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은 이래저래 무산이 됐고 점심때 결혼식장에 가서 백수식 뷔페로 빵빵하게 먹은 뒤 온종일 빈둥빈둥... 어찌보면 이렇게 느슨한 하루가 참으로 소중한 하루가 아닐까?
운동을 강화하면 할수록 몸푸는 방법이 중요해지듯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안하는 멍때리기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먹는것만 잘 찾아서 먹었는데 해가 어느정도 꺾인 뒤 문득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원할땐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말리와 함께 나가려고 했는데 욘석이 목줄 챙기는 걸 보더니 슬쩍 간을 보네!
"그럼 넌 집에 남아"
녀석에게 교훈(?)을 남겨주려고 쌩까고 혼자 문을 닫고 나갔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빠가 저렇게 쉽게 자기를 버리고 갈줄은 몰랐다는 하소연으로 들리는데...'그러게 똥고집을 부려봐야 너만 손해지!'
당초 밖으로 나가려던 계획을 바꿔 아파트 헬스장으로 내려가 몸좀 풀고 기구 몇개 돈 다음 런닝머신에 올라가 시속7Km로 놓고 1.5Km만 속보로 워킹.
적당히 땀이 날만할때 집으로 올라가니 말리녀석 당연히 백기투항.
녀석을 데리고 천변으로 내려가 트랭글을 가동시키고 느린 조깅모드로 하루방향으로 내려간다.
하가생태공원 지나고 추천교 아래를 지나 송천동 서호2단지 아래 지난 뒤 반환, 갈때는 6분 페이스 내외였는데 돌아올땐 5분 내외까지 속도를 올렸다.
기온이 30℃를 넘나들 정도까지 갑자기 올랐고 어느지방은 폭염주의보까지 내렸다는데 난 괜찮지만 말리녀석에겐 적응되지 않는 더위인가보다.
추천대교 즈음까지 나를 몇차례 앞지르며 인터벌을 주고받더니 점점 늘어지는게 느껴진다.
내가 운동을 안하는 동안 당연히 녀석도 달리질 못했기에 런닝능력이 떨어졌을테고 거기다 더위까지 겹쳤으니 개고생을 했을게다. ㅎㅎ
명성강변아파트 아래에 이르러 6Km를 채우고 런닝을 종료한 뒤 천변길 계단에서 녀석을 안아주며 한동안 그냥...멍~!
집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며 한편에 물을 받아놓고 말리에겐 목욕을 겸한 몸식히기 서비스.
몸무게는 잘 먹은 덕인지 70.2Kg
드디어 70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