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친절함, 그리고 자기억제
무라카미 하루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쓸 무렵
자신 주인공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세 가지 요소로
'유머','친절함','자기 억제'를 들었다.
이 세 가지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인 것이라는 거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는
'모순','자아','공포'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도 이미 존재하기에
구태여 쓸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주인공들에게는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지 말고,
모든 사물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부정적요소는
잠시 접어두고, '유머'와 '친절함',
'자기 억제'라는 덕목으로
가볍게 날아올라보는건 어떨까?
심각한 모든것들은
모두 지나가기 마련이다.
98세에 타계한 중국의 석학 지셴린이
95세에 펴낸 에세이 '다 지나간다'.
지셰린 선생이 말하길
인류의 체인에서 내가 할 일은
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거라 했다.
나이를 어느덧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게
좋지 않겠나 싶다.
_ 76세 이옥선 작가의 산문집
'즐거운 어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