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모 가는 길
일년에 한번 가지는 모임이니만큼 늘 기대감과 설렘속에 당일을 맞게 됩니다. 올 해도 예외는 아니지요.
매번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느라 애를 쓰곤 했는데 올해는 토마스님 덕분에 큰 수고를 덜게 되었습니다.
운영하시는 학원을 모임장소로 흔쾌히 허락해 주셨거든요.
먼저 모임장소에 가서 자리정돈해 놓고 밝은 얼굴 로 참석분들을 반기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삶은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수원역에서 운영자인 아마쿠사님을 만나 간식거리를 사고 택시를 타고 가면 시간이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토요일 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차가 막혀 예상보다 늦고야 말았습니다. ;;
아마 손님 맞이는 토마스님이 하셨을 겁니다.......
2. 뉴 페이스
헐레벌떡 모임장소로 들어서는 저와 아마쿠사님과는 달리,
신발장 안에 실내화가 기다리고 있는 조용하고 깔끔한 학원 입구에는 세분이
이야기를 나누며 서 계셨습니다.
'아... 땅끝으로님은 알겠고 여기 주인같아보이는 저분이 토마스님이겠구나.. 그런데 또 한분은..?'
지난 번 뵈었던 땅끝으로님은 조금도 늙지 않으시고 그대로이신 듯했고
토마스님은 예상보다도 인상이 깔끔하셨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땅끝으로님의 책 이야기도 나누셨을 겁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대략의 안부를 주고받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오늘 바로 건물에 붙여놓은 안내문을 보고 즉흥적으로 오신 분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굵고 자신감있게 들리는 목소리를 가진 그 분은 박웅서 라고 간단하게 소개하셨습니다.
나중에 자기소개 시간에 교회개혁에 관심이 있으며 책도 쓰신('창조주 하나님과 과학') 분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일에 주민이 이렇게도 참석하게 되는구나.. 와우!'
주차문제 때문에 오래 계시진 못하고 토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가셔서 아쉬웠지만
아마쿠사님께서 카페 주소를 알려드렸으니 가입하셨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오신분이 아직은 세분 뿐인가보다 하며 강의실로 들어가보니 둥글게 앉도록 세팅된 그 곳에
나란히 세분이 더 앉아계셨습니다.
제자도님, 복음의제사장님, 그리고 이권선님..
카톡 프로필사진으로 본적 있었기에 제자도님은 금방 알아보았지요.
복음의제사장님은 예상과 달리 참 젊으신 (청년같았음)분 이셨고,
이권선님은 진중해보이시는 신사분이셨습니다.
새로운 얼굴들을 반기며 인사나누고 준비해온 것들(이름표, 간식들)을 늘어 놓는데
이어 또 누군가 들어오십니다.
단정해 보이시는 신사분과 사모님이시길래 내외분이 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은 내외분이 아니라 독일 유학시절 믿음의 동지 였으며, 사모님으로 보이신 분은
은순님으로 지금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현재 독일에 거주하시므로 다시 들어가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이름표에 짝꿍이라고 쓰는 실수를...^^;;)
단정하신 그 신사분은 박신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은퇴하신 교수님 이셨습니다.
쓰신 책도 주시고('평신도가 쓰고 읽는 성경이야기'-상권만 주심) 가셨지요..
새로 뵙는 분이 여러분 계셔서 참 기뻤습니다.
이어서 한결같은 모습과 마음을 가지신 바나바로님이 오시고,
집안 행사로 조금늦게 참석하신 (결코작지 않으신) 작은아이님이 오셨습니다.
반갑고 보고싶었던 얼굴들 입니다.
3. 할 말 있어요
사전에 토론주제를 공모했으나 대부분의 과묵하심으로인해 제가 임의로 발제하였습니다.
그 결론에는 스콜라님이 제안하신 카페의 역활과 활성화 문제도 언급이 되리라 생각했지요.
우리가 개혁하고자 하는 '교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라는 주제입니다.
주제의 방향을 잡는 과정에서 교회의개념, 기능, 체제, 신학..여러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할말이 있다며 서로 손을 드는 상황이 연출 되었지요.
'흠.. 역시...;;'
인내심을 가지고 조율하여 정리된 주제에 대한 생각('나'를 포함한 교회의 문제점과 대안)을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돌아가며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4. 동감
문제를 인식하지 않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 것은 목사의 욕심이 생겨나고 세속적인 사회 분위기와 더불어
인간의 종교적 심성(신비, 기복, 도피)이 원인이 되어 알맹이가 없이 껍데기만 남은 교회라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요 역할이므로
어떻게든 그렇게 되는 길로 가게하는 것이 개혁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독교적 가치관 즉,
사랑과 섬김. 소금과 빛의 삶. 그리고 하나님이 나의 주인되심의 삶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교회에서 바른 교육이 되어져야하며 그 바른것의 기준은 성경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카페도 성경을 바로 보고 상고하는 일이 계속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은순님이 들려주신 분의 이야기는 섬김의 귀감되는 분으로서 도전이 되었지요.
우리 모두는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며 잠시 마음을 모아 기도함으로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5. 배부름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여섯시가 다 되었습니다. 장소를 이동해서 저녁을 먹기로 했지요.
박웅서님이 주차문제로 먼저 가시고 계속 연락 온다며 가야한다는 이권선님, 그리고
선약이 있으신지 식사참여는 못하신다는 박신님, 은순님과 굿바이 인사를 나눈 후에
우리모두는 추어탕 집에 앉아 있었습니다.
산삼이들어간 추어탕은 뒷맛이 달큰했으며 삼계탕은 푸짐하고 먹음직 했습니다.
먹는 내내도 끊이지 않는 이야기, 웃음... 차시간 때문에 일어나야 하지만 않았더라면
식당 문 닫을 때까지도 계속 있을 태세였습니다.
일곱시가 넘어 일어나야 했는데 바나바로님은 드시던 닭다리를 내려놓으셔야 했지요.
'이야기하시느라 미처 다 못드신 듯한데 죄송해서 어쩌나....'
어찌되었든 일어나 밖으로 나왔을 땐 배도 불룩했습니다.
6. 집으로 가는 길
다시 학원으로 들어가실 토마스님을 제외하고는 두그룹으로 나누어서 승차하기로 했습니다.
아쉽지만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가는 차에 올랐습니다.
차 안에서 생각해보니 어제 야근하시고도 이 저녁까지 애써주신 아마쿠사님,
또 (뒷정리도 제대로 못했는데) 장소를 빌려주신 토마스님,
그리고 참석해서 함께 생각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이 모두 고마웠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창밖을 보며 미소지을 수 있었지요.
7. 길 위에서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습니다.
내가 걸어가는 그 길이 생명의 길이 되고 나로 인해 작은 울림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복된 것입니다. 별스런 변화를 주지 못해 보인다해도 때가 되고 시간이되면
움이트고 열매를 맺을 것을 알기에 내가 걸어가는 길이 생명이 아닌 다른 길이 될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개혁포럼...
14년을 멤버가 바뀌면서 이제까지 걸어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별스런 성과가 없어 보일지라도 이곳을 거쳐간 많은 이들이
생각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달라져서 곳곳에 나가도록
이 카페가 여전히 그 길 위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바나바로 바나바로님의 성실하심에 감사의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짝짝짝...ㅎㅎㅎ
제가 뭐 한게 있나요? 모두 함께 하는 일이잖아요..
이젠뵐까 했는데 또 다음을 기약하는군요...ㅎ~
어떤 얘기들이 오고갔는지가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적군요.
칭찬하신 은순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독일에 있는 지인 한인 분인데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자원해서 늘 이웃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봉사하며 섬기던 분이 돌아가시니
무슨 장관이 돌아가셨나 할 정도로 그 동네에 조문 오지 않은 사람이 한명도 없었고
그 영향력이 컸음을 말하셨지요..
즉 드러나는 섬김와 사랑의 삶이 있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개혁이 되는 것이라는 요지였습니다.
@써니 네. 미담입니다.
설사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하더라고,
예수님은 기쁘게 맞이하며 칭찬해 주셨을 것입니다. ^^
@스콜라 그쵸??
담엔 화상정모도 진행해야할듯 합니다요~~~^^
뵙고 싶은 얼굴들을 직접 뵙게 되어 너무 반가왔습니다. 좀 더 자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리 계신 분들을 위해 남쪽 지방에서도 한번 모이는 것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이번에도 아마쿠사님이 중심을 잡아 주셨군요~수고 하셨습니다.
일본에는 언제나 가시나요?
아마쿠사님이 안계셨더라면 제가 쪼금 힘들다 생각했었을 겁니다.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 충분히 쉬셨길 바랍니다.
잠도 못주무셔서 많이 피곤하였을텐데 잘 들어가셨는지... 피로는 좀 푸셨는지 걱정입니다.
아무튼 수고 많으셨구요~ 건강 잘 보살피면서 거닐기를 바래봅니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넓은 나라는 아니라지만 회원들이 곳곳에 계시다보니 모이기에 적절한 지역을 찾는 일이 어렵습니다..ㅎㅎㅎ
다들 시골이 그립다구~ 또는 귀농이 어쩌구 저쩌구 하더군요.
시골생활이 그리울때도 있어요... 늘 번잡한 도시... 좀 싫어요... 좀.... ^^
@영우님 전 영우님 스타일 좋아합니다.
직접 몸소 부딧히는거...
그게 신앙이죠.
정모의 풍경이 아른히 그려지는 우아한 후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물고기)무늬만 운영자인 저로선 죄송할 따름입니다. 만나면 어떤 분들일지 더 궁금해지네요^^
ㅎㅎ만나면 좋은 친구입니다~
담엔 아무래도 장소를 남쪽지역으로 정해야 할까봐요..그쵸?
많이 반성하셨죠.
보고 싶습니다. 많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