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이달들어 34억弗 유출
대부업체 제네시스 거래중단
미국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와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 스테이블 코인이 자금 유출에 직면했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에 따른 여파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 테더에서 이달 들어 총 34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FTX 파산으로 이용자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된 데다 향후 규제 전망까지 겹치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옅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은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2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말 694억달러였던 테더의 시가총액은 이날 659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 5월 테라 사태 여파 때 자금 유출이 가속화한 데 이어 또다시 급속한 유출이 발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그동안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테더사가 테더 발행에 따라 받는 달러 등 연동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해왔다. 올해 5월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테더 포트폴리오가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준비금을 예치하는 은행 거래 내역 공개는 물론 제3자 감사 도입도 하지 않았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신설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6월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이 성립됐고, 미국에서도 코인 발행자를 은행이나 은행 수준의 자본 또는 유동성을 보유한 기관으로 한정하는 법안 심의가 진행 중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가상화폐에 대한 보고서에서 스테이블 코인 거래 속도가 기존 결제 시스템에 미치지 못하는 것 등을 이유로 실물 경제에서 실용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기도 했다.
FTX 파산 여파는 가상화폐 대부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가상화폐 대출업계 큰손 제네시스트레이딩은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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