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둘쨋날이다. 첫날은 서인봉 너머 너와나목장에서 만년산둘레길을 거쳐 만년사까지 26.24km 33305보를 걸었다. 다음날은 쉬어도되련만 또다시 길을 나선다. 사실 쉬고팠는데 집에만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아까웠다. 순창의 채계산에 270m 길이의 최장 출렁다리가 있다고들었다. 검색해보니 개장 13일만에 코로나로 봉산했다고한다. 아쉬움에 가까운 수변길이나 다녀오려고 가는 길에 혹시나 연휴기간이라 열지 않았을까싶어 순창군청에 전화해보니 어제 다시 열었다고한다. 그렇다면 장성가는 방향을 틀어 순창으로 돌진이다!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찬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 순창에 들어서니 출렁다리 홍보 베너가 우릴 반긴다. 넓게 펼쳐진 초록의 보리밭 옆에 잘 갖춰진 주차장에 내려서니 오~놀랍다. 채계산과 책여산을 잇는 길고긴 출렁다리의 위엄. 저 다리를 건너겠다구? 장가계의 유리잔도를 공포로 걷던 악몽이 떠오르며 벌써부터 다리가 후둘거린다. 그러나 작년 가을, 젊은이들만 탄다는 죽음의 롤러코스터도 타지않았는가. 건널수있다! 비녀를 꽂은 여인을 닮아서 채계산.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형상이어서 책여산. 적성강을 품고있어 적성산. 화산 용바위 전설을 간직하고있어서 화산 등으로 불리우나 고시된 지명은 화산이다. 1.2.3 코스로 나뉘어진 이정표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 오늘은 본격 산행길보다는 가벼운 3코스로 오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데크계단으로 약 5~600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된다. 산 자체가 급경사여서 가파른 계단이 불가피해보인다. 하하식구들과의 산행지로 어떨까 생각해보았는데 너무 많은 계단오르기로 작합치않을것같다. 드디어 출렁다리 앞에 선다. 적지않은 관광객들 속에서 오른손은 로프를, 왼손은 남편의 팔을 틀어 잡고 한발 한발 내딛는다. 심하진않으나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어 이런 상황은 정말 곤혹스러우나 그렇다고 포기도 또 절대 안한다. 그믈형 스틸그레이팅의 아래로 국도 24호선이 내려다보이자 숨이 턱 멎는듯 게다가 흔들림을 감지하자 공포심은 극에 달한다. 아래는 보지도 못하고 하늘만 올려다보며 빨리 건너기를 고대한다. 과연 국내 최장거리라고 하더니 한참만에야 겨우 건넌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롤러코스터는 약 한 달간, 출렁다리는 하루정도는 수명이 단축되지않았나싶다. 간신히 건너고나자 제3전망대인 어드벤처전망대까지 560여개의 계단이 또 기다리고있다. 한벌 두발 오르다보니 좋은 약을 먹는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것보다 걷는게 좋다. 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하루 3시간을 걸으면 7년후엔 지구 한바퀴. 건강과 지성은 인생의 두가지 복이다. 결심을 하면 못할게 없어. 계단에 붙어있는 문구들이 지루함을 없애준다. 드디어 어드벤처전망대에 오르자 아......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농경정리가 잘 된 탁 트인 적성들녘이 반듯하게 재단해놓은 녹색의 조각보처럼 펼쳐진다. 채계산을 휘감는 섬진강 상류인 적성강이 반짝반짝 은빛물결이다. 건너왔던 출렁다리 위로 칼바위가 뾰쪽하게 솟아있고 두 봉우리를 잇는 길게 늘어진 출렁다리 아래 쭉쭉 뻗어있는 국도선들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해준다. 넋을 놓고 서로가 말없이 한참을 조망하다 능선을 타고 책여산 쪽으로 올라선다. 아직 등산길이 조성되어있지않아 다소 위험하긴하나 흙길이고 적성들녘을 계속 조망할수있어 기분이 상당히 좋다. 약 2km 정도 걸었을까. 431m 책여산 정상이란 바위의 팻말이 소박하게 놓여져있다. 쉼터로선 마땅치않으나 과연 책을 켜켜히 쌓은듯 바위들이 한 쪽으로 누워있다. 뉘여진 바위 아래 지게에 작대기를 받쳐두듯 장난스레 나뭇가지들을 받쳐둔게 재미있다. 시원한 바람과 반듯반듯 녹색의 적성들녘에 취해 오랜동안 머물렀다. 총18km의 산행코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강천산도 들러보고 싶었으나 몸 상태를 고려하여 그냥 지나친다. 순창에서 담양에 이르는 연둣빛 메타세쿼이아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젊은 연인들이 그러하듯 우리도 차에서 내려 포토스팟에서 사진도 찍고 푸르름을 눈에 담는다. 어디선가 '늬 손목아지 자르면 너도 좋겠니?' 엄마의 깜놀할 훈육질에 돌아보니 대여섯살 아이가 황급히 나뭇잎을 버린다. 나뭇잎을 꺾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런 살벌한?
춘천 가서 유리다리 스카이워크 겨우 걸으며 덜덜 공포감에 치닫던 그 짧은 거리가 생각납니다. 채계산.책여산. 산 이름도 발음하기 힘든데^큰 모험을 하셨네요. 언니의 산사랑 대단하십니다.아찔한 체험으로 수명이 연장됐을걸요.세르토닌 분비 가능 확신. 와! 언니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 봄날입니다.
언니 덕분에 가보고 싶은 새로운 산행지로 알게 되어 감사해요^^ 어딜 가서나 하하식구들과의 산행을 훑어 보시며 생각하는 마음도 함께 감사해요~허투루 시간보냄이 없으신 부지런하고 도전하는 모습 닮고 배워야겠다 생각합니다~ 매사에 몸 조심하시고 무리하지 말고 건강하게 다니시게요~ 정성가득 묻쳐오셔 글 올려주시니 감사 할 따름입니다~🤗
막는 것 산이거든, 물인들 못가랴, 바다 든, 눈보라든 박차헤치자. 조선대 산하 학교의 교가입니다. 후렴에 중, 고, 대학을 붙여 광주 거의 절반이 불렀던 교가이지요. 무식하기 끝이 없고, 진취적인것 꼭 박철웅씨 닮았지요. 그런데 이 교가가 지금 대한민국에 널리 성행한것 같군요. 못뚫은 터널이 없고,. 못건넌 바다 다리가 없고 못건던 골짜기가 없군요. 하기야 죽기 이상 더 하겠어요? 그 출렁다리 건너다 죽을 확률이 - 99.9999999999.....%이니 아마 살아서 돌아올 확률이 99.9999999999.....% 이겠지요. 그래서 나도 겁은 먹지만 오직 확률을 믿고 위험할 때 위안을 갖고 행합니다. 마음하나 버리던지, 마음하나 먹으면 안되는 일이 없지요.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어찌 되었든 살아돌아와서 다행입니다. 다음 나와 같이 간다면 좀 엄살을 부리시지요. 그래야 팔짱이나 진하게 끼어보게요. 대단합니다. 나는 갔을때 미완성이던데 이제 다니는 구만요. 조만간 가야겠네요.
첫댓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 아래를 내려다 보는 대신 하늘과 앞숲을 바라보고 걸으면 날아가는 기분이 드려나요? 퀼트 작품을 보는 듯한 들판도 서늘한 하늘도 가슴이 후련해지는 풍경입니다. 초록이 점점 짙어져가는 5월의 나무들, 지난 밤 비에 한결 더 싱그러워졌겠어요.
춘천 가서 유리다리 스카이워크 겨우 걸으며 덜덜 공포감에 치닫던 그 짧은 거리가 생각납니다. 채계산.책여산. 산 이름도 발음하기 힘든데^큰 모험을 하셨네요. 언니의 산사랑 대단하십니다.아찔한 체험으로 수명이 연장됐을걸요.세르토닌 분비 가능 확신. 와! 언니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 봄날입니다.
언니 덕분에 가보고 싶은 새로운 산행지로 알게 되어 감사해요^^
어딜 가서나 하하식구들과의 산행을 훑어 보시며 생각하는 마음도 함께 감사해요~허투루 시간보냄이 없으신 부지런하고 도전하는 모습 닮고 배워야겠다 생각합니다~
매사에 몸 조심하시고 무리하지 말고 건강하게 다니시게요~
정성가득 묻쳐오셔 글 올려주시니 감사 할 따름입니다~🤗
막는 것 산이거든, 물인들 못가랴, 바다 든, 눈보라든 박차헤치자.
조선대 산하 학교의 교가입니다. 후렴에 중, 고, 대학을 붙여 광주 거의 절반이 불렀던 교가이지요.
무식하기 끝이 없고, 진취적인것 꼭 박철웅씨 닮았지요.
그런데 이 교가가 지금 대한민국에 널리 성행한것 같군요.
못뚫은 터널이 없고,. 못건넌 바다 다리가 없고 못건던 골짜기가 없군요.
하기야 죽기 이상 더 하겠어요?
그 출렁다리 건너다 죽을 확률이 - 99.9999999999.....%이니
아마 살아서 돌아올 확률이 99.9999999999.....% 이겠지요.
그래서 나도 겁은 먹지만 오직 확률을 믿고 위험할 때 위안을 갖고 행합니다.
마음하나 버리던지, 마음하나 먹으면 안되는 일이 없지요.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어찌 되었든 살아돌아와서 다행입니다.
다음 나와 같이 간다면 좀 엄살을 부리시지요. 그래야 팔짱이나 진하게 끼어보게요.
대단합니다.
나는 갔을때 미완성이던데 이제 다니는 구만요. 조만간 가야겠네요.
채계산과 책여산.
난생처음 들어보는 산입니다.단풍으로 이름 난 적성산에 가까운 산들인가 봅니다.
히하산행의 선구자답습니다.
출렁다리~
생각만해도 가슴이 출렁출렁~~
그래도 가보고 싶어요.
오우! 사진으로 보니 출렁다리가 꽤 길군요.
꼭 한번 도전 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이런 자연 경관을 보고 다니시니 얼마나 좋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