진. 이한, 왜? 하는 시선으로 본다.
우진 경고하겠는데, 나한테 불순한 마음 갖지 말아요.
이한 불순한 마음요..?
우진 또다시 어제같은 일이 생기면.. (무서운 눈빛으로)
그땐... 아주 죽는거야...
휙 째려보곤, 걸어가는 우진, 이한, 그런 우진이 귀여운 듯 보다가
이한 (시계보며)이수정 특별접견 세시로 잡았다구 하셨죠?
늦겠네.
하면서 넉살좋게 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빠르게 걷는다.
우진‘아, 진짜 왜 이래요?’ ‘늦는다니까요. 빨리 가자구’ 티격태격하면서
걸어가는 두 사람.
씬/39 D, 교도소 면회대기실(omit)
면회대기실로 들어서는 우진, 면회실 직원에게 다가간다.
우진 동부지검 정우진 검삽니다. 제가 담당했던 사건의 수형인,
이수정을 특별접견하고 싶은데요.
직원 (우진의 신분증을 본 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씬/40 D, 교도소 안, 복도
여자교도관과 함께 걷고 있는 수정.
수정, 마음이 초조한 듯, 걸음이 빨라진다.
면회실 문을 여는 교도관, 수정 안으로 들어선다.
씬/41 D, 교도소 면회실
면회객과 유리벽으로 격리된 면회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수정.
그러나 맞은 편 유리벽 건너편을 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딨지? 그때 천천히 유리벽 안쪽으로 걸어들어오는 그림자.
강서연이다. 놀라는 수정.
강서연 (차갑게 웃으며)오랜만이에요.
씬/42 D, 교도소, 특별접견실.
우진과 이한을 안내하는 직원.
직원 지금 일반면회객을 만나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한 일반면회객이요?
직원 예, 친구라고 하던데요.
씬/43 D, 교도소 면회실
겁먹은 이수정을 바라보는 강서연.
강서연 많이 힘들죠?
이수정 ....(너무 겁을 먹어서 말을 못하는)
강서연 (빙긋 웃으며)힘들어도 견뎌야죠.
그만큼의 댓가를 받았잖아요?
겁먹은 이수정의 얼굴로 다가가는 화면.
씬/44 D, 교도소, 특별접견실
수정을 기다리고 있는 이한과 우진.
교도관과 함께 천천히 특별접견실로 들어서는 이수정의 뒷모습.
우진 왔어요. 앉아요.
천천히 자리에 앉으면서 고개를 드는 이수정.
전씬의 모습과 전혀 다른 침착한 눈빛이다.
우진, 눈빛주면 교도관 나간다.
우진 어제.. 최이한 경사에게 전화하셨죠?
이한을 바라보는 수정.
수정 예.
우진 자백하고.. 싶다고 하셨다구요?
긴장된 눈빛으로 수정을 바라보는 우진과 이한.
수정, 천천히 입을 연다.
수정 ....자백은.. 이미 일년전에 했는데요.
우진, 이한, 놀라서 바라본다.
이한 무슨 소리에요? 어제 나한테 전화할땐.. 누군가 해치려고 한다고
자백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수정 (말끊으며)수인들 중에 친한 애들이 저한테 장난친 걸 제가
오해했나봐요. 그래서 당황해서 나오는 대로 얘기한 거에요.
이한 이수정씨!
수정 괜히.. 헛걸음 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네요. 이제 그만 가봐도 되나요?
우진, 가만히 수정을 바라보다가.. 의자 옆에 놔둔 가방안에서 뭔가를
꺼내는 척 하면서 수정의 손을 본다.
겉으론 침착한 척 하는 수정, 손이 벌벌 떨리고 있다.
씬/45 D, 교도소 밖
교도소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오는 이한과 우진.
이한 (억울해 죽겠다)아 진짜 어제 분명히 그랬어요.
누군가 자길 해치려고 한다구 자백하구 싶다구 그랬어요!
우진 최경사님한테 한 말은 사실일 꺼에요..
이한 (본다)
우진 (답답한)도대체.. 왜 맘을 바꾼거지...
이한도 답답한 듯 서 있다가
이한 어쩔 수 없잖아요. 1년전에도 그렇고..지금도 그렇고..
이수정이 입을 닫으면 방법이 없어요.
우진도 답답하게 서 있다가 두 사람, 주차장쪽으로 걸어가는데
그런 두 사람의 앞을 부웅 스쳐 지나가는 최고급 외제 스포츠카.
짙은 썬팅으로 안은 보이지 않는다.
우진은 생각에 잠겨서 쳐다보지 않지만, 이한은 힐긋 본다.
이한 뭐야..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걸 여기서 보네..
하다가, 뭔가 마음에 걸리는 듯 뒤를 돌아서 멀어지는 외제차를 바라본다.
씬/46 D, 민박집 밖
민박집을 향해 걷고 있는 지훈. 그 뒤를 따르는 다경.
지훈 언제까지 쫓아올꺼야?
다경 ..선생님 서울 가실때까지요.
지훈 맘대로 해.
지훈, 먼저 걸어서 규모가 작은 시골집안으로 들어간다.
다경, 그 뒤를 따르는
씬/47 D, 민박집 안
마당엔 세면대가 있고, 방 두칸짜리의 낡았지만, 정감있는
전형적인 시골집이다.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세면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민박집 주인
할아버지(이하 송씨로 칭함)
송씨 (인기척에 뒤돌아보며)의사 양반, 왔어요?
지훈, 예의바르게 목례하고 들어서는데, 지훈의 뒤따라 들어서는 다경과
눈 마주치는 송씨.
송씨 혼자 왔다더니.. 애인도 내려왔어요?
다경 예? 애인 아니에요!
송씨 아니긴 뭘.. 같이 묵으실건가?
지훈, 마루에 앉아서 신발 벗으며,
지훈 아뇨, 쟨 그냥 갈겁니다.
다경 아뇨! 저두 자고 갈꺼에요.
지훈 (다경 본다)
다경 선생님이 올라가실때까지, 저두 있을 꺼에요.
지훈 좋을 데로 해. 근데, 여기 방 이거 하나 밖에 없는 거 알지?
다경 (순간 말문이 막힌다)
지훈 나랑 같이 자겠다는 거야?
다경 미쳤어요? 제가 왜..선생님이랑...
지훈 그러니까 올라가라구.
다경 싫어요. 선생님이랑 같이 올라갈꺼에요.
지훈 그럼, 나랑 같이 자겠다는 거야?
다경 미쳤어요? 제가 왜..
지훈 그러니까 올라가라구.
방문 열고 들어가버리는 지훈.
다경, 이 상황을 어떡하지? 하다가 둘의 설전을 이해 못하겠다는 듯
보고 있는 송씨에게
다경 저기, 할아버지 여기 딴 민박집 없어요?
송씨 없지. 코딱지 만한 마을에 뭔 민박집이 두 개나 되겠어?
다경, 난감한 듯 보다가 결심한 듯, 쿵쿵 걸어와서 지훈이 들어간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송씨 들어가 버렸네...
씬/48 D, 지훈이 묵는 방 안.
윗옷 갈아입으려던 지훈, 다경이 쿵 들어오자 뭐야? 하는 시선으로 본다.
다경, 으헉! 눈 가리면서 문앞에서 뒤돈다.
다경 선생님, 그렇게 나오셔도 저 안 올라가요!
지훈 맘대로 해.
다경 (돌아서서 괜히 혼자 당황해서 횡설수설한다)
뭐.. 이불만 따로 쓰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뭐.. 선생님이 절 어떻게 하실 분이고.. 아니..아니고...
까짓거 뭐! 같이 자죠 뭐!
하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천천히 뒤돌면, 바로 뒤에 서 있는 지훈.
다경, 허걱 놀라서 지훈을 바라본다. 천천히 다가서는 지훈.
다경 (눈 똥그래져서 뒤로 물러선다)서..선생님.. 갑자기..이러시면...
지훈 (보다가)비켜. 씻으러 가게.
다경, 무안한 얼굴로 예.. 옆으로 비킨다.
지훈, 그런 다경을 힐긋보고는 나간다.
다경, 긴장이 풀리는 듯 스르르 바닥에 주저앉는다.
다경의 시선으로 카메라 팬하며 보여지는 방 안.
텔레비전 한 대, 옷장, 지훈의 가방, 그리고 빨간색 독채 이불.
괜히 이상한 생각이 드는 듯, 허걱 고개를 돌려버리는 다경.
가슴이 벌렁벌렁 하고 더워진다.
다경, 자꾸 떠오르는 이상한 생각을 떨치려는 듯,
뺨을 때리다가 더운 듯, 손부채질. 안되겠다.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다.
씬/49 D, 민박집 외곽
세면대에서 씻고 있는 지훈. 문 열고 나오는 다경과 눈이 마주친다.
다경 아니.. 그냥 산책 좀 하고 오려구요.
아, 공기 좋다!
다경, 신발 신고 나선다.
송씨, 부엌에서 나오다가
송씨 어디가요? 밥 하는데..
다경 예, 뭐 그냥 한바퀴만 돌고 올께요.
다경, 민박집 문을 나서려는데..
송씨 아가씨.
다경 예?
송씨 여긴 해가 지면 가로등도 별로 없으니까 조심해요.
다경 예, 조심할께요.
밝게 웃으며 문 밖으로 멀어지는 다경.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는 송씨의 표정, 서서히.. 무표정한 얼굴로
웃음기가 사라진다.
씬/50 D, 마을 일각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달아오른 뺨을 식히면서 걷는 다경.
고즈넉한 산골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하기 시작한다.
씬/51 D, 민박집, 마당
지훈, 수건에 손을 닦다가, 문득 옆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송씨를 보고
지훈 근데.. 원래 여기 계시던 할아버지는 어디 가셨나요?
송씨 (멈칫하는)아.. 김씨.. 말하는 거구만? 그분.. 이사갔어요.
지훈 이사요? 어제 출발하면서 전화드렸을땐, 받으시던데..
송씨 (멈칫하는)그러니까.. 어제 갔어요.
서울 사는 아들내외한테 간다구..
지훈, 이상하다는 듯, 송씨를 힐긋 본다.
송씨,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 짓는다.
씬/52 D, 마을 일각/ 외딴집/ 외딴집 안
마을을 걷고 있는 다경.
그때 저 앞쪽에서 가만히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다경 (반갑게 인사하는)안녕!
여자아이, 다경을 보고 멈칫하고는 뒤로 물러선다.
다경 (다시한번)안녕! 나 기억하지? 아까 조 앞에서..
하지만 여자아이는 겁먹은 얼굴로 뒤로 물러서다가 도망치기 시작한다.
다경, 그런 모습 보고 의아한 듯
다경 나 무서운 사람 아냐! 얘! 다쳐!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철퍼덕 넘어지는 아이.
다경, 놀라서 달려가는데, 아이, 다경이 다가오자, 놀라서
다시 일어나서 뛰어간다.
다경 얘! 뛰지마! 다친다니까!
하면서 코너를 도는데, 아이, 코너를 돌자 마자 있는 마을 끝쪽에 자리잡은
외딴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버린다.
다경, 그런 아이의 모습에 집 안을 바라보는데,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인기척하나 느껴지지 않는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다.
다경 (멈칫하다가 흉흉한 집을 둘러보면서)얘! 어딨니?
나 의사야! 아까 다친 거 같은데.. 괜찮니?
집안을 둘러보는 다경, 그때, 반투명 유리창으로 된 집안으로 연결된
미닫이문 안으로 희끗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다경,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문을 열면서
다경 얘.. 괜찮은 거야? 겁먹지 말구..
하는데.. 다경, 순간 뭔가를 바라보고 놀란다.
어두운 거실 안,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
다경, 놀라서 뛰어들어가 거실 한복판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우며
다경 할아버지 괜....
이상한 느낌이 드는 듯, 쓰러진 할아버지의 맥박을 잡아보고, 코에 손을
갖다 대보다가 놀라서 입을 막는다.
이미 사망한 상태다.
그때, 밖에서 들려오는 타타타탁 발자국 소리.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다경.
씬/53 D, 외딴 집 마당
마당으로 나오는 다경. 지훈에게 알리려는 듯, 후다닥 나가려는데..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타타탁 소리.
그 소리에 불안한 듯, 멈춰서는 다경. 주변을 둘러본다.
그런 다경의 모습을 어디선가 숨어서 보는 듯한 시선.
다경, 불안한 얼굴로 돌아보는데, 헛간같은 쪽에서 누군가가 휙 지나간다.
다경, 놀라서 본다.
순간, 반대쪽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타타탁 발자국 소리.
다경, 순간, 어둠에 휩싸인 집을 바라보면서 뒷걸음질 친다.
다경의 불안한 시선으로 보이는 외딴 집.
또 다시 들려오는 타타탁 아이의 발자국 소리.
서서히 공포가 밀려오는 듯한 다경, 뒷걸음질을 치다가
집을 뛰쳐나와서 뛰기 시작한다.
씬/54 D, 시골길 일각
민박집을 향해 뛰어가는 다경.
정적만이 감도는 시골길에 자꾸 누군가 쫓아오는 듯,
타타탁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다경, 겁이 나는 듯 연신 뒤를 돌아보면서 더욱 속도를 높여서
뛰어서 코너를 도는 순간, 누군가와 쿵 부딪친다.
자신도 모르게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다경.
지훈(소리) 왜 그래? 나야!
다경, 정신을 차리고 보면 지훈이다.
다경 선생님...
지훈 무슨 일이야?
다경 저...저기.. 시체가.. 시체가 있어요.
지훈, 놀라는..
씬/55 D, 외딴집
외딴집으로 함께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지훈 시체가 어디있어?
다경, 반쯤 열린 반투명 유리창 안, 거실을 가르킨다.
다경 저기요. 어떤 할아버지 시체였는데요.
씬/56 D, 외딴집 안
다경과 지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다경, 놀라서 멈춰선다.
분명 아까까지 놓여져 있던 할아버지의 시체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다.
다경 이..이럴 리가 없는데.. 분명히 여기 있었어요.
지훈,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살던 집인 듯, 집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 있다.
그러던 중, 뭔가를 발견하고 얼굴이 굳는다. 뒷문으로 향해
신발자국이 나 있다.
뒷문을 삐꺽 열어 보면 마치 시체를 끌고 간 듯,
두 줄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지훈 맞아.. 있었어. 그런데..누군가 시체를 은닉한 거야.
씬/57 D, 서울, 경찰서 일각
뭔가가 맘에 걸리는 듯한 이한의 얼굴위로
-인서트 컷
교도소 밖에서 멀어지던 고급 외제 스포츠카.
그때, 옆으로 다가와서 이한을 부르는 순경.
순경 최경사님. 말씀하신 차넘버 조회해 봤는데요.
이한 아, 감사합니다.
차넘버 조회한 종이를 보는 이한, 눈빛이 변한다.
차소유주가 강서연이다.
씬/58 D, 우진의 사무실
전화를 받던 우진, 눈빛 굳는다.
우진 그게 정말이에요?
이한(소리) 차 소유주가 강서연이였어요. 우리보다 먼저 강서연이 이수정을
만난 거에요.
우진 알았어요. 일단 전 교도소에 조치를 취해놓을 테니까,
형사님은 이수정과 한번 더 만나주세요.
전화를 끊는 우진, 수첩을 꺼내서 교도소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다시 전화를 건다.
우진 삼송교도소죠? 여기 동부지검 정우진 검산데요.
교도부장님 좀 부탁합니다.
(잠시 기다리다가)교도부장님 안녕하세요.
저, 동부지검 정우진인데요. 부탁이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서윤형 사건으로 수감중인 이수정을 당분간 독방에 격리조치
해주실 수 있을까요? 자세한 이유는 지금 말씀드리긴 그렇구요..
예.. 감사합니다.
씬/59 N, 민박집
민박집안으로 다급히 들어오는 지훈과 다경.
걸어오면서도 연신 어떻하든, 핸드폰 안테나를 세워보려는 듯, 핸드폰을
든 손을 높이 올려보는 다경, 여전히 통신 불능이라고 뜬다.
다경 안돼요.
지훈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여긴 핸드폰 수신이 불가능하다구..
마당안으로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지훈 아저씨! 안 계세요?
다경, ‘할아버지!’ 부르면서 민박집 문 여기저기를 열어보지만,
송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훈, 주변을 둘러보다가 마루 한켠에 놓인 전화기를 든다.
그런데, 발신음이 들리지 않는다.
다경 왜요?
지훈 전화기가 먹통이야.
다경 경찰서에 빨리 신고해야 되요.
누군가 시체를 은닉했다면, 증거가 없어질 수도 있어요.
다경, 어떡하냐는 눈빛으로 지훈을 본다.
씬/60 N, 공터
차를 세워놓은 공터로 다가오는 지훈과 다경.
지훈 경찰서는 여기서 차로 한시간 거리야.
니가 다녀와.
다경 선생님은요?
지훈 시신을 찾아봐야지.
하면서 다가오던 두 사람, 뭔가를 발견하고 놀라서 뛰어온다.
보면, 다경의 차 타이어가 모두 펑크가 나 있다.
지훈, 이상한 감을 느끼고 자신의 차로 다가가면 지훈의 차 역시
모두 타이어가 펑크난 상태다.
다경 ...도대체.. 누가..
지훈, 타이어가 펑크난 차를 굳은 얼굴로 바라보면서
지훈 아까 그 시체 봤을 때, 외상 살펴봤어?
다경 잘 보이지도 않았어요. 불도 꺼져 있었구..
지훈 ...시체가 사라졌고..누군가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려하고 있어.
다경 그럼.. 자연사가 아닐 확률이 크겠네요.
지훈 좀 더 지체하면 시신이 없어질 꺼야.
-시간경과되면
자동차 뒤 트렁크에서 현장감식용 가방을 꺼내는 지훈과 다경.
지훈 가볼까?
다경, 고개 끄덕한다.
씬/61 N, 교도소 밖
빠르게 들어와서 멈춰서는 이한의 자동차.
차에서 내려서서 다급히 교도소쪽으로 향한다.
씬/62 N, 교도소 복도
교도관과 얘기를 하면서 걷고 있는 이한.
교도관1 정우진 검사한테 연락받고 독방으로 이감준비 중입니다.
이한 저도 같이 가면 안될까요?
교도관1 그건.. 좀 곤란한데요
이한 .. 이수정,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래요.
직접 확인해 볼 것도 있구요.. 부탁입니다.
교도관1, 알았다는 듯 고개 끄덕인다.
씬/63 N, 감방 앞
이수정이 수감된 감방 앞으로 다가서는 교도관1과 이한, 그 앞에 서 있는
담당교도관에게
교도관1 8911번, 독방으로 이감하라는 교도부장님의 명령이다.
지금 안에 있나?
담당교도관 샤워실에 갔습니다.
씬/64 N, 샤워실
한쪽 칸막이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 이수정.
그런 이수정뒤로 다가오는 그림자.
이상한 느낌이 드는 듯 휙 돌아보는 이수정.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씬/65 N, 외딴집 뒤꼍
외딴집 뒤꼍을 후레쉬로 비추는 지훈과 다경.
시신을 옮긴 자국(나란히 두 발이 끌린 듯한)이
저 멀리 논쪽으로 이어져 있다. 자세히 그 자국을 바라보는 지훈.
다경 저쪽으로 향했다면 저수지 쪽 아닌가요?
지훈 아냐.
다경 예?
지훈 시신을 끈 자국처럼 보이려고 해놨지만..
왼쪽과 오른쪽 깊이가 틀려.
다경 (자세히 본다)
지훈, 돌아서서 다시 외딴집을 올려다본다.
지훈 시신은 아직 저기에 있어.
씬/66 N, 교도소 복도
샤워실과 연결된 복도로 걸어가는 이한과 교도관1, 담당교도관.
저 앞쪽으로 샤워실이 보인다.
교도관1 여기서 기다리세요.
이한, 알았다는 듯, 복도에 서서 샤워실로 들어가는 교도관1과
담당교도관을 바라본다.
씬/67 N, 샤워실 앞 탈의실.
샤워실쪽으로 걸어들어가는 교도관1과 담당교도관,
안으로 들어가는데, 탈의실 쪽에서 스치듯 나가는 여죄수.
(살짝 바래되는)
씬/68 N, 샤워실 안
뿌연 수증기가 가득한 샤워실안으로 들어서는 교도관들.
교도관 8911번! 8911번 어디있나?
대답이 없자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는 교도관들.
씬/69 N, 외딴집 마당.
마당안으로 들어서는 지훈과 다경.
지훈 넌 시신이 있었던 거실을 조사해봐.
난 마당하고 헛간을 맡을게.
다경 예.
씬/70 N, 외딴집 거실
거실안으로 들어서는 다경.
현장감식가방을 내려놓고, 천천히 안을 둘러본다.
시신이 눕혀져 있던 곳을 자세히 살펴보지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씬/71 N, 외딴집 밖
마당을 지나, 작은 헛간 문을 여는 지훈.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헛간안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후레쉬를 비추면서
수상한게 없는지, 아니면 시신이 숨겨져 있는지 수색한다.
씬/72 N, 외딴집 안
거실을 수색하던 다경, 천천히 방문을 연다.
텔레비전과 장롱, 캐비넷 위에 쌓여진 이불들.
평범한 시골집의 안방이다.
천천히 둘러보는 다경. 장롱쪽으로 다가간다.
씬/73 N, 외딴집 밖
헛간을 나오는 지훈, 마당에 쌓여진 장작더미들을 덮어놓은 방수포를
발견하고 천천히 다가간다.
(장작더미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좀 수상해 보이는 곳으로..)
천천히 손을 뻗어서 방수포를 벗기려고 하는 찰나,
뒤쪽에서 들려오는 타타탁 아이의 달려가는 발자국 소리.
놀라서 돌아보는 지훈.
구조물 사이로 사라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쫓아가는 지훈.
씬/74 N, 외딴집 안.
아무 생각없이 장롱문을 열던 다경,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13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