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왕국 일본.
그 일본에서도 판매량이 1억권을 돌파한 만화책은 손에 꼽을 정도.
익히들 아시는 슬램덩크, 드래곤볼같은 명작이 그것들이며,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맛의 달인'도 1억권을 넘게 팔아먹은 작품 중 하나다.
전대갈이 집권하던 시기에 연재를 시작하여 90권까지 연재중. '초밥의 달인', '요리왕 비룡', '철냄비 짱'같은 요리만화의 효시격인 작품으로, 일본에서도 만화계를 대표하는 명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요리만화이기는 하지만, 위의 세작품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만화적 재미보다는, 래시피, 메뉴의 소개서같은 성격이랄까. 순간의 재미보다는 은은한 맛이 있는 만화입니다. 조금 이상한 비유로 햄버거보다는 된장찌개같은 맛을 가진 만화다.
edgar6이 이 만화를 접한건 이년전. edgar6이 아버지와 정말 대판 싸우던 시절이드랬다. 집도 여러번 나가고. 공부는 뒷전이고, 친가와 쌈이 크게 붙었다. 그날도 툴툴거리며 집을 나와서 친구집에서 짜장면 이리저리 배를 깔고 누워서 만화책을 보았다. 만화광인 친구집의 책장은 한가득 만화책 뿐. 눈에 띄는 만화책을 몇권 골라서 읽고 있는데, 그중에 맛의 달인이 몇권 있었드랬습니다. 뭐, 그림만 봐서는 정말 형편없었지만, '아버지와 대판 싸우고 집을 나간' 주인공과 일치감을 느낀 edgar6. 그때부터 팬이 되었다.
음. 하여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이 '맛의 달인'은 그 권수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많은 요리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전통 요리부터, 호주 원주민의 주식인 애벌레까지. 한국요리도 10권 '김치', 22권 '한국요리 시합'에서 집중적으로 다룬바 있으며 그 이외에도 종종 소재로 사용되거나 소개되고는 한다.
이 두권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그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55권에서 다루는 '한국과 일본' 편을 다루기로 한다. (음. 참 경어 안쓰고 반말 쓰기도 힘들다.)
'한국과 일본'편의 갈등의 시작은 주인공 부부의 집주인이 자신과 재혼할 예정인 부인의 딸과 한국인 2세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시작된다. 한국인 2세와 부인의 딸은 주인공 부부에게 와서 도와달라며 하소연한다.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가족'에 관하여 심한 컴플렉스가 있는 주인공 '지로'는 발벗고 갈등 조절에 나서게 된다. (맛의 달인 대부분의 사건 전개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집주인을 '일한 교류사' 전시관으로 데려간다.
보면 알겠지만, 삼국의 일본 문화 전파부터 조선 통신사까지 상당히 한국 쪽에 우호적으로(한국에서는 정설로 여겨지는 내용들이지만) 묘사하고 있다. 한국을 싫어하는 집주인의 모습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전시관을 다 둘러본 후, 이번에는 한국의 문화를 장으로 느껴보자며 주인공 부부는 집주인에게 내장탕을 요리해준다. 내장탕을 먹고 난 이후 이어지는 지로와 집주인의 대화가 재미있다.
집주인과 지로의 공방이 계속되는데,
주인공 지로. 일본인으로서 정말 하기 힘든 한방을 날린다.
바로 덴노를 끌어들이는 것.
'천황가가 조선과 연결되었기 때문이죠'
한국인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일본인이 이말을 하기는 얼마나 힘든건지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민비 시해에 이어, 창씨개명, 민족 말살 정책까지.
놀랍다.
하지만 만화가 위의 내용에서 끝났더라면, edgar6은
"친한파 만화가군. 재일 한국인인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 2장에 edgar6은 맛의 달인 작가의 진심을 알게되고, 그에게 매료되었다.
맞다. edgar6이 생각하는 바로 그대로. 자국민이 자국에 대해 애국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애국심으로, 혹은 자신의 국적, 인종으로 다른 이를 깔아 뭉개고 차별하는 것은 그 얼마나 추한가. 태어날때부터 획득한 국적, 인종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능력과는 전혀 무관한 것. 남과 비교할 가치도 되지 못하고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맛의 달인 작가는 '일본에 태어나기를 잘했다', '일본인, 힘내라!' 편에서 자신의 애국심을 여지없이 펼쳐보였다. 전후 일본의 경제 성장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그의 생각을 아는 알고 있기에, 그의 애국심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위의 컷은 다른 권에서 가져온 것인데, 비단 일본인만이 아닌 한국인에게도 적용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단지 후진국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후진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멸시하고 차별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 하얀 피부의, 잘사는 美국의 영어 교사들에게는 과할 정도로 잘해주면서 말이다. 그들에게 edgar6은 단호히 말한다.
님들하 추하삼.
-끝-
ps-
1. edgar6은 한때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다큐를 보고 분개하여 전화번호부에서 '외국인 노동자 어쩌구'하는 곳에 전화하여 자원봉사를 신청한 적이 있다. 다음날 알았지만 그곳은 외국인 노동자를 내?i기 위한 시민단체였다나. 물론 안갔다.
2. 외국인 노동자들 중 범죄를 저지르거나 결혼을 핑자하여 입국하여 도망치는 일부 비도덕적인 자들을 옹호하고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유념해주시길.
3.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해서 쓰는데, '일본과 한국' 편의 한국인 2세와 일본인 처자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4. edgar6은 틈틈히 맛의 달인을 구입 中. 현재 40여권 소장. 스캔본 썼다고 돌던지지 말아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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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blog.naver.com/edgar6?Redirect=Log&logNo=20019751330
개념있는 만화가 ??오
첫댓글 와우~참 좋은 글 너무 잘 읽고 배워갑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야.. 믿을 수 없을 정도네
혐한류랑 비교되네......
이 작가 이름이 뭔가요? 이런 일본인이 있다니 정말 놀랍네요.거기다 이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다는 건 그만큼 관심을 갖고 조사해봤다는 건데..그 이해도가 놀랍군요.이거 일본에서 많이 읽히는 책인가요?
아 제대로 좀 읽어요 맨 위에 썼잖아 -_- 그리고 이런 일본인도 있는거지. 참나 우리나라도 한나라나 조선일보같은 개념없는 인간들 있는것처럼 개념있는 사람도 있는거지 에이구 초딩이냐?
ㅇㄴㅁㅇ 님 말 진짜 삐딱하게 하신다ㅡ.,ㅡ왜 혼자 흥분하시는지 -.,ㅡ ;;
ㅇㄴㅁㅇ님아 너무 함부로 말씀하시는 모습이 ....... 님이 더 초딩같아요. =_=;
ㅇㄴㅁㅇ 당신이더촞잉
? 번역판 보셨군요 전 일어과인데 만화 많이 봤거든요? 일어판에서는 내용이 다름니다. 번역할때 더 호의적으로 한거같은데 일어원본에는 대충 얼버무리는 내용인데 ㅋㅋ 흠... 이런식으로 원본과 번역본이 내용이 다르군요. 번역한사람이 어느정도 한국정서에 맞게 의역을 한것같네요.
멋진 분이고 좋은 만화네요^^ 저도 예전에 한참 잼나게 읽었었는데 다시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그런데 jgujhg 님 말씀대로 라면 다시한번 생각을 ;
아무래도 원어본이 의미가 더 정확하겠죠? 번역본으로 허황된 생각하는것 보다야.....
작가가 개념이 있네요
일본만화 보면 번역을 우리식 정서대로 빤따스틱하게 해놔서 일본어로 보면 뜻이 뭔가 미묘하게 안 맞는 경우고 있다고 들었삼..jguihg말씀처럼.....
저도 이 만화 본지가 아마 거의 6년도 넘은 기억이.......아직도 연재되고 있다니.....ㅋㅋ
좋다................이런 일본인 처음봐................. 일본인들은 항상 이런 얘기 할땐 오로지 이기적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