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데 남의 집 담장에 있는게냐."
격투장에서 한 번 본 적은 있지만
겸의 기억을 찾은 용은 이제 은채를 알아본다
"누군데 남의 집 담장에 있냐고 묻질 않았느냐?"
"네? 그, 그게...
아, 휘파람새가 울길래..."
"저 새를... 아느냐?"
"아씨도... 저 새를 아십니까?"
"어릴 때... 어떤 아이가 알려줬다."
"올라와 보시겠습니까?"
"저 새에게 슬픈 사연이 있다던데,
결국 듣지 못했다."
"제가 들려드릴까요?"
"옛날 어느 도공에게 예쁜 정혼녀가 있었는데,
혼인을 앞두고 그 여인이 죽고 말았답니다."
"도공은 매일같이 무덤 앞을 지키면서
죽은 연인을 그리워했죠."
'어느 날, 무덤가에 매화나무 한그루가 피었대.
도공은 죽은 정혼녀의 넋이라고 생각하고
정성껏 보살폈어.'
'매화나무가 크게 자라고
도공도 할아버지가 됐는데,
할아버지는 걱정이 된 거야.
내가 죽으면 이 매화나무는 누가 돌봐줄까...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가 사라졌어.'
'어디로?'
"걱정된 마을 사람들이 집에 찾아가 봤더니,
도공은 없고 예쁜 질그릇 하나만 엎어져 있더래요.
그 그릇 속에서 휘파람새 한 마리가 날아올라
매화나무로 날아가더랍니다."
"도공이 죽어 휘파람새가 되었구나."
"죽어서도 매화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것...
그게 저 녀석의 운명이죠."
"운명이라..."
"운명을, 믿니?"
"아씨! 아씨!"
"아씨~ 어여 오시랍니다."
"곧 갈 터이니 먼저 가 있거라."
'한 사나흘 전쯤인가.. 어떤 사내가 와서
얼갈이를 모두 쓸어갔다니까요?'
채소를 파는 아낙에게 들은 말을 떠올린 시후는
수레가 사라진 밭으로 가 본다
전부 뿌리가 박혀있지 않은 얼갈이들과,
밭에 층이 져 있고
빗물이 홈으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파인 홈을 밀자 비밀 공간이 드러나고
시후는 이 밭을 수색했을 때
화약과 부싯돌이 발견됐던 것을 떠올린다
용은 긴 화약줄에 불을 붙이고
폭발로 주위가 어수선한 틈을 타 수레의 줄을 끊어
비밀공간을 열고 문을 닫았던 것임
시후는 그 모든 전말을 밝혀내고
비밀 공간을 보여준다
이미 그곳에는
그 때의 그 매화 그림과 동전 한 닢 뿐
용이 발각될 것까지 예상하고 남겨뒀던 것
시완 ㅂㄷㅂㄷ...
"일...지..매?"
"범행 현장에다가, 매화가지를 좍~
그려놓고 갔다 혀서, 다들 일지매라고 부른다잖어."
용은 사람들에 의해,
일지매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여긋다가 아부지가, 딱~ 쇳대전 열기로 혔다."
"쇳대전? 아니, 어느 미친놈이
곳간털이범한테 쇳대를 맡겨~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야 이놈시끼야, 니 아부지가
호판 대감네 비밀 자물쇠 달아준 사람이여~"
"아버지였어...?
구멍없는 자, 자물쇠?!"
"벌써 소문 들어부렀냐?
일지맨지 이지맨지 고놈 어디 맞짱 한번 뜨자그래~
지가 인간 쇳대면 나는 인간 자물쇠여."
"....."
또한 용은, 그들이 찾아헤메는 도난당한 흑구슬이
엄청나게 비싼 흑진주임을 알게 된다
"있을 리가 없잖아..."
지난 번 매화나무에서 이야기 나눴던
겸을 닮은 사내가
또 오지는 않았을까 싶은 은채
구슬의 값어치를 알아보고 돌아오던 용은
관아에서 자기를 찾는 것을 보고
그자리에서 달아난다
"저놈 뭐야? 잡아!"
한편 그곳을 지나던 은채를
어느 양반이 추근덕거리며 길을 막는다
"한양에 예쁜 여인이 어딨나 했더니만~
여깄었네^^"
청국의 칙사인 정명수의 아들
정치홍
한양 구경 좀 시켜달라며 겁나 찝쩍댐
그냥 지나치려는 은채의 손목을 잡아세우는 정치홍
"튕기긴~ 나한테 잘보여서 나쁠 거 없을텐데."
"이 무슨 되먹지못한 짓이오!"
도망치던 중 그 모습을 본 용이
"거 싫대잖소~ 아~나 모냥빠지게..."
치홍의 손을 막아내며 몰래 은채의 주머니에 흑진주를 넣는다
그 사내라는 걸 알아보고 반색하는 은채
"거 너무 눈이 낮은 거 아뇨?
내가 자주 가는 단골 기방에 가면
쭉쭉빵빵 꽃미녀들이 널렸소~"
"내 이름만 대면 반값에 후려칠 수가 있..."
"뭐 이새끼야?!!"
자존심 센 정치홍은 용에게 주먹을 날리고
두들겨맞는 용이
"그만하세요! 그만하세요!!"
"안돼요 아씨!!"
"괜찮니? 무슨 일이냐?"
"저 사람 좀... 절 구하려다...
살려주세요 오라버니..."
"나리. 이 자는 사대부가를 턴 절도용의자입니다.
제가 심문할 것이니 넘겨주십시오."
"비키거라."
"헌데, 변식 대감님의 여식과는 어찌.."
"...변 대감의 여식이었더냐?"
은채가 변 대감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는
정치홍은 그 자리를 떠난다
"오라버니, 이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뒤에서 용모파기를 비교하던 관원은
아니라고 말하고,
시후는 그만 철수한다
피를 흘리는 용에게
자신의 영견을 건네 주는 은채
ㅡㅡㅡ
첫댓글 일지매 내 인생드라마ㅠㅠ 이준기최고
고마워 항상 잘 보고있어 너무 재밌음 ㅠㅠㅠㅠ
ㅠㅠ 아니... 벌써 찌통이야 ㅠㅠㅠㅠㅠ