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300만 명, 사망자 13만 명에 달한 미국. 코로나19 사태로 몰락하는 미국의 모습을 정연진 AOK 대표가 현지에서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전해왔습니다. [편집자]
LA 고층빌딩 주변엔 쓰레기가 나뒹굴고...
로스앤젤레스 미드 윌셔가의 가장 대표적인 에퀴터블 빌딩.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빌딩입니다.
아무리 일요일이지만 빌딩 밖엔 쓰레기가 굴러다닐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고, 빌딩과 연결된 시티센터 쇼핑센터는 유령건물 마냥 문 닫아 텅 빈 업소들이 즐비합니다.
어이할꼬...
LA 경제가 정말 많이 힘든가 봅니다.
일요일 오후, 을씨년스런 한인타운 쇼핑몰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쇼핑·커뮤니티 공간인 마당 몰.
대형 한식집과 한국영화 상영하는 CGV극장, 그리고 알라딘 중고서점 여러 음식점들이 들어선 쇼핑센터로 많은 한인들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분주한 곳이었는데, 코로나사태가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둘러보았습니다.
AOK가 3년 전 대선참여 운동 유권자등록 캠페인할 때도 이 곳을 애용했던 추억이 서린 곳이어서 무척 각별한 곳이기도 한데요.
입구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하나 둘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하고 일요일 오후 시간엔 때론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LA카운티 술집, 다시 영업 중단
전 세계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여전히 타의 추종 불가한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
그제 확진자가 미 전역에서 하루 4만 명, LA카운티는 하루 2500 명이 추가되어 누적 확진자 미국 259만 명, LA 카운티 약 9만 7천9백 명으로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확산 중대 국면". . .이라는 신문 기사가 또 눈에 띕니다.
LA카운티 술집은 다시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한국 계신 술꾼들 얼마나 행복한지 아셔야^^)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에서는 얼마간 벗어났지만 이제 불황의 긴 터널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입니다.
(비즈니스 투자는 붕괴했고, 무역 분쟁 여전하고, 실업 증가와 기업 매출 감소는 당분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므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접촉이 늘어나고,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진 것 같습니다.
미주에 계신 분들 모두가 당분간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허리띠 바짝 조여매고 어떻게든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할 것 같습니다.
윌턴 극장 간판에 조명이 꺼지다
제 사무실 지척에 있는 윌셔 블러버드와 웨스턴 애비뉴. '미드윌셔'라 불리는 이 지역은 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노른자 땅이기도 하고 코리아타운의 한복판 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을 집어삼킨 지 여러 달째.
일요일 오후 윌셔와 웨스턴 한복판이 어쩌면 이렇게 스산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할까.
평소라면 사람들 북적북적 오가고 스케이트보드로 타는 사람, 바삐 움직이는 자동차들로 활기차고 혼잡한 곳이어야하는데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띄엄띄엄, 서로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 말도 표정도 없습니다.
눈빛도 서로 교환하지 않습니다.
평소엔 말끔하던 윌셔 거리에 쓰레기가 마구 굴러다녀도 신경 쓰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윌셔 웨스턴 한복판에 있는 WILTERN 윌턴 극장. LA 다운타운부터 저 멀리 산타모니카 해변까지 주욱 대로가 이어진 LA 의 상업중심 윌셔가의 명물입니다. 1931년에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의 서부지역 극장으로 세워진 이래 오랜 세월 미서부지역 대중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막상 연극이나 음악 공연에 갈 여유가 별로 없는 저도 20여년전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나오는 연극이 있어서 찾은 적이 있었네요)
LA 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건축물이니만큼 공연이 있든 없든 항상 건물 정면은 환하게 조명이 켜있었던 윌턴 극장.
공연이 있는 날은 주위 몇 바퀴 돌도록 문 열기 열두시간 전부터 줄 선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던 곳.
한국 기업 LG가 한때 이 극장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 한 해 몇백만 불 내고 그룹의 로고 광고를 했던 극장이기도 합니다.
그 유서 깊은 윌턴 극장의 간판 조명이 꺼져 있습니다.
몇십년만에 처음 보는 광경입니다.
미국식 팝 컬쳐, 할리우드 영화, 록 음악을 전 세계에 전파시켜 청년들에게 미국에 대한 무한한 환상과 드림을 심어주던 제국의 문화, 그 문화로 세계를 제패하고 군림하던 나라.
미국이라는 환상이 꺼져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역사의 길목을 목도하는 의미심장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